2024년 하계 올림픽이 열리는 프랑스 파리(Paris)는 올림픽을 세 번이나 개최하는 도시다.
1900년 열린 제2회 올림픽과 1924년 제8회 올림픽이 파리에서 열렸다.
2024년 파리에서 올림픽이 열리면 1924년 이후 100년 만에 올림픽을 유치하는 셈이다.
특히 제8회 파리 올림픽은 여러 가지 역사적 의미가 있는 대회다.
라디오 중계와 선수촌, 제8회 파리 올림픽이 바꾼 것들
파리는 당시까지 세계 최초로 두 번이나 올림픽을 개최한 도시가 됐다.
이 대회를 기점으로 올림픽은 동계와 하계로 나뉘었다.
그 전에는 원래 그리스 올림픽에 겨울 종목이 없었다는 이유로 분리되지 않았는데 파리 올림픽부터 처음으로 승인을 받았다.
올림픽 엠블렘과 '더 빨리, 더 높이, 더 힘차게'라는 올림픽 표어도 파리 올림픽 때 처음 도입됐다.
아울러 허름한 판잣집 같지만 올림픽 선수촌이 처음 등장했다.
또 처음으로 라디오로 대회가 생중계되면서 올림픽 열기에 불을 지폈다.
'쿠베르탱, 누르미, 와이즈뮬러 그리고 리델' 올림픽의 스타들
제8회 파리 올림픽은 또한 위대한 인물들의 전설을 낳은 대회였다.
근대 올림픽의 아버지인 쿠베르탱이 이 대회를 끝으로 물러나며 30년의 영광을 마무리했다.
이 대회에서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스타는 미국의 수영선수 조니 와이즈뮬러(Johnny Weissmuller)다.
영화 '타잔'의 주인공으로 익숙한 그는 자유형 100m와 400m, 800m 계영 등에서 금메달을 따며 수영 경기 사상 최초의 올림픽 3관왕이 됐다.
하지만 당시 대중들에게 최고의 스타는 핀란드의 달리기 선수 파보 누르미(Paavo Nurmi)였다.
그는 뛰어난 체력과 기량으로 무려 5개의 금메달을 따내 핀란드를 미국에 이어 종합 순위 2위에 올려놓았다.
또 미국의 윌리엄 휴버드가 멀리뛰기에서 우승하며 올림픽 사상 최초의 흑인 금메달 선수가 됐다.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감동 스토리를 만든 영국 육상선수인 에릭 리델(Eric Liddell)과 해럴드 에이브러햄(Harold Abrahams)이 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던 리델은 주종목인 100m 달리기가 안식일에 열리자 불참하고 대신 400m에 나가 올림픽 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땄다.
그 바람에 리델 대신 100m에 나간 에이브러햄 역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들의 활약 덕분에 영국은 금메달 9개로 종합 순위에서 4위에 올랐다.
1위는 금메달 45개의 미국, 2위 핀란드(금 14개), 3위 개최국 프랑스(금 13개) 순이었다.
잊지 못할 반젤리스의 명곡과 명장면들
리델과 에이브러햄의 실화를 영화로 만든 것이 휴 허드슨(Hugh Hudson) 감독의 '불의 전차'(Chariots Of Fire, 1981년)다.
이 작품은 정작 영화보다 잊지 못할 명곡인 반젤리스의 주제곡으로 유명하다.
그리스 록밴드 아프로디테스 차일드 출신의 반젤리스(Vangelis)는 이 작품으로 처음 영화 음악을 맡아 너무나도 유명한 주제곡을 작곡해 아카데미 음악상을 받았다.
이후 그는 '블레이드 러너' '미싱' '1492 콜럼버스' '비터 문' 등의 영화음악을 줄줄이 맡았다.
광고로 주목받은 허드슨 감독은 이 작품으로 처음 장편 영화 연출을 맡은 초짜였다.
그런데도 그는 신인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을 만큼 안정된 연출 솜씨와 극적인 스토리텔링으로 감동적인 이야기를 만들어 내며 주목을 받았다.
그는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은 이 작품으로 연출력을 인정받아 '그레이스토크' '혁명' 등의 작품을 연출했으나 이 작품만큼 주목받지 못했다.
이 작품은 특이 스포츠 소재의 드라마인데도 불구하고 영상이 참으로 아름답다.
비틀스의 '헬프'를 찍은 데이비드 왓킨은 이 작품의 촬영감독을 맡아 안정된 구도의 수려한 풍광을 화면에 잘 담아냈다.
특히 압권은 달리기 경주 장면이다.
20초 미만으로 순식간에 끝나 버리는 달리기 경주를 슬로 모션으로 촬영해 극적이고 긴장된 순간의 선수들 표정 하나하나까지 놓치지 않고 잘 잡아냈다.
이 작품이 보여준 극적인 경주 장면은 이후 스포츠 영화의 전범이 됐다.
갈등과 편견을 뛰어넘은 작품
아울러 허드슨 감독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신념을 잃지 않고 불굴의 승리를 이룬 인물들에 초점을 맞추며 당시 사회적 메시지를 잘 담아냈다.
보수적인 대처 정권 치하에서 영국은 갈등과 편견이 만연했다.
특히 극우 보수정권인 대처 수상이 자본가와 기업 중심의 성장 우선주의 정책을 펴면서 빈부 격차가 심화돼 노동 쟁의가 끊이지 않았고 인종 차별이 심했다.
이런 상황을 허드슨 감독은 극 중 리델(이안 찰슨 Ian Charleson)과 해럴드(벤 크로스 Ben Cross)의 모습을 통해 투영했다.
리델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은 해럴드 에이브러햄은 당시 유대인에 대한 차별이 심한 상황에서 당당하게 유대인이라고 밝힌다.
당시 유대인은 북부 노동계급을 대변한다.
이는 곧 달리기 경주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편견에도 불구하고 신분 차이를 뛰어넘어 목표를 이루는 위대한 인간 승리를 보여준다.
리델 또한 영국 왕세자까지 나서서 만류하지만 결코 종교적 신념을 꺾지 않는다.
아울러 두 사람이 계층과 민족, 종교를 넘어 서로를 인정하는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이야기를 통해 대통합의 메시지를 강조한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이 작품에 감동한 것은 금메달을 따는 모습보다 그 뒤에 숨은 피와 땀, 그리고 편견을 이겨낸 불굴의 의지 때문일 것이다.
1080p 풀 HD의 1.85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화질이 무난하다.
아무래도 오래전 작품인 만큼 화질이 아주 좋지는 않다.
디테일이 떨어지고 초반 장면에 한해 윤곽선이 두텁게 퍼져 보인다.
하지만 뒤로 갈수록 화질이 안정되고 색감도 선명하게 드러난다.
DTS HD MA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서라운드 효과가 두드러지지 않는다.
주로 전방에 소리가 집중됐다.
부록으로 감독의 음성해설, 제8회 파리 올림픽 소개, 제작자 데이비드 퍼트넘(David Puttnam) 소개, 허드슨 감독 소개, 제작과정과 20년 뒤 제작진의 재회 영상, 이튼 칼리지 방문 영상과 스크린 테스트, 추가 장면 등이 들어 있다.
일부 부록을 제외하고 대부분 한글 자막을 지원한다.
음성해설에도 한글 자막이 들어 있다.
일부 부록은 HD 영상으로 제작됐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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