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링클레이터(Richard Linklater) 감독의 '비포 선라이즈'(Before Sunrise, 1995년)와 '비포 선셋'(Before Sunset, 2004년)은 9년 간격을 두고 제작됐다.
'비포 선라이즈'에서 우연히 만난 남녀는 낯선 도시에서 하루를 보내며 연인으로 발전하지만 사랑을 이어가지 못하고 헤어진다.
그로부터 9년이 지나 '비포 선셋'에서 우연히 재회한 연인은 다시금 과거의 사랑을 이어가지 못한 후회를 털어놓는다.
링클레이터 감독은 두 작품 모두 채 하루가 안 되는 짧은 시간 동안 일어난 연인의 이야기를 긴 대사와 롱 테이크로 다뤘다.
요즘처럼 장면 전환이 빠른 영상에 익숙하면 지루할 수도 있으나 두 사람의 대사를 음미하다 보면 영화의 묘미를 찾을 수 있다.
그래서 배우들의 호흡도 살리고 관객에게 생각할 여유를 주는 롱 테이크를 쓴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두 작품 가운데 '비포 선셋'을 더 좋아한다.
'비포 선라이즈'가 젊은이들의 치기 어리고 감각적이며 약간은 무모하지만 열정적 사랑을 다뤘다면 '비포 선셋'은 젊은 날의 사랑을 이루지 못해 후회로 가득한, 그래서 현실이 결코 행복하지 못한 안타까운 사랑을 그렸다.
'비포 선라이즈'의 시대를 흘려보낸 세대가 돼서 그런지 '비포 선셋'이 더 호소력 있고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았다.
그 이유는 아마 감독과 배우들을 데려간 세월 때문인 듯싶다.
그래서 '비포 선라이즈'는 20대들에게, '비포 선셋'은 30대들에게 호응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2편이 세트로 묶여 나온 DVD 타이틀은 두 작품 모두 화질이 좋지 않다.
특히 '비포 선라이즈'는 밤장면이 많아 어두운 부분의 디테일이 제대로 살아나지 못했고 '비포 선셋'은 저녁 햇살 속 촬영이 많아 전체적으로 화면이 뿌옇다.
음향은 '비포 선라이즈'는 돌비디지털 2.0, '비포 선셋'은 돌비디지털 5.1 채널을 지원하지만 서라운드 효과가 거의 없기 때문에 5.1 채널이 의미 없다.
부록이 전무하다시피 해서 아쉽다.
<DVD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비포 선라이즈>
<DVD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비포 선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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