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톤 후쿠아(Antoine Fuqua) 감독의 '사우스포'(Southpaw, 2015년)는 챔피언에서 나락으로 굴러 떨어졌다가 재기하는 권투선수 이야기다.
많은 권투 영화가 그렇듯 이 작품도 좌절의 순간을 이겨내고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서는 설정이 '록키'와 비슷하다.
내용은 43승 무패의 전적을 갖고 있는 라이트 헤비급 권투선수 빌리(제이크 질렌할 Jake Gyllenhaal)가 잃었던 영광과 가족을 되찾기 위해 링에 서는 이야기다.
어느 날 도전자와 사소한 시비 끝에 가족을 잃는 비극을 겪은 빌리는 속절없이 무너진다.
급기야 딸마저 빼앗길 위기에 처하자 빌리는 다시 시작하는 심정으로 동네 체육관장 틱을 찾아간다.
틱(포레스트 휘태커 Forest Whitaker)은 빌리를 기본부터 다시 가르치며 변칙적인 왼손잡이 선수, 즉 사우스포로 만든다.
영화는 기본 구조가 록키와 많이 달았다.
나락으로 떨어져 챔피언 벨트를 잃고 초심으로 돌아가 다시 일어서는 과정은 클로버 랭에게 챔피언 벨트를 잃었다가 되찾는 '록키 3'를 연상케 한다.
재기를 위해 틱을 찾아간 빌리의 모습은 미키에게로 돌아간 록키를 닮았다.
링 위에서 피투성이가 돼서 가족을 찾는 빌리의 모습은 '록키 2'의 피날레를 보는 듯하다.
어차피 권투영화는 숙명처럼 도전해야 하는 권투선수를 다룬 만큼 이야기가 비슷할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이 작품도 록키처럼 절망에 끝에서 만나는 희망과 구원을 강조한다.
결국 차이는 경기 장면에서 갈린다.
이 작품의 경기 장면은 권투를 해서 이해도가 높은 후쿠아 감독이 연출을 잘 한 덕분에 연기가 아니라 마치 실제 권투 중계를 보는 것처럼 실감 난다.
이를 위해 후쿠아 감독은 링 주변에 HBO와 동일하게 카메라를 설치해 중계 앵글을 최대한 살렸다.
가드를 내려서 상대의 주먹질을 유도하는 장면 등은 작위적으로 보이지만 전체적으로 경기 장면을 아주 잘 찍었다.
그만큼 제이크 질렌할을 비롯해 배우들이 훈련을 열심히 하고 합을 맞추기 위해 많이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비록 뻔한 결말이 예상되지만 실감 나는 경기 장면 때문에 단점들이 상쇄되는 작품이다.
빌리가 한순간의 분노를 참지 못해 나락으로 떨어지는 장면은 꼭 영화 속 이야기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분노로 삶이 망가지는 사람들을 언론 보도에서 많이 봤기 때문이다.
새삼 화가 많은 현대인들의 삶에 경종을 울려주는 작품이다.
1080p 풀 HD의 2.35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화질이 좋다.
윤곽선이 깔끔하게 떨어지고 색상 또한 생생하다.
DTS HD MA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괜찮은 서라운드 효과를 들려준다.
묵직한 저음은 부밍이 일 정도다.
부록으로 제작과정과 제작진의 관객과 대화, 삭제 장면, 훈련 장면 등이 한글 자막과 함께 들어 있다.
부록들도 HD 영상으로 제작됐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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