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볼 만한 DVD / 블루레이

시트콤

울프팩 2013. 5. 19. 09:50
영화 '시트콤'(Sitcom, 1998년)은 프랑소와 오종 감독의 판타지다.
어느날 아버지가 애완용 쥐를 사들고 온 이후로 가족들이 이상한 행동에 빠지는 이야기다.

그야말로 영화 속 가족들은 제목처럼 한 편의 시트콤같은 샹황을 연출한다.
가족들의 근친상간과 동성애, 변태성욕까지 포르노그래피같은 영상으로 가득하고, 급기야 사람이 거대한 괴물로 변하는 SF까지 녹아들었다.

오종 감독은 장편 데뷔작인 이 작품으로 다른 영화들이 쉽게 하기 힘든 이야기를 실험했다.
그 바람에 오종은 사람들에게 충격적으로 이름을 알렸고, 동시에 만만찮은 비난을 들으며 데뷔 신고 만큼은 확실히 했다.

오종의 부모는 "예술을 하려면 각종 공포와 폭력에 자신을 던지라"는 말과 함께 사드 후작의 작품을 추천할 만큼 파격적이었다고 한다.
이 작품에는 그런 부모의 영향이 고스란히 나타난다.

집 안이 콩가루가 되는데도 아버지는 자식들이 알아서 할거라며 무관심한 태도를 보인다.
그러다가 막판 아버지의 돌변은 황당하기까지 하다.

그만큼 오종 감독은 기존 가족 관계와 다른 모습을 통해 사회적 통념의 해체와 비틀기를 시도한다.
영화 속 가족은 결코 따뜻한 유대 관계를 기반으로 서로를 돌보고 배려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처럼 무관심하거나 상대를 비난하며 급기야 괴물로 여긴다.

그 속에서 서로의 역할 또한 기존 틀에서 벗어난다.
남남처럼 성애의 상대가 되고 때로는 짐이 되기도 한다.

오종은 이 같은 파격과 비틀기를 통해 가족의 존재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발칙한 상상과 파격적인 영상, 종잡을 수 없는 황당한 이야기에 헛웃음이 나오지만 그만큼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작품.

오종이라는 문제적 이름을 확실히 알린 작품이다.

1.66 대 1 애너모픽 와이드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타이틀은 화질이 평범하다.
윤곽선은 예리하지 못하고 각종 잡티가 보이며 더러 프레임이 흔들리기도 한다.
음향은 돌비디지털 2.0 채널을 지원하며 부록은 전혀 없다.

<DVD 타이틀에서 순간포착한 장면들>
아버지가 애완용 흰 쥐를 사들고 온 이후 가족들이 이상하게 변한다.
아들은 가정부의 애인과 동성애에 빠진다. 아들을 연기한 애드리언 드 반. 그는 우디 앨런 감독의 '미드나잇 인 파리'에서 루이 브뉴엘 감독 역으로 나온다.
쥐 때문에 공격적으로 변하는 누이 소피 역할은 마리나 드 반이 연기. 실제 애드리언 드 반과 남매다.
마리나는 오종 감독의 '8명의 여인들'에도 출연했고, 감독을 맡아 11편의 영화를 만들기도 했다.
새디즘과 마조히즘적인 장면들도 등장. 소피의 남자친구는 스테판 리듀가 연기.
오종 감독은 파리 제 1 대학에서 영화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고, 유명 영화학교인 라 페미스를 나왔다.
모자간 근친상간도 등장. 성기노출과 헤어누드도 가감없이 등장.
그만큼 이 작품은 상상력의 일탈을 다룬 오종 감독의 판타지다.
이 작품은 1998년 칸영화제 비평가주간에 공식 초청됐다.
아버지를 연기한 프랑소와 마르소렛. 촬영은 요릭 르 소가 맡았다.
프랑소와 오종 컬렉션 (6 Disc/ 무삭제)
프랑소와 오종 감독
꽃이 있는 식탁
고은경 저
예스24 | 애드온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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