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아이스 에이지'(Ice Age, 2002년)는 '아나스타샤' '타이탄 AE' 등 대작 애니메이션이 연속 실패하며 고배를 마신 20세기폭스사에 가뭄 끝 단비가 돼 준 작품이다.
이 작품은 이전 작품들의 실패를 만회하며 큰 성공을 거두어 속편까지 등장했고 내년에는 3탄이 나올 예정이다.
아울러 이 작품을 계기로 20세기폭스사도 손그림 시대의 막을 내리고 컴퓨터 애니메이션으로 전격 돌아서게 된다.
이 같은 변신의 배경에는 1998년 '버니'라는 작품으로 아카데미 단편애니메이션상을 받은 크리스 웨지 감독과 디지털 애니메이션 업체인 블루스카이가 있다.
크리스 웨지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블루스카이의 섬세한 디지털 작업이 조화를 이뤄 가족들이 함께 볼 만한 유쾌한 애니를 만들어냈다.
이야기는 빙하기 시대 맘모스, 나무늘보, 호랑이라는 흔치 않은 조합의 일행이 아기를 부모에게 데려다준다는 로드 무비다.
사실 이 작품은 그다지 정교한 애니메이션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빛나는 캐릭터 덕분이다.
각각의 개성을 잘 살린 캐릭터들은 마치 한 편의 시트콤을 보는 것처럼 완벽한 호흡을 이뤘다.
덕분에 투박한 배경과 어색한 인물 묘사가 가려졌다.
그만큼 크리스 웨지 감독의 연출력을 높이 평가할 만한 작품이다.
블루레이로 다시 나온 타이틀은 완벽한 화질로 디지털 애니메이션의 정수를 제대로 보여준다.
DVD 타이틀의 화질도 우수했지만 1.8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블루레이 영상은 칼 끝 같은 선명함을 자랑한다.
DTS-HD를 지원하는 음향 또한 서라운드 효과가 발군이다.
아쉬운 것은 영화 본편에는 한글 자막이 나오지만, 음성해설을 비롯해 각종 부록 영상은 한글 자막이 없다는 점이다.
DVD 타이틀 부록에는 한글 자막이 들어있었기 때문에 여러모로 아쉬운 부분이다.
<블루레이 타이틀을 순간 포착한 장면들>
스크랫은 작은 여우원숭이와 다람쥐의 모양을 섞어서 창조해 낸 캐릭터다.
이 작품은 동물이 주인공이 돼서 인간을 관찰하는 내용이다.
이 작품의 주인공인 나무늘보 시드. 그의 목소리는 '해프닝' '물랑루즈' 등에 출연한 개성파 배우 존 레귀자모가 맡았다. 그는 이 작품 이전에 20세기폭스사가 큰 돈을 들여 만들었다가 쫄딱 망한 '타이탄 AE'에서도 목소리 연기를 했다. 그만큼 폭스 애니메이션과 인연이 깊은 인물.
안타까운 것은 사람을 제대로 못그렸다는 점. 매끈매끈한 피부와 투박한 윤곽은 마치 도자기 인형같다.
반면 개성을 잘 살린 동물 캐릭터들은 훌륭하다. 특히 바람에 사르르 움직이는 털까지 섬세하게 표현한 점이 압권.
크리스 웨지 감독은 12세때부터 애니메이션 작업을 시작해 단편 '버니'로 아카데미상까지 받았다.
이 작품의 특징은 배경이 간략하게 묘사됐다는 점. 웨지 감독은 캐릭터를 부각시키기 위해 배경을 단순화시켰다고 설명. 이 같은 방법은 TV만화 시리즈인 '로드 런너'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각종 동물들은 우선 모형을 만든뒤 컴퓨터를 이용해 3D 캐릭터로 옮긴 것. 한 캐릭터 당 15~20개의 모형을 만들었다고 한다. 캐릭터의 움직임은 '마야'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만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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