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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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월드 라이칸의 반란(4K)

울프팩 2021. 10. 31. 21:52

'언더월드' 시리즈가 3편까지 제작될 줄 몰랐다.
1편도 그다지 신통치 않았기 때문.

그나마 1편이 제일 나은 편이어서 그런대로 돈을 벌어들이자 2, 3편이 속속 제작됐다.
3편인 '언더월드 라이칸의 반란'(Underworld - Rise of The Lycans, 2009년)은 시리즈 가운데 가장 졸작이다.

오랜 반목을 지속해 온 흡혈귀와 늑대 인간들의 싸움을 그린 이 작품은 흡혈귀들에게 노예처럼 사육되던 변종 늑대인간 라이칸이 반란을 일으키는 내용이다.
그렇지만 이야기가 그렇게 새롭지 않다.

흡혈귀에게 탄압받는 노예의 삶을 사는 늑대 인간들을 구원하기 위해 반란을 일으키는 과정은 성경을 연상케 한다.
또 흡혈귀 공주와 라이칸의 만남은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 이후 되풀이돼온 금지된 사랑이다.

결국 차별화 포인트는 액션과 특수 효과인데, 이 부분이 그다지 신통치 않다.
시원치 않은 작품이 될 것을 예상했는지 1, 2편의 히로인 케이트 베킨세일도 빠졌다.

대신 케이트 베킨세일의 짝퉁 같은 로나 미트라(Rhona Mitra)가 주연을 맡았다.
시리즈물을 관통하는 주연배우가 빠졌으니 단팥 빠진 찐빵이 돼버린 셈.

3편이 1, 2편보다 앞선 시대를 다룬 프리퀄이 된 것도 아마 베킨세일의 공백을 감추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감독은 '나는 전설이다'와 '10,000 BC'에서 특수 효과를 담당했던 패트릭 타토풀로스(Patrick Tatopoulos).

이 작품이 그의 감독 데뷔작이다.
그는 안타깝게도 1시간 30분이 길게 느껴지는 데뷔작을 만들어 버렸다.

국내 출시된 4K 타이틀은 4K와 일반 블루레이 등 2장의 디스크로 구성됐다.
2160p UHD의 2.39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4K 타이틀은 화질이 좋다.

어두운 장면의 청회색 색조가 잘 살아 있으나 대부분이 무채색에 가까운 밤 아니면 실내 장면이어서 뛰어난 화질이 빛을 잃었다.
돌비 애트모스를 지원하는 음향은 7.1 채널의 폭발적인 위력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특히 라이칸이 울부짖을 때 청취공간을 긁어대는 묵직한 저음이 압권이다.
여기에 소리의 이동성과 방향감이 좋아서 리어를 통해 전방으로 휙휙 날아가는 화살 소리를 들으면 싸움 현장에 있는 것처럼 실감 난다.

부록으로 감독과 제작자의 음성해설, HD 영상의 각종 피처렛과 뮤직 비디오가 들어 있다.
음성해설을 포함해 대부분의 부록에 한글 자막이 들어 있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라이칸 족 루시안을 연기한 마이클 쉰. 1편부터 계속 출연.
근접 촬영한 늑대 인간은 배우들이 탈을 쓰고 연기.
흡혈귀 소냐를 연기한 로나 미트라. 케이트 베킨세일과 닮았다.
촬영 장소는 뉴질랜드 우드힐 포레스트. 숲에서 찍은 밤 장면도 모두 낮에 촬영한 영상들이다.
라이칸인 루시안이 30대 채찍질을 당하는 장면이나 출애굽기를 연상케 하는 라이칸의 탈출 등 성경에서 차용한 요소들이 보인다.
촬영은 제네시스 카메라와 광각 렌즈를 이용.
이 작품에는 로나 미트라 등 영국 배우들이 대거 출연. 이들은 연기 학교에서 기본적으로 승마와 검술을 배웠다.
컴퓨터 그래픽을 이용한 특수 효과는 프랑스의 뒤부아, 루마 등 여러 회사가 담당.
흡혈귀 지도자 역은 1편부터 빌 나이가 계속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