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볼 만한 DVD / 블루레이

엠마뉴엘2(블루레이)

울프팩 2020. 7. 27. 17:59

*** (클린 다음센터에서 청소년 유해물 신고가 들어와 원문을 삭제한다고 해서 글을 다시 올립니다. 도대체 어느 부분이 왜 문제가 되는지 설명없이 밑도 끝도 없이 블라인드 처리를 했네요. 시비 걸만한 이미지를 일부 블라인드 처리해서 다시 올립니다. 참고로 예전에도 블라인드 처리한 포스트에 대해 방통심의위에 문의한 결과 문제될 게 없으니 다음측에 해제를 요청하라고 했는데, 다음은 요지부동이었습니다. 이번에도 같은 반응일 것으로 보이는데 한마디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다음측의 지나친 처사입니다.) ***

 

'엠마뉴엘'은 성애 영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클래식 같은 영화다.
특히 지금은 고인이 된 여배우 실비아 크리스텔(Sylvia Kristel)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다.

늘씬한 키에 백치미를 지닌 실비아 크리스텔이 파격적인 성애 장면을 펼쳐 전세계적으로 화제가 됐다.
덕분에 실비아 크리스텔은 세계적인 스타가 됐고 엠마뉴엘을 비롯해 '개인교수' '차타레 부인의 사랑' 등 일련의 성애 영화들을 찍으며 1970년대 확고한 섹스 심벌로 부상했다.

프랜시스 지아코베티(Francis Giacobetti) 감독이 만든 '엠마뉴엘2'(Emmanuelle L'Antivierge, 1975년)는 전작의 인기를 등에 업고 제작된 속편이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실비아 크리스텔이 주연을 맡았고, 전작에 이어 엠마뉴엘 아산(Emmanuelle Arsan)이 쓴 원작 소설을 토대로 만들었다.  

내용은 출장을 떠난 남편을 찾아 홍콩으로 간 엠마뉴엘이 남편과 함께 새로운 성에 눈을 뜨는 이야기다.
전편과 마찬가지로 여성들간에 동성애, 혼음, 훔쳐보기, 자위 등 자극적인 내용들이 다양하게 섞여 있다.

남성들의 경우 잠깐이나마 성기를 노출하고 여배우들도 헤어 누드가 언뜻 언뜻 등장하는 등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장면들이 보인다.
물론 인터넷에 음란물이 범람하는 요즘 시각으로 보면 아무것도 아닐 수 있지만 70년대 영화치고는 수위가 높다.

관건은 포르노가 아니기 때문에 얼마나 벗었냐가 중요한게 아니라 에로틱한 분위기를 전달하는 영상이다.
즉 성적 판타지를 일깨울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이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이 작품은 탐미적 영상으로 제 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
로버트 프레이즈(Robert Fraisse)가 촬영한 영상은 프레임 안에 배경과 어우러진 배우들의 전신샷이 꽉 들어차며 한 편의 화보처럼 펼쳐진다.

어떤 장면은 무용 같고 어떤 장면은 기이한 조각을 보는 것처럼 배우들의 자세와 구도가 독특하다.
이때 팔 다리가 가늘고 긴 실비아 크리스텔의 매력이 빛을 발한다.

이 점이 특정 신체 부위를 클로즈업해서 말초 신경을 자극하는 포르노와 다른 점이다.
특히 이 작품이 돋보인 것은 유럽 성애 영화가 그렇듯 과할 정도로 아름다운 음악이다.

이 작품의 음악은 불세출의 뛰어난 음악가 프란시스 레이(Francis Lai)가 맡았다.
프란시스 레이는 '러브 스토리' '사랑과 슬픔의 볼레로' 등에서 애잔하며 서정적인 선율로 전세계인들을 사로잡은 작곡가다.

이 작품에서도 그는 특유의 애잔하며 아름다운 선율로 두고 두고 기억에 남는 음악을 들려줬다.
무엇보다 가장 훌륭한 곡은 엔딩의 주제가로 흐르는 'L'Amour d'Aimer'라는 곡이다.

영화 중간에 연주곡으로도 나오지만 마지막 주제가는 실비아 크리스텔과 작곡가 프란시스 레이가 함께 불렀다.
라디오 프로그램의 시그널로 쓰인 전작의 주제가도 유명하지만 이 작품의 주제가 역시 FM 영화음악에 심심찮게 나올 정도로 유명하다.

하지만 줄거리나 내용에 집착할 필요는 없다.
두 권으로 된 원작 소설의 내용이 너무 방대하다보니 특이한 에피소드와 인물 설정만 가져왔다.

당연히 영화보다 훨씬 강도 높은 원작 소설의 지독한 성애 장면들도 걸러 냈다.
즉 소설의 분위기만 살린 셈이다.

그렇다 보니 밑도 끝도 없이 이 사람 저 사람과 사랑을 나누는 부부의 모습이 미친 사람처럼 보일 수 있다.
섹스 중독 아니면 미치지 않고서야 벌일 수 없는 일들이 영화 내내 벌어지는데, 원작 소설의 줄기를 잘라 버리고 곁가지만 가져왔기 때문에 그렇다.  

따라서 굳이 내용을 이해하려고 애쓸 필요가 없는 영화다.
그저 눈으로 영상을 쫓고 귀로 음악을 들으며 실비아 크리스텔의 매력과 탐미적 영상, 프란시스 레이의 황홀할 정도로 아름다운 음악에 빠져들면 된다.

국내 출시된 블루레이 타이틀은 91분 분량의 영상을 온전히 담고 있다.
오히려 미국 개봉판보다 7분 가량 늘어났다.

1080p 풀 HD의 1.85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무난한 화질이다.
윤곽선이 두껍고 디테일이 떨어지지만 전체적으로 색감이 괜찮고 클로즈업 영상이 좋다.

전편 블루레이 타이틀보다 화질이 좋다.
음향은 DTS HD 2.0을 지원한다.
 
부록은 전혀 없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영화는 엠마뉴엘이 홍콩행 여객선을 타고 떠나며 시작된다. 원작은 엠마뉴엘 아산이 쓴 소설이다.
(블러처리한 이미지. 블루레이 영상은 블러처리 되지 않았습니다.)엠마뉴엘 아산의 본명은 마라얏 비비드. 태국여성인 그는 1950년대 태국에 파견된 프랑스 외교관의 아내였다. 그는 태국서 겪은 일을 토대로 자전적 소설인 '엠마뉴엘' 1,2편을 썼다.
일부 영상을 홍콩에서 촬영. 태국을 무대로 한 원작소설과 달리 영화는 홍콩을 배경으로 했다.
엠마뉴엘 역은 실비아 크리스텔, 남편 장 역할은 움베르토 오르시니가 연기.
원작 소설인 2권의 제목은 '엠마뉴엘2 순결에 반하다'이다. 작가는 엠마뉴엘을 길들이는 마리오라는 남성을 통해 색이 갖고있는 탐미적인 힘을 강조한다. 원작 소설은 국내에도 번역 출간됐다.
원작 소설은 환각물질을 흡입하고 벌이는 난교와 변태 성행위, 부부의 매춘까지 등장하지만 영화에서는 이런 부분을 암시만 줄뿐 모두 걷어냈다.
로버트 프레이즈 촬영감독은 'O의 이야기' '차타레 부인의 사랑' '연인' 같은 성애 영화를 잘 찍는다. 하지만 성애 영화가 아닌 '에너미 앳 더 게이트' '알파독' '노트북'도 그가 촬영했다.
방 옆에 천이 걸려있는 만화경을 통해 엠마뉴엘은 외설 애니메이션을 보게 된다. 키가 176센티였던 실비아 크리스텔은 17세때 모델로 데뷔했다.
지금과 많이 다른 1970년대 홍콩 풍경이 이채롭다. 네델란드에서 태어난 실비아 크리스텔은 9세때 부모가 운영한 모텔의 숙박객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자서전에 고백했다.
(이미지를 블러처리. 블루레이 타이틀은 블러처리 되지 않았습니다.)원작소설에서는 안나마리아라는 여성이 등장해 엠마뉴엘에게 또다른 성적 일탈을 알려주는데 영화에서는 안나마리아 캐릭터가 친구의 딸로 바뀌었다. 안나마리아 역은 프랑스 배우 카트린 리베가 연기.
(이미지를 블러처리. 블루레이 타이틀은 블러처리 없습니다)마사지숍과 소프숍이 결합된 장소도 등장. 실비아 크리스텔은 어려서부터 담배를 많이 피웠고 마약 중독으로 고생도 했다.
인도네시아 발리에서도 일부 장면을 촬영. 음악을 맡은 프란시스 레이는 이탈리아계 프랑스인으로 14세때부터 아코디언 연주자로 활동했다.
아코디언 연주실력이 뛰어났던 프란시스 레이는 이브 몽땅, 에디트 피아프, 줄리엣 그레코 등 프랑스의 전설적인 샹송가수들과 음악활동을 했다. 특히 26세때 43세였던 에디트 피아프와 동거해 유명하다.
프란시스 레이는 '러브 스토리' '사랑과 슬픔의 볼레로' '빗속의 방문객' '남과여' 등의 음악을 맡았다. 그는 2018년 87세 나이로 타계했다.
1편을 만든 쥐스트 자캉 감독은 이번 작품의 감독 제의를 받았으나 거절했다. 실비아 크리스텔은 담배를 많이 펴서 2011년 폐암과 후두암 진단을 받은 뒤 2012년 60세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마지막에 나오는 아름다운 주제가는 실비아 크리스텔과 작곡가 프란시스 레이가 함께 불렀다.

 

'엠마뉴엘2'의 주제가 'L'Amour d'Aimer' - 실비아 크리스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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