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아나 존스: 레이더스(4K 블루레이)

흑백영화 시절 해적 영화나 쾌걸 조로가 모험 영화의 주류였다면 1980년대 모험 영화를 선도한 것은 단연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였다.
그 시작이 바로 스티븐 스필버그(Steven Spielberg) 감독의 1편인 '레이더스'(Raiders Of The Lost Ark, 1981년)다.

내용은 1930년대 미국의 고고학자인 인디아나 존스 박사가 구약성경에 나오는 모세의 성궤를 찾는 이야기다.
단순히 땅을 파고 돌아다니는 것이 아니라 같은 목적으로 탐험에 나선 나치 독일과 대결을 벌이며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펼쳐 놓는다.

이 작품의 매력은 마치 '아라비안 나이트'를 섞어놓은 듯한 다양한 모험 이야기에 있다.
수수께끼에 쌓인 단서를 추적해 비밀의 장소를 발견하고 그곳에서 목숨을 노린 각종 비밀장치를 피해 마침내 보물을 찾아내는 과정이 손에 땀을 쥐게 만든다.

이를 위해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힘을 쫙 뺀 채 철저한 오락성으로 승부를 걸었다.
그만큼 잠시도 화면에서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아슬아슬한 장면의 연속이다.

당시 컴퓨터 그래픽이 없던 시절이어서 특수효과나 스턴트에 의지해 다양한 볼거리를 창출해야 했던 만큼 요즘보다 악조건인데도 불구하고 결코 요즘 컴퓨터 그래픽으로 근사하게 만든 영화들 못지않게 뛰어난 볼거리를 제공했다.
덕분에 흥행에서도 크게 성공하며 시리즈가 거듭 이어졌다.

덩달아 이 작품 이전에 '스타워즈'의 한 솔로 말고는 이렇다 할 캐릭터를 구축하지 못했던 해리슨 포드(Harrison Ford)도 인디아나 존스라는 확실한 캐릭터를 가질 수 있었다.
그가 휘두르는 채찍과 중절모, 가죽재킷은 인디아나 존스를 나타내는 상징물이자 아날로그와 맨 몸에 의지한 1980년대 액션 어드벤처의 아이콘이다.

더불어 존 윌리엄스(John Williams)가 작곡한 너무나도 유명한 흥겨운 주제곡 선율도 가슴을 뛰게 한다.
뛰어난 서사 구조와 매력적인 캐릭터, 깔끔한 연출이 삼위일체로 완벽한 조화를 이룬 훌륭한 오락물이다.

안타까운 것은 이 같은 명작이 국내에 아직 블루레이 타이틀로 출시되지 않은 점이다.
미국에서 출시된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 블루레이 박스세트는 한글자막이 들어 있지 않다.

희한하게도 국내에는 4K 박스세트가 먼저 나왔다.
그러나 4K 박스세트는 일반 블루레이가 들어있지 않고 오로지 4K 타이틀로만 구성됐다.

2160p UHD의 2.35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4K 타이틀은 화질이 괜찮다.
암부가 좀 묻혀서 어두운 부분의 디테일이 떨어지기는 하지만 윤곽선이 깔끔하고 색감이 자연스럽다.

특히 클로즈업 장면에서 피부 표현 등을 보면 훌륭하다.
다만 디테일이 부족해 중경, 원경 등은 명료하지 않다.

돌비 애트모스를 지원하는 음향은 서라운드가 좋다.
채널별 효과음을 잘 살렸다.

1080p 풀 HD의 2.35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미국판 블루레이 타이틀의 화질은 괜찮다.
디지털 리마스터링이 잘 돼서 눈에 거슬리는 노이즈가 없다.

DTS HD MA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리어 채널을 확실하게 살려서 서라운드 효과가 훌륭하게 구현됐다.
저음도 묵직한 편.

블루레이의 경우 영화 타이틀에는 예고편 외에 별다른 부록이 없으며 박스세트에 포함된 부록 디스크에 다양한 영상물들이 들어 있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30여 년  전 작품이지만 지금 봐도 촌스럽지 않은 영상과 연출로 흥미진진한 재미를 선사한다. 남미 장면은 하와이의 카우아이섬에서 촬영.

원래 톰 셀릭이 주연을 맡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그는 TV 시리즈 '매그넘 형사'의 주인공으로 결정돼 출연하지 못해 해리슨 포드가 맡게 됐다.

초반 인디아나 존스를 배신하는 인물이 지금은 유명 배우가 된 알프레드 몰리나다.

1930년대 프로펠러 여객기를 재현한 장면.

카이로 시가지 모습은 이집트의 카이루완시에서 촬영. 작은 카이로라는 뜻의 이곳에서 옥상에 설치된 300여 개 TV 안테나를 모두 걷어내고 칼싸움 장면 등을 찍었다.

수수께끼를 해결해 각종 보물을 찾는 과정은 게임으로도 만들기 좋아서 1980년대 PC용 어드벤처 게임으로 제작됐다.

존스를 돕는 중동인 역할은 '반지의 제왕'에서 난쟁이 김리를 연기한 존 라이스 데이비스가 맡았다. 원래 스필버그는 대니 드비토를 고려했으나 TV시리즈 '쇼군'에 나온 데이비스를 보고 섭외했다.

컴퓨터 그래픽이 없던 시절이어서 수천 마리의 뱀을 실제 풀어놓고 찍었다.

제작자 조지 루카스는 두 가지 모험 영화를 구상했는데 하나는 우주를 배경으로 한 '스타워즈', 하나는 고고학자가 등장하는 '인디아나 존스'였다.

U보트 장면은 볼프강 피터슨 감독이 '특전 U보트' 촬영을 위해 만든 잠수함을 잠시 빌려 프랑스 라로셀 앞바다에서 찍었다.

아프리카 풍경은 튀니지에서 촬영. '스타워즈'를 촬영한 협곡에서 찍었다.

광선이 나치 독일군의 몸을 뚫고 지나가는 특수효과는 ILM에서 담당.

나치 독일군으로 나온 로널드 레이시는 당시 배우로 활동하다가 잘 풀리지 않아 포기하고 에이전트 일을 하고 있었다. 그는 이 작품에 출연한 뒤 다시 배우로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