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서 마술사만큼 환상적인 존재는 없었다.
1970년대 흑백TV 시절 화려한 몸동작만으로 열광케 한 프로레슬러와 마술사는 꿈을 불어넣어주던 존재들이었다.
그것이 쇼였든 눈속임이었든 결코 비밀을 알 수 없는 사람들로서는 그들이 빚어내는 환상의 세계에 심취될 수 밖에 없었다.
그렇기에 실뱅 쇼메 감독의 애니메이션 '일루셔니스트'(The Illustionist, 2010년)는 어린 시절 아련한 추억에 젖게 만든다.
내용은 1950년대 말 TV와 록음악에 밀려 설자리를 잃어가는 나이 든 마술사가 시골에서 만난 소녀에게 꿈을 심어주고 떠나는 이야기다.
영화는 대사가 거의 없이 음악과 몸동작 만으로 진행된다.
모든 것을 함축한 그들의 몸짓과 음악만으로도 충분하기 때문.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이 영화는 작품 자체가 프랑스의 위대한 아티스트였던 자크 타티에 대한 오마주이기 때문이다.
프랑스의 찰리 채플린으로 꼽히는 자크 타티는 일찌기 팬터마임에 빠져 6편의 장편과 4면의 단편영화에서 채플린처럼 삶의 애환을 어수룩한 캐릭터와 동작으로 표현해 웃음을 줬다.
후대 영화인들은 그를 위대한 작가로 칭송했고, '미스터 빈' 등 여러 코미디에 그의 흔적이 남아 있다.
1982년 세상을 떠난 자크 타티는 생전에 '일루셔니스트'의 대본을 1956~59년에 걸쳐 만들어 놓았다.
하지만 영화로 빛을 보지 못한 이야기를 그에게 흠뻑 빠져있던 실벵 쇼메 감독이 발견하고 애니메이션으로 재창조했다.
쇼메 감독은 철저하게 타티를 연구해 만화 속 캐릭터의 움직임이며 표정까지 그대로 재현했다.
그래서 그림 속 마술사의 움직임은 마치 타티의 재래를 보는 것 같다.
여기에 색의 농담이 살아 있는 은은하고 아름다운 그림은 모든 장면이 한 폭의 수채화다.
한마디로 우리 시대 사라져가는 예술가들의 초상을 안타까운 이야기와 동화같은 그림으로 엮어낸 걸작 애니메이션이다.
1080p 풀HD의 1.85 대 1 와이드스크린을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화질이 훌륭하다.
펜그림의 특징이 잘 살아있는 윤곽선과 파스텔 풍의 은은한 색채를 제대로 잘 살렸다.
DTS-HD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울림이 부드럽고 널리 확산되는 소리를 들려준다.
부록으로 제작과정과 라인테스트, 채색작업 등이 들어 있다.
부록 역시 영화처럼 음성이 들어있지 않아 자막이 필요없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포착한 장면들> 애니메이션 작업에는 국내 애니메이션제작사인 선우엔터테인먼트와 가이무비가 참여했다. 영국의 에든버러 풍경이 섬세한 손그림으로 재현됐다. 영화제로 유명한 에든버러는 스코틀랜드의 수도이기도 하다. 자크 타티가 남긴 원안의 배경은 파리와 프라하였다. 이를 실뱅 쇼메 감독이 파리와 에든버러로 바꿨다. 쇼메 감독은 에든버러 영화제에 참석했다가 이 도시에 매료됐다. 그는 에든버러를 "문명의 중심지와 떨어져 빛이 끊임없이 변화하는 마술적 공간"이라고 평했다. 극중 극장 속에서 실제 자크 타티가 나오는 영화는 '나의 아저씨'다. 레인코트와 우산, 담배는 자크 타티의 상징이었다. 자크 타티는 1907년 프랑스에서 러시아 귀족의 후손으로 태어났다. 원래 럭비선수로 활동하다가 20대에 마임에 빠져 무대에 섰다. 장 뤽 고다르는 클로즈업을 쓰지 않고 일정거리를 유지해 객관성을 확보한 그의 영화들에서 프랑스의 네오 리얼리즘이 태동됐다고 평가했다. 영화 속 마술사의 이름인 타티세프는 자크 타티의 본명이다. 은은하게 농담이 살아 있지만 수채화처럼 얼룩덜룩한 물자욱이 보이지 않는 이유는 채색을 '페인터'같은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이용했기 때문. 새로운 오락거리에 밀려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는 예술가들에게는 삶 자체가 고통이다. 그들의 진한 고독과 애환이 가슴을 아프게 한다. 1963년 프랑스에서 태어난 실뱅 쇼메 감독은 순수 미술을 전공했고, '리베륄의 비밀'이라는 만화책을 내기도 했다. '벨빌의 세 쌍둥이'라는 애니메이션으로 2003년 칸에서 극찬을 받았고, 옴니버스 영화 '사랑해, 파리'에도 참여했다. 실벵 쇼메 감독은 음악에도 재능이 있어서 이 작품의 주제곡과 사운드트랙을 작곡했다.
1970년대 흑백TV 시절 화려한 몸동작만으로 열광케 한 프로레슬러와 마술사는 꿈을 불어넣어주던 존재들이었다.
그것이 쇼였든 눈속임이었든 결코 비밀을 알 수 없는 사람들로서는 그들이 빚어내는 환상의 세계에 심취될 수 밖에 없었다.
그렇기에 실뱅 쇼메 감독의 애니메이션 '일루셔니스트'(The Illustionist, 2010년)는 어린 시절 아련한 추억에 젖게 만든다.
내용은 1950년대 말 TV와 록음악에 밀려 설자리를 잃어가는 나이 든 마술사가 시골에서 만난 소녀에게 꿈을 심어주고 떠나는 이야기다.
영화는 대사가 거의 없이 음악과 몸동작 만으로 진행된다.
모든 것을 함축한 그들의 몸짓과 음악만으로도 충분하기 때문.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이 영화는 작품 자체가 프랑스의 위대한 아티스트였던 자크 타티에 대한 오마주이기 때문이다.
프랑스의 찰리 채플린으로 꼽히는 자크 타티는 일찌기 팬터마임에 빠져 6편의 장편과 4면의 단편영화에서 채플린처럼 삶의 애환을 어수룩한 캐릭터와 동작으로 표현해 웃음을 줬다.
후대 영화인들은 그를 위대한 작가로 칭송했고, '미스터 빈' 등 여러 코미디에 그의 흔적이 남아 있다.
1982년 세상을 떠난 자크 타티는 생전에 '일루셔니스트'의 대본을 1956~59년에 걸쳐 만들어 놓았다.
하지만 영화로 빛을 보지 못한 이야기를 그에게 흠뻑 빠져있던 실벵 쇼메 감독이 발견하고 애니메이션으로 재창조했다.
쇼메 감독은 철저하게 타티를 연구해 만화 속 캐릭터의 움직임이며 표정까지 그대로 재현했다.
그래서 그림 속 마술사의 움직임은 마치 타티의 재래를 보는 것 같다.
여기에 색의 농담이 살아 있는 은은하고 아름다운 그림은 모든 장면이 한 폭의 수채화다.
한마디로 우리 시대 사라져가는 예술가들의 초상을 안타까운 이야기와 동화같은 그림으로 엮어낸 걸작 애니메이션이다.
1080p 풀HD의 1.85 대 1 와이드스크린을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화질이 훌륭하다.
펜그림의 특징이 잘 살아있는 윤곽선과 파스텔 풍의 은은한 색채를 제대로 잘 살렸다.
DTS-HD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울림이 부드럽고 널리 확산되는 소리를 들려준다.
부록으로 제작과정과 라인테스트, 채색작업 등이 들어 있다.
부록 역시 영화처럼 음성이 들어있지 않아 자막이 필요없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포착한 장면들> 애니메이션 작업에는 국내 애니메이션제작사인 선우엔터테인먼트와 가이무비가 참여했다. 영국의 에든버러 풍경이 섬세한 손그림으로 재현됐다. 영화제로 유명한 에든버러는 스코틀랜드의 수도이기도 하다. 자크 타티가 남긴 원안의 배경은 파리와 프라하였다. 이를 실뱅 쇼메 감독이 파리와 에든버러로 바꿨다. 쇼메 감독은 에든버러 영화제에 참석했다가 이 도시에 매료됐다. 그는 에든버러를 "문명의 중심지와 떨어져 빛이 끊임없이 변화하는 마술적 공간"이라고 평했다. 극중 극장 속에서 실제 자크 타티가 나오는 영화는 '나의 아저씨'다. 레인코트와 우산, 담배는 자크 타티의 상징이었다. 자크 타티는 1907년 프랑스에서 러시아 귀족의 후손으로 태어났다. 원래 럭비선수로 활동하다가 20대에 마임에 빠져 무대에 섰다. 장 뤽 고다르는 클로즈업을 쓰지 않고 일정거리를 유지해 객관성을 확보한 그의 영화들에서 프랑스의 네오 리얼리즘이 태동됐다고 평가했다. 영화 속 마술사의 이름인 타티세프는 자크 타티의 본명이다. 은은하게 농담이 살아 있지만 수채화처럼 얼룩덜룩한 물자욱이 보이지 않는 이유는 채색을 '페인터'같은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이용했기 때문. 새로운 오락거리에 밀려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는 예술가들에게는 삶 자체가 고통이다. 그들의 진한 고독과 애환이 가슴을 아프게 한다. 1963년 프랑스에서 태어난 실뱅 쇼메 감독은 순수 미술을 전공했고, '리베륄의 비밀'이라는 만화책을 내기도 했다. '벨빌의 세 쌍둥이'라는 애니메이션으로 2003년 칸에서 극찬을 받았고, 옴니버스 영화 '사랑해, 파리'에도 참여했다. 실벵 쇼메 감독은 음악에도 재능이 있어서 이 작품의 주제곡과 사운드트랙을 작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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