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의 여성 감독 청펀펀이 만든 '청설'(聽說, 2009)은 '듣고 말한다'는 뜻이다.
대화라는 제목을 굳이 저렇게 풀어서 강조한 것은 등장인물들이 독특한 방식으로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식당을 운영하는 부모 밑에서 배달을 하는 티엔커(펑위옌)는 우연히 수영장에 배달을 갔다가 한 여성을 만나 첫눈에 반한다.
티엔커가 반한 양양(진의함)은 혼자서 여러 아르바이트를 하며 장애인 올림픽에 수영선수로 나가기 위해 훈련하는 언니 샤오펑(천옌시)을 뒷바라지한다.
그런데 양양은 보통 사람처럼 말하지 않는다.
청각장애인 샤오펑과 마찬가지로 손말, 즉 수화를 사용한다.
그때부터 티엔커와 양양은 수화로 사랑을 속삭인다.
수화에서 손으로 귀를 가리키면 듣는 것, 입을 가리키면 말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게 그들은 손으로 듣고 말하며 안타까운 사랑의 줄다리기를 한다.
무엇보다 이 영화는 장애인들의 사랑을 다루면서도 예쁘고 낭만적으로 묘사하려고 노력했다.
감독은 청각장애인들의 이야기라고 무조건 우울하거나 동정적으로만 묘사하지 않고 갖가지 에피소드를 다양하게 배치해 이야기가 처지지 않도록 애를 썼다.
비록 에피소드들이 단순할 정도로 평면적이고 작위적이며 나무 분장을 한 채 여자 친구의 집 앞에서 기다리는 장면 등은 유치하기도 하지만 다양한 이야기로 풀어보려 한 감독의 노력이 돋보인다.
특히 수화가 주요 소통 수단이다 보니 손짓으로만 감정 전달을 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언어의 뉘앙스를 수화로 풀어내는 힘든 일을 배우들이 곧잘 연기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구성이 치기 어린 하이틴 로맨스 소설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 점이 한계다.
그렇다고 특별히 눈에 띌 만큼 영상이 뛰어난 것도 아니고 평범한 드라마와 뮤직비디오에서 흔히 보던 그림들이다.
반전 아닌 반전이 들어있기는 하지만 깊이 있는 드라마를 기대하기에는 역부족인 작품이다.
국내 출시된 블루레이 타이틀은 화면비 표기에 오류가 있다.
케이스와 속지에 2.35 대 1로 나와 있으나 실제 수록 영상은 1.78 대 1이다.
원래 촬영은 1.85 대 1 화면비로 했다.
1080p 풀 HD의 1.78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화질이 좋지 않다.
초반 영상은 지글거림이 심하고 윤곽선이 두터워서 블루레이 화질이 맞나 의심스러울 정도다.
뒤로 갈수록 조금 나아지기는 하지만 간간히 플리커링과 잡티가 보이는 등 높은 점수를 주기 힘든 화질이다.
DTS HD MA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 또한 서라운드 효과가 두드러지지 않는다.
영화 특성상 멜로 영화여서 요란한 서라운드 효과가 등장할 만한 부분이 거의 없다.
부록으로 제작과정과 예고편, 홍보영상, 뮤직비디오 등이 들어 있다.
제작과정에 한글 자막을 지원한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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