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 리치(Guy Ritchie) 감독과 제이슨 스타뎀(Jason Statham)은 매력적인 조합이다.
'록 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즈'와 '스내치'에서 두 사람은 환상의 조합을 보여줬다.
가이 리치 감독은 스타뎀의 투박한 매력을 알아봤고, 스타뎀은 리치 감독이 창조한 엉뚱하면서도 좌충우돌의 도발적 캐릭터를 잘 살렸다.
그렇기에 리치 감독이 연출하고 스타뎀이 주연한 '캐시 트럭'(Wrath of Man, 2021년)도 충분히 기대를 모았다.
그런데 기대에 비하면 조금 실망스럽다.
내용은 현금 수송 차량을 노린 무장강도들에게 아들을 잃은 아버지(제이슨 스타뎀)의 복수를 다뤘다.
아버지는 경찰도 찾아내지 못한 범인들을 잡기 위해 현금 수송 회사에 위장 취업해 범인 색출에 나선다.
공교롭게 그가 호송을 맡은 차량은 몇 번 무장강도를 만나 죽을 고비를 넘기지만 그때마다 주인공은 귀신같은 사격 실력으로 악당들을 격퇴한다.
결국 주인공은 현금 수송 회사를 통째로 털려는 범인들과 마지막 대결을 벌인다.
이 작품은 니콜라 부크리에프 감독이 2004년에 만든 프랑스 영화 'Le Convoyeur'가 원작이다.
국내에서 개봉하지 않은 작품이어서 원작이 어떤지 알 수 없지만 리메이크작은 내용 전개가 매끄럽지 못하다.
무엇보다 인물들 간에 관계가 엉성하고 설명이 명확하지 않으며 우연이 겹치는 사건 전개도 석연찮다.
예를 들어 주인공의 활약을 도와 정보를 제공하는 여인이나 FBI 고위직(앤디 가르시아) 등 조력자들의 정체와 관계 등이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다.
여기에 하필 주인공이 탄 호송 차량만 자주 털리는 우연이 겹친다.
막판 엔딩도 의문이다.
분명 총을 맞고 쓰러진 주인공이 불사신처럼 살아나 어떻게 범인(스콧 이스트우드 Scott Eastwood)의 집을 찾아내 아무도 모르게 잠입했는지 알 수가 없다.
남는 것은 과묵한 제이슨 스타뎀의 누아르 연기뿐이다.
이 작품은 스타뎀의 누아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잔뜩 무게를 잡는 그에게 초점을 맞췄다.
나지막이 깔리는 스타뎀의 허스키 보이스와 험상궂은 포커페이스가 역할과 잘 어울렸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작품의 빈 곳을 채우기에 역부족이다.
아쉬움의 큰 원인은 스타뎀보다 리치 감독 탓이다.
과거와 달리 재기 어린 영상이나 편집도 눈에 띄지 않는다.
어찌 보면 묵직한 액션 누아르의 정공법을 선택한 것일 수도 있지만 그렇다 보니 그저 그런 액션물의 한계를 벗어나지도 못했다.
1080p 풀 HD의 2.39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괜찮은 화질이다.
누아르물에 어울리게 그레인을 강조한 영상은 필터링된 색감이 차분하고 윤곽선도 깔끔하다.
DTS HD MA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서라운드 효과가 괜찮다.
리어 채널에서 울리는 헬기 소리를 들어보면 추격 현장이 실감 나게 다가온다.
부록은 전무하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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