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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드2 (4K 블루레이)

울프팩 2019. 6. 21. 06:01

'록키' 시리즈는 작품성을 떠나 권투 영화의 대명사가 된 작품이다.

권투 선수로는 대성하기에 늦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불굴의 의지로 불가능에 가까운 도전을 해 챔피언이 되는 록키 이야기는 아메리칸드림의 상징이 됐다.

 

덕분에 1편의 스토리를 쓰고 주연을 맡은 실베스터 스탤론은 포르노 배우의 이미지를 벗고 일약 스타가 됐으며 이후 5편까지 록키 시리즈를 이어갔다.

하지만 세월 앞에 장사가 없는 법, 더 이상 스탤론도 현역 챔피언으로 링을 누비기에는 나이를 너무 많이 먹었다.

 

70대 노인이 된 그로서는 자연스럽게 록키의 후계자를 찾을 수 밖에 없었고 그 작품이 바로 3부작으로 기획된 '크리드' 시리즈다.

스티븐 카플 주니어가 감독한 '크리드2'(Creed II, 2018년)는 크리드의 후속작으로 세계 헤비급 복싱 챔피언이 된 아도니스 크리드(마이클 B 조단)가 러시아의 강적 빅터 드라고(플로리안 문테아누)를 만나 세기의 대결을 펼치는 내용이다.

 

록키 시리즈를 본 사람들은 캐릭터 이름만 보면 대번에 알 수 있듯, 이번 작품은 '록키 4'의 재현이자 록키 4에서 패배한 이반 드라고(돌프 룬드그렌)의 복수극이기도 하다.

록키 4는 아도니스의 아버지인 아폴로 크리드가 이반 드라고와 권투 시합 중 사망한 뒤 록키가 친구인 크리드를 대신해 드라고와 복수의 시합을 펼치는 이야기다.

 

이번 작품은 록키에게 패배한 뒤 모든 것을 잃고 아내마저 떠난 이반 드라고를 대신해 아들인 빅터가 아폴로의 아들 아도니스와 시합을 벌이면서 록키 4의 복수극이자 2세들의 대리전 성격을 띠게 됐다.

그렇다 보니 진행이 록키4와 상당히 흡사하다.

 

메인 게임이 벌어지기까지 서로 자극하며 신경전을 벌이다가 처절한 훈련 끝에 본 게임이 벌어지는 구성은 록키 4의 플롯을 그대로 따랐다.

심지어 록키4에서 이반 드라고가 구 소련의 과학적 훈련과 약물 요법을 받고 록키는 눈 덮인 산속에서 자연을 이용한 훈련을 하는 과정까지 비슷하게 가져와 빅터는 제대로 된 체육관에서 훈련을 하고 아도니스는 사막 한복판에서 체력을 다진다.

 

그렇다 보니 록키4와 비교하며 보는 재미가 있지만 록키 4에 대한 오마주도 아닌데 너무 따라한 느낌도 든다.

다른 것이 있다면 록키4와 냉전 시대 미국을 꺾고 팍스 아메리카나를 소리 높여 주장한 맹목적 영웅주의와 국수적 색채가 강한 작품이었다면 이번 작품은 정치색을 빼고 가족에 대한 사랑과 우의를 강조했다는 점이다.

 

그래서 록키4에서 이반 드라고를 거대한 황소 괴물인 미노타우루스처럼 그렸다면 이번 작품의 빅터 드라고는 아버지에게 인정받기를 원하는 우직한 아들의 모습으로 등장한다.

자연스러운 세대 교체를 통해 영화는 록키의 시대가 지났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런 점에서 "이제는 너의 시대야.(It's your time)"라는 록키의 말은 한 시대를 풍미했던 전설의 종언을 알리는 대사다.

비단 그런 대사가 아니더라도 온통 주름진 록키의 모습을 보면 절로 시대의 끝을 체감할  수 있다.

 

어쩌면 록키의 모습은 그와 함께 나이를 먹은 팬들의 또 다른 모습일 수 있다.

그래서 그런지 스탤론은 이 작품을 끝으로 더 이상 록키 역을 맡지 않겠다고 밝혔다.

 

지금 생각하면 개인적으로 록키4는 유치한 내용이었지만 '록키 3'보다 훨씬 재밌었다.

록키 3은 서바이버의 'Eye of The Tiger'라는 주제가와 미스터 T의 흉폭한 모습이 인상적이었지만 상대가 주는 위압감과 공포감이 배가된 극적인 드라마는 록키 4가 한 수 위였다.

 

무엇보다 빈스 디콜라가 만든 장엄한 음악에 맞춰 눈 덮인 산을 달리던 록키의 모습은 비장함의 극치였다.

그런데 이 작품은 록키4보다 내용은 더 세련되게 다듬었지만 극적인 재미나 비장함은 덜하다.

 

즉 청출어람(靑出於藍)은 아닌 작품이다.

국내 출시된 4K 타이틀은 4K와 일반 블루레이 등 2장의 디스크로 구성됐다.

 

2160p UHD의 2.40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4K 타이틀은 화질이 우수하다.

무엇보다 디테일이 뛰어나고 색감도 강렬하다.

 

돌비 애트모스를 지원하는 음향은 채널 분리가 잘 돼 있어서 우수한 서라운드 효과를 들려준다.

저음이 묵직하게 울리는 타격음이 일품이며 소리의 방향성도 확실하다.

 

부록으로 제작과정, 캐스팅 이야기, 삭제 장면과 록키 시리즈에 대한 설명 등이 한글 자막과 함께 들어 있다.

모든 부록은 HD 영상으로 제작됐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초반 등장하는 라스베이거스는 상징적인 의미가 큰 도시다. 록키4에서 이반 드라고와 아폴로 크리드는 라스베이거스의 MGM그랜드 호텔 특설링에서 싸웠다.
쓸쓸한 록키의 뒷모습이 흘러간 세월을 말해준다.
돌프 룬드그렌을 다시 보니 반갑다. 스탤론보다 10세나 어렸던 그는 록키4 출연 당시 27세였다. 그는 가라테 챔피언이기도 하다.
원래는 라이언 쿠글러가 1편에 이어 2,3편까지 크리드 3부작을 연출할 계획이었으나 '블랙 팬서' 연출 때문에 이 작품의 감독을 맡지 못했다.
라이언 쿠글러의 연출이 무산되면서 실베스터 스탤론이 감독을 하기로 했다가 다시 스티븐 케이플 주니어로 감독이 바뀌었다.
전작에 이어 마이클 B 조던이 아도니스 크리드 역을 맡았다.
이 작품은 록키와 드라고의 후계자들이 벌이는 대리전이다. 그런 점에서 크리드는 록키의 아바타다.
이 작품은 록키가 등장하는 여덟번째 작품이다.
기본 골격은 록키4를 닮았지만 록키 시리즈 전체에서 조금씩 구성을 따온 흔적들이 보인다. 초반 크리드의 패배는 록키3에서 록키의 패배를 떠올리게 만든다.
실베스터 스탤론은 이 작품 촬영 당시 72세였다.
록키4에서 이반 드라고의 아내로 나온 브리지트 닐슨까지 다시 출연했다. 덴마크 모델 출신인 그는 록키4를 찍을 당시 스탤론의 아내였다. 그는 록키4 개봉 후 2년 뒤 스탤론과 이혼했다.
크리드의 훈련 장면은 뉴멕시코 데밍의 사막에서 촬영.
스탤론은 이 작품을 "아버지가 죄를 짓고 대를 이어 싸우며 두 세대가 연결된다는 점에서 세익스피어 풍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빅터 드라고를 연기한 배우는 독일계 루마니아인 권투선수 플로리안 문테아누다.
플로리안 문테아누는 키 195cm, 몸무게 106kg의 거구다.
브리지트 닐슨은 촬영 당시 5번째 아이인 딸 프리다를 임신한 지 7개월째였다. 그는 촬영 후 2주 뒤 출산했다.
스탤론은 이 작품으로 드라고를 불러내 다시 한 번 만신창이를 만들었다. 그는 이 작품을 끝으로 더 이상 록키 역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크로아티아 랩소디
최연진 저
 
크리드 2 (2Disc 4K UHD 2D) : 블루레이
 
크리드 2 (1Disc) : 블루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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