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볼 만한 DVD / 블루레이

태양의 노래(블루레이)

울프팩 2017. 10. 9. 00:00

불치병에 걸린 여학생을 사랑하는 남학생의 가슴아픈 사랑이야기는 1970년대 우리 학원물에서 흔히 보던 소재다.
당시 이덕화, 임예진이 출연했던 '진짜진짜 좋아해' '진짜진짜 잊지마' '진짜진짜 미안해' 등 '진짜진짜' 시리즈는 이 같은 소재로 인기를 끌었다.

코이즈미 노리히로 감독의 '태양의 노래'(Midnight Sun, 2006년)도 불치병을 앓는 여고생과 남학생의 눈물겨운 사랑이야기라는 소재만 놓고보면 70년대 우리 학원물과 비슷하다.
그러나 70년대 우리 학원물처럼 억지로 눈물을 쥐어짜는게 아니라 깔끔하고 단정하게 이야기를 끌어간다는 점이 다르다.

특이한 것은 여주인공의 질병.
가수 유이가 연기한 주인공 카오루는 Xeroderma Pigmentosum이라는 희귀한 병을 앓는다.

줄여서 XP로 부르는 색소성 건피증은 쉽게 말해 햇볕을 보면 안되는 병이다.
햇볕을 보면 피부가 붉게 변하며 악성 종양이 생겨 결국은 죽게 된다.

그래서 카오루는 밤에만 마을에 나가 기타를 치며 가수의 꿈을 키우게 된다.
우여곡절끝에 코지(츠카모토 타카시)를 만나 사랑을 하지만 카오루의 병이 악화하면서 둘은 시련을 맞게 된다.

코이즈미 노리히로 감독은 25세밖에 안된 젊은이인데도 감정과잉없이 차분한 연출로 이야기를 잔잔하게 끌어간다.
더불어 영화에 처음 출연했다는 유이의 연기도 좋았다.

아울러 유이가 직접 작곡하고 노래까지 부른 주제가와 삽입곡들도 훌륭했다.
특히 주제가 'Goodbye Days'는 멜로디가 자꾸 생각날 정도로 괜찮은 곡이다.

1080p 풀 HD의 1.85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화질이 그저 그렇다.

과거에 국내 출시된 시원치 않은 화질의 DVD 타이틀 보다는 나아졌지만 바랜듯한 색감과 일본 타이틀 특유의 뿌연 느낌이 여전하다.


더러 플리커링이 보이고 샤프니스 또한 떨어진다.
DTS HD MA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주로 전방에 소리가 집중돼 서라운드 효과가 두드러지지 않는다.

부록으로 제작과정, 주연배우인 유이와 츠카모토 타가시, 코이즈미 노리히로 감독의 인터뷰, 예고편 등이 한글자막과 함께 들어 있다.

예전 DVD 타이틀에 들어 있던 삭제장면이 제외돼 부록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주인공 카오루를 연기한 유이는 원래 가수다. 2005년 싱글 앨범인 'Feel My Soul'로 데뷔. 1987년생으로 처음이자 아직까지 유일한 영화출연작인 이 작품 촬영때 18세였다.

인연의 시작인 버스정류장 장면은 일본 히라도의 센리가하마에 있는 버스정류장에서 촬영.

주인공 카오루(유이)는 햇볕을 보면 안되는 자외선 알러지인 XP, 즉 색소성 건피증이라는 희귀질환을 앓는 불치병 환자다.

XP는 햇볕을 보면 피부 악성종양이 생기고 대뇌가 위축돼 몸을 잘 못움직이며 결국 전신마비에 이르러 사망한다. DNA 재생요소가 부족해 생기는 이 병은 초기 진단 및 치료방법이 없어서 햇볕을 피하는 수 밖에 없다.

카오루가 밤이면 노래를 하는 곳은 가마쿠라역 서쪽 광장.

카오루가 밤에 시내 공연을 갖는 장면은 요코하마의 비브레 앞에서 촬영.

주제가 'goodbye days'는 유이가 대본을 보고 느낀 감정을 토대로 작곡했다. 카오루의 집은 초후의 닛카츠촬영소에 만든 세트다.

이 영화에서 처음 선보인 신곡 'I remember You'는 유이가 영화 장면을 상상하면서 만든 곡.

이 영화는 감정이 최대한 절제돼 있어 느낌이 따스하다. 코이즈미 감독은 DVD 부록에 실린 인터뷰를 통해 "눈물 쥐어짜는 영화를 만들고 싶지 않았다"며 "영화의 따뜻한 느낌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카오루는 햇볕을 피하기 위해 낮에 우주복 같은 보호복을 입는다. 실제 XP환자들은 희한하게도 최대한 햇볕을 볼 수 있는 언덕 위나 창이 큰 집 등에 산다고 한다. 바닷가장면은 치바 타테야마의 헤이자우라 해안에서 촬영.

카오루가 유작 음반을 녹음하는 녹음실 장면은 메구로 녹음 스튜디오에서 촬영.

고교생으로 나온 츠카모토 타카시는 출연 당시 22세였다. 이 작품은 2005년 출간된 텐카와 아야의 동명소설이 원작이다. 영화 개봉 후 일본TBS에서 TV드라마로 제작했고 뮤지컬로도 각색됐다. 국내에서 막을 올린 뮤지컬은 가수 태연이 주인공을 연기했다.

크로아티아 랩소디
최연진 저
태양의 노래 (풀슬립 넘버링 한정판) : 블루레이
감독 : 코이즈미 노리히로 / 출연 : 유이, 츠카모토 타카시, 아사기 쿠니코, 코야나기 유, 후세 에리,
태양의 노래 S.E (2disc)
감독 : 코이즈미 노리히로 / 출연 : 유이, 츠카모토 타카시, 아사기 쿠니코, 코야나기 유, 후세 에리
예스24 | 애드온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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