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댄스 음악인 디스코는 사실 시대의 아픔을 간직한 장르다. 1970년대 베트남전이 끝난 뒤 미국의 젊은이들은 억눌렸던 욕망의 배출구를 섹스와 디스코에서 찾았다.
그만큼 1970년대 미국의 디스코는 흑인과 게이 등으로 대표되는 언더그라운드 문화였다. 긴 나팔바지에 현란한 색깔의 의상을 뽐내며 심하게 몸을 흔드는 모습은 주류 문화에서 보면 저질이었다.
이런 생각을 가진 미국인들이 의외로 많아 거대한 운동장에 모여 디스코 LP를 부수고 불을 태우기도 했다. 그야말로 현대판 분서갱유 같은 일이 일어난 셈이다.
이 같은 사회적 분위기를 뚫고 태어난 영화가 바로 존 바담 감독의 '토요일 밤의 열기'(Saturday Night Fever, 1977년)다. 실제로 워낙 반 디스코 정서가 사회에 팽배했던지라 제작진은 개봉을 주저했고, 흥행에서 참패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결과는 예상을 뒤엎고 엄청난 흥행으로 이어졌다. 성공의 비결은 젊은이들의 우상으로 떠오른 존 트라볼타(John Travolta)의 뛰어난 춤 솜씨와 비지스(Bee Gees)의 신나고 경쾌한 음악이었다.
유명한 'Stayin' Alive'부터 'Night Fever', 'More Than A Woman' 등 흥겨운 댄스곡과 감미로운 'How Deep Is Your Love'까지 비지스가 부른 주옥같은 노래들이 영화를 수놓는다. 여기에 월터 머피가 전자음악으로 편곡한 '베토벤 교향곡 5번'도 유명하다.
덕분에 1970년대 말 미국에 다시 디스코 열풍이 몰아쳤다. 한 편의 영화가 대중문화의 흐름을 바꾼 셈이다.
이 작품은 춤에 빠진 젊은이를 통해 1970년대 시대적 상황과 인종 차별, 성적 편견 등 사회가 안고 있던 각종 모순들을 드러냈다. 그래서 제임스 딘의 '이유 없는 반항'과 곧잘 비견되는 1970년대 대표적 청춘물로 자리매김했다.
4K 타이틀은 4K와 일반 블루레이 등 2장의 디스크로 구성됐다. 2160p UHD의 1.85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4K 타이틀은 화질이 괜찮은 편이다.
클로즈업의 디테일이 좋고 색상이 선명하다. 다만 원경 등 일부 장면은 촬영 여건상 뿌옇고 입자가 거칠게 보인다.
돌비트루HD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서라운드 효과가 좋다. 소리의 이동성과 방향감이 분명하게 살아 있다.
부록으로 존 바담(John Badham) 감독 음성해설과 제작과정, 삭제 장면 등이 들어 있으며 일부 텍스트 부록을 제외하고 모두 한글 자막을 지원한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