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톤 후쿠아(Antoine Fuqua) 감독의 '트레이닝 데이'(Training Day, 2001년)는 숨은 보석 같은 영화다.
미국 LA경찰 내 마약단속반 소속 경찰관의 하루를 다룬 이 작품은 더없이 진지하면서도 사악한 투캅스 얘기다.
훈장을 15번이나 탄 알론조(덴젤 워싱턴 Denzel Washington) 반장은 새로 배속된 신참 제이크(에단 호크 Ethan Hawke)와 순찰을 나선다.
과연 신참이 마약반에 적합한 인물인 지 알아보는 트레이닝 데이, 즉 신참의 훈련일이다.
잔뜩 기대를 하고 따라나선 제이크는 부패한 알론조의 모습에 혼란을 겪는다.
여기에 알론조는 한술 더 떠서 악마처럼 사악하기까지 하다.
제이크가 부패에 동조하려 하지 않자 그를 위험에 몰아넣을 궁리를 한다.
그때부터 제이크는 야망을 위한 부패의 길과 경관으로서 옳은 길이라는 갈림길에 선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감독의 놀라운 연출력과 배우들의 진지한 연기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후쿠아 감독은 결말에 이를 때까지 점차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연출력으로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든다.
'리플레이스먼트 킬러'를 만든 감독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놀라운 솜씨다.
여기에 덴젤 워싱턴의 연기 변신도 훌륭하다.
'크림슨 타이드' '맨 온 파이어' '아웃 오브 타임' '리멤버 타이탄' 등에서 보여준 그의 모습은 언제나 올바른 정의의 사나이였다.
그러나 이 작품에서는 이를 철저히 배반한다.
그것도 처음부터 확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사악한 인물이 아닐 것이라는 기대감을 끝까지 놓지 않게 만들다가 어느 순간 정체를 드러내며 뒤통수를 후려친다.
그렇지만 속았다는 배신감보다 감탄이 앞선다.
실로 연기변신이란 이런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웅변 같은 연기이기 때문이다.
덕분에 그는 이 작품으로 시드니 포이티어 이후 40년 만에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은 흑인이 됐다.
2.3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타이틀은 화질이 무난하다.
별다른 잡티가 보이지 않고 색상도 잘 살아 있다.
돌비디지털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저음이 박력 있고 서라운드 효과도 좋다.
<DVD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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