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볼 만한 DVD / 블루레이

포레스트 검프(4K 블루레이)

울프팩 2018. 10. 15. 00:00

"이제 난 어떻게 살아야 하나요?"

아들의 물음에 죽어가는 엄마가 대답한다.

 

"그건 누구도 알려줄 수 없단다.

인생은 초콜릿 상자 속 같아서 이번에 집는 초콜릿이 어떤 맛일 지 아무도 몰라."

 

로버트 저멕키스 감독이 만든 영화 '포레스트 검프'(Forrest Gump, 1994년)에서 가장 인상적인 대사였다.

이는 곧 이 영화의 주제와도 일맥 상통한다.

 

영화는 도시 위를 떠가는 깃털로 시작해 운동화에 붙어 있다가 날려가는 깃털로 끝난다.

깃털이 바람에 날려 어딘가로 떠가듯 인생 또한 앞으로 어떻게 변할 지 아무도 모른다는 것을 의미한다.

 

영화 속 댄 중위처럼 열심히 노력하지만 뜻하지 않게 베트남 전쟁에서 부상을 당해 상이군인이 되기도 하고, 그저 여자친구의 "달려" 한마디만 맹목적으로 쫓아서 미식축구 경기장이든 전쟁터든 무조건 미친 듯 뛴 바람에 명성도 얻고 훈장도 받는 포레스트 검프 같이 우연히 잘 풀리는 사람도 있다.

이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허무주의자로 살 수도 있고, 우직하게 한 우물만 팔 수도 있다.

 

물론 영화는 후자에 방점을 찍어서 오히려 평균 이하의 바보가 성공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주인공 포레스트 검프는 바보스러울 정도로 우직한 덕분에 미국 현대사의 주요 사건마다 번번히 등장하며 미국 대통령을 세 번이나 만난다.

 

이런 내용은 황당한 코미디류의 재미를 줄 수는 있어도 현실성이 떨어진다.

그만큼 영화의 내용은 빈 곳이 많고 허술하다.

 

그 빈 곳을 메우는 것이 보는 이를 깜짝 놀라게 만드는 컴퓨터그래픽이다.

극 중 포레스트 검프를 맡은 톰 행크스는 존 F 케네디, 닉슨 대통령과 악수를 나누고 존 레논과 나란히 TV 쇼에 출연해 대담을 한다.

 

오래된 자료 화면에 톰 행크스를 살짝 끼워 넣어 수정한 장면이 어찌나 감쪽 같은 지 보고 있으면 감탄이 절로 나온다.

더불어 주인공이 1960년대 로큰롤 시대부터 현재까지 살아오다보니 시대별 히트곡들이 줄줄이 등장한다.

 

마치 추억의 책장을 넘기듯 예전 히트곡들을 듣는 재미가 쏠쏠하다.

모자라 보이지만 정말 바보인 지 아닌 지 헷갈리는 포레스트 검프를 천연덕스럽게 연기한 톰 행크스의 연기력도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

 

국내 출시된 4K 블루레이 타이틀은 4K와 일반 블루레이 등 2장의 디스크로 구성됐다.

4K 타이틀은 2160p UHD의 2.35 대 1 화면비를 지원한다.

 

화질은 블루레이보다 디테일이 향상돼 아주 좋다.

색감도 화사하다.

 

일반 블루레이 타이틀은 1080p 풀HD의 2.35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데 무난한 화질이다.

고운 입자감이 느껴지는 영상은 더러 플리커링이 보인다.

 

4K 타이틀은 돌비 애트모스 음향을 지원한다.

사방에서 총탄 튀는 소리가 요란하게 울리는 등 서라운드 효과가 좋다.

 

저음도 묵직한 편.

일반 블루레이 타이틀은 DTS HD 5.1 채널을 지원하는데 적당한 서라운드 효과와 둔중한 저음을 들려준다.

 

안타까운 것은 부록이다.

과거 2장짜리 DVD에 있던 음성해설과 제작과정 등의 부록이 모두 사라졌다.

 

또 한글 자막을 보면 지명인 몽고메리를 만트거머리로 번역하는 등 어색한 부분이 있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영화는 깃털로 시작해서 깃털로 끝난다. 인생은 바람에 날리는 깃털 같은 것이라는 의미다.

남부 스타일로 만든 검프의 집은 훗날 영화 '패트리어트'에도 등장한다. 이 작품은 아카데미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 감독상, 작품상 등 6개상을 받았다.

검프의 몸짓을 보고 엘비스 프레슬리가 그의 전매특허 같은 춤을 만들었다는 식으로 미국 현대사의 주요 사건마다 검프가 영향을 미친다.

검프가 미식축구의 영웅이 되는 장면은 이스트 LA 대학 운동장에서 촬영. 관중도 200명의 엑스트라를 찍은 뒤 컴퓨터로 복사해 채워 넣었고 경기장 위층도 컴퓨터로 만들었다.

톰 행크스가 케네디 대통령과 악수하는 장면은 옛날 자료 화면에서 다른 사람을 지우고 그 자리에 컴퓨터로 톰을 넣어 만들었다.

월남전 장면은 미국의 프립아일랜드의 오션크릭 골프장에서 찍었다. 정글 분위기를 내기 위해 야자수 20여그루를 심었다. 빌 머레이, 존 트래볼타, 체비 체이스도 검프 역할을 제의 받았으나 거절했다.

미군 병사들이 적의 포탄을 맞고 날아가는 장면은 인형으로 촬영. 포탄이 터지는 순간 인형을 와이어로 당겼다.

이 작품은 윈스턴 그룸이 1986년에 쓴 동명소설이 원작이다.

중국서 탁구 시합을 하는 장면은 공 없이 촬영한 뒤 컴퓨터로 공을 그려 넣었다. 배우들은 동작을 맞추기 위해 현장에서 메트로놈 소리를 들으며 움직였다. 촬영은 파라마운트 스튜디오에서 했다.

존 레논이 출연했던 딕 카벳 쇼 장면은 실제 딕 카벳이 젊게 분장한 뒤 톰 행크스와 촬영했다. 여기에 과거 딕 카벳쇼 영상에서 존 레논을 따다가 삽입했다.

톰은 젊어보이도록 부분 가발을 붙인 뒤 촬영했고 나이가 들수록 가발을 떼어냈다. 테리 길리엄과 베리 소넨필드는 이 작품의 감독을 거절했다.

'식스센스'의 꼬마 할리 조엘 오스몬드는 이 작품이 영화 데뷔작이다. 캐스팅 디렉터가 피자헛 광고에 나온 그를 보고 섭외했다.

로빈 라이트가 연기한 제니 커란 역할에 조디 포스터, 데미 무어, 니컬 키드먼도 물망에 올랐으나 모두 거절했다.

 
 
크로아티아 랩소디
최연진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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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저메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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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저메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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