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투 더 퓨처'와 '포레스트 검프'를 만든 로버트 제멕키스(Robert Zemeckis) 감독의 '폴라 익스프레스'(The Polar Express, 2004년)는 크리스마스에 잘 어울리는 따뜻한 애니메이션이다.
산타를 믿지 않던 소년이 북극행 기차를 타고 산타의 마을을 다녀온 뒤 성탄절을 믿게 된다는 내용은 1986년에 나온 크리스 반 알스버그의 동화가 원작이다.
내용뿐 아니라 삽화를 직접 그린 원작자 알스버그가 수석 프로듀서로 참여해 원작의 그림을 그대로 살렸다.
이 작품이 따뜻하게 다가오는 것은 익히 알려진 내용보다 그림 때문이다.
원작의 파스텔화를 그대로 살린 것처럼 부드러운 컴퓨터 그래픽은 손그림처럼 따스한 느낌을 준다.
미국에서는 개봉 당시 인물들의 표정을 실사에 가깝게 표현하다 보니 표정이 무섭다는 얘기가 나왔다.
그럼에도 멀리 오로라가 펄럭이는 북극 풍광과 설원, 요정들이 선물을 만드는 산타 마을의 풍경은 가슴을 따뜻하게 만든다.
풍경이나 사물의 표현은 위화감이 들지 않지만 인물들의 얼굴은 당시 컴퓨터 그래픽 기술의 한계 때문에 피부 질감이 자연스럽지 않고 인형처럼 매끈해서 어색하다.
재미있는 것은 톰 행크스(Tom Hanks)의 1인 다역 연기다.
그는 기차 차장부터 주인공 소년, 산타클로스, 기차 위 유령과 소년의 아버지, 심지어 해설까지 6가지 연기를 했다.
기차 차장 얼굴은 행크스의 표정을 살렸으나 나머지 인물들은 그렇지 않아서 그의 목소리를 눈치채기 힘들다.
더불어 컴퓨터 그래픽의 장점을 살린 카메라 움직임이 현란하다.
독수리가 폭포를 따라 곤두박질쳤다가 비상하는 장면과 기차가 롤러코스터처럼 위아래로 높이 솟구치며 질주하는 장면은 아찔하고 짜릿한 속도감이 잘 살아 있다.
영화가 강조하는 것은 믿음, 사랑 같은 크리스마스 정신이다.
동심을 잃은 어른들에게는 들리지 않고 아이들에게만 들리는 산타클로스 썰매의 방울 소리는 잃어버린 크리스마스 정신을 상징한다.
어린 시절 가슴 설레던 성탄절에 대한 추억을 떠오르게 만드는 이 애니메이션은 레이먼드 브릭스의 '스노우맨'과 더불어 성탄절에 강력 추천할 만한 작품이다.
4K 타이틀은 4K와 일반 블루레이 등 2장의 디스크로 구성됐다.
2160p UHD의 2.40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4K 타이틀은 화질이 좋다.
디테일이 우수하며 윤곽선이 깔끔하고 색상 또한 선명하다.
DTS HD MA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서라운드 효과가 뛰어나다.
기차 소리가 요란하게 리어 채널에서 쏟아지며 저음이 묵직하게 울린다.
부록으로 제작과정, 원작자 인터뷰, 음악, 삭제 장면, 조시 그로번이 부른 주제가 설명 등 다양한 내용이 한글 자막과 함께 들어 있다.
다만 부록 중 음악을 설명한 내용에 한글 자막이 아라비아 숫자가 섞여 있는 등 희한한 오자가 있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추천 DVD / 블루레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편제(블루레이) (2) | 2023.02.26 |
---|---|
펄프픽션(4K) (6) | 2022.12.10 |
카사블랑카(4K) (12) | 2022.11.19 |
캐롤(블루레이) (0) | 2022.11.09 |
브람스토커의 드라큐라(4K) (10) | 2022.10.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