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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스테이션5(PS5) 언박싱

울프팩 2020. 11. 14. 21:56

지난 11월 12일 국내에 소니의 가정용 게임기(콘솔) '플레이스테이션 5'(PS5)가 출시됐다.

이번에 출시된 PS5는 두 가지 버전이다.

 

블루레이와 4K UHD 디스크를 이용할 수 있는 스탠더드 버전과 아예 디스크 드라이브가 없어서 온라인으로만 게임을 내려받아 즐길 수 있는 디지털 에디션 2가지다.

가격은 당연히 UHD 디스크 드라이브가 있는 스탠더드 버전이 62만 8,000원으로 디지털 에디션 49만 8,000원보다 비싸다.

 

이 가격은 미국, 일본 등 같은 날 발매한 1차 출시국들에 비해 다소 비싼 편이다.

미국의 경우 스탠더드 버전이 499.99달러, 디지털 에디션이 399.99달러에 나왔다.

 

PS4와 비교하면 4K에 초점을 맞춘 만큼 성능이 향상됐다.

CPU는 AMD의 3.5Ghz 8 코어 젠 2, GPU에 AMD의 10.3 테라플롭 RDNA2를 채택했다.

 

따라서 120hz의 4K 영상과 4320p 8K 영상 출력을 지원한다.

메인 메모리는 16기가 GDDR6램을, 저장장치는 825GB 용량의 SSD를 장착해 입출력 속도를 높였다.

저 위에 에어캡 비닐포장을 둘둘 말아서 종이상자에 넣어 배송됐다.

체중이 불어난 PS5

마침 어제 제품이 배송됐기에 박스를 뜯고 몇 가지 테스트를 해봤다.

인터넷에 먼저 글을 올린 사람들이 박스가 엄청 크다고 호들갑을 떨었길래 대체 얼마나 크길래 그런지 궁금했다.

 

막상 받아보니 호들갑을 떨 정도는 아니고 이전 제품인 PS4 박스보다 약간 컸다.

상자 폭은 오히려 PS4 상자보다 약간 줄었고 높이가 조금 올라갔다.

기존에 갖고 있던 PS4 상자와 비교해 보니 PS5 상자가 많이 크지는 않다.

대신 두께가 PS4 상자보다 두 배 이상 두꺼워졌다.

기기가 참치에 비유되던 PS3처럼 두툼한 형태여서 그런 것 같다.

 

기기 자체도 PS4보다 커지면서 본체 무게만 4.8kg 정도 나간다.

대략 박스 무게까지 포함하면 6kg 정도 될 것 같다.

PS5 상자의 두께가 PS4보다 2배 가까이 두껍다.

PS4 프로의 본체 무게는 3.8kg이었다.

상자는 턴테이블 커버를 열듯 전면 커버가 위로 열리던 PS4 상자와 달리 PS5 상자는 손잡이가 달린 윗 뚜껑을 열면 보이는 종이 상자를 들어낸 뒤 본체를 끄집어내도록 돼 있다.

 

종이 상자에는 매뉴얼과 조종기, HDMI케이블과 전원 케이블, 조종기 연결을 위한 USB-C 타입 케이블, 스탠드 등이 들어 있다.

이를 들어올리면 양 측면에 보호대를 댄 PS5 본체가 들어 있다.

PS5 상자는 손잡이 부분을 위로 열고 본체를 끄집어 내야 한다.

친환경을 의식한 듯 보호대는 스티로폼이 아니라 종이 재질이며 각종 케이블들을 고정한 철끈도 플라스틱이 아닌 종이 재질로 감쌌다.

본체 디자인은 사람마다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그렇게 마음에 드는 디자인이 아니다.

 

실용적이지 못한 디자인

과거 PS3처럼 불룩한데 한 방향으로 불룩한 것이 아니라 물결치듯 곡선 형태로 위아래가 불룩하다.

세웠을 때 전원 등이 들어오는 윗부분이 불룩하고 아랫부분 또한 디스크 드라이브가 달려 있어서 두툼하다.

 

거기에 얇은 흰색 플라스틱 판을 팔 벌린 모양 형태로 붙여 놓았다.

그만큼 실용적이지도 못한 디자인이다.

눕힌 상태의 PS5 전면부. 하단에 UHD 드라이브가 있다.

디자인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엑스박스엑스(XBX)도 마찬가지다.

사각형 기둥처럼 만든 XBX는 윗부분에 구멍을 숭숭 뚫어 놓아서 마치 연탄 화덕을 연상케 한다.

 

XBX는 사각기둥 형태여서 공간 배치가 PS5보다 더 실용적이지 못하다.

세워도 공간을 많이 차지하고 눕히면 영 모양새가 나지 않는다.

 

기존에 갖고 있는 엑스박스원이 깔끔하고 실용적인 디자인이었는데 그에 비하면 XBX는 오히려 많이 후퇴한 디자인이다.

물론 디자인은 사람마다 호불호가 갈리는 만큼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힘들다.

PS5의 하단. 검은 원 부분을 빼낸 뒤 스탠드를 고정시키고 나사로 조이도록 돼 있다. 하단부를 보면 확실히 참치처럼 두툼하다.

우선 이번 PS5는 세우는 것이 유리하도록 디자인됐다.

물론 받침대를 붙여서 눕혀 놓을 수도 있지만 굽이치는 듯한 곡선 형태여서 은근 공간을 차지한다.

 

박스에 아예 세울 수 있도록 작은 원형 스탠드가 들어 있다.

이 스탠드를 본체 하단에 나사로 고정하면 된다.

스탠드를 장착해 세운 PS5의 뒷모습. USB 단자와 랜 포트, HDMI 단자와 전원부가 차례로 배열돼 있다.

스탠드를 부착하지 않으면 본체가 넘어질 것처럼 불안정해 보인다.

세워서 설치할 경우 뒷부분에 열을 내보내는 통풍구와 팬이 있기 때문에 가리지 않도록 뒷공간을 10cm 이상 충분히 띄우는 게 좋다.

 

뒷면에 전원과 HDMI 2.1, USB 단자가 있어서 여기에 각 케이블을 꽂은 뒤 TV 또는 모니터와 연결하면 된다.

조종기는 USB-C타입 케이블을 통해 본체 앞부분 단자에 꽂아서 충전하거나 작동하도록 돼 있다.

 

빠른 충전을 원하면 별도 판매하는 충전기를 사야 한다.

면부에는 디스크 드라이브 바로 위에 전원 버튼과 이젝트 버튼이 나란히 붙어 있다.

조종기와 각종 케이블, 둥그런 스탠드.

편해진 PS4 데이터 이전

전원 버튼을 누르면 바로 세팅이 시작되는데 화면에 보이는 대로 따라 하면 되기 때문에 어렵지 않다.

기본적으로 언어 선택을 하면 자동으로 날짜 세팅이 여기 맞춰 이뤄지기 때문에 따로 하지 않아도 된다.

 

PS4를 갖고 있는 사람들은 화면에 보이는 대로 따라 하면 데이터 이전도 손쉽게 할 수 있다.

데이터 이전은 PS4와 PS5를 동시에 켜놓고 와이파이를 통해 진행한다.

 

각자 보유 게임에 따라 걸리는 시간이 다르겠지만 대략 1시간 정도 걸려서 PS4에 있던 각종 트로피와 저장 게임, 프로필 등이 자동으로 이전됐다.

다만 PS4에 저장된 게임이 디스크 버전이라면 PS5 이전 후에 디스크로 재설치를 해줘야 해서 막상 게임을 하려면 시간이 더 걸린다.

스탠드를 뗀 상태에서 눕혀 놓고 내려다 본 모습.

대폭 달라진 홈 화면

홈 화면이 PS4와 많이 바뀌었다.

기본적으로 프로필과 세팅 기능 등은 오른쪽 상단에 작게 배치했고 왼쪽 위에 게임과 미디어 크게 두 카테고리로 나눠 놓았다.

 

게임은 말 그대로 게임들을 실행하고 저장하는 영역이며 미디어는 넷플릭스, 유튜브 등 미디어 플레이어들을 모아 놓았다.

그만큼 소니에서 PS5를 단순 게임기가 아닌 가정용 엔터테인먼트 허브로 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PS4에서 PS5로 데이터를 옮기는 작업은 와이파이로 이뤄지기 때문에 간단하다.

게임을 설치하는 동안 유튜브 플레이어로 동영상을 봤는데 TV를 보는 것처럼 매끄럽게 재생됐다.

과거 PS4에서 메뉴 맨 오른쪽에 위치했던 전원 끄기와 이용자 전환 등의 기능은 홈 화면에서 조종기의 PS 홈버튼을 한 번 더 누르면 화면 아래쪽에 나타난다.

 

평소 홈 화면에서는 해당 메뉴가 드러나지 않는다.

따라서 여러 번 작동해 봐야 홈 화면 구성에 익숙해질 듯싶다.

아무것도 설치하지 않은 상태의 PS5 홈 화면. 조종기 기능을 익힐 수 있도록 아스트로 플레이룸이라는 게임이 기본으로 들어 있다.

화질이 개선되고 로딩이 빨라진 게임

이후 게임과 블루레이 재생을 해봤다.

기본적으로 PS4 게임은 업스케일을 통해 PS4에서 재생할 때보다 화질이 개선됐다.

 

'마피아 3'의 경우 PS4에서 나타났던 계단 현상(안티 에일리어싱)이 사라졌다.

색감도 더 자연스럽고 지글거림도 사라졌다.

 

희한하게 마피아 3은 PS4에서 나타났던 버튼 버그 현상이 PS5에서는 바로 잡혀 작동한다.

즉 PS4에서는 O와 X가 화면에 보이는 것과 달리 반대로 버튼을 눌러야 했는데 PS5는 화면에 보이는 버튼을 그대로 눌러도 된다.

PS5에서 실행한 PS4 게임 '마피아3'.

로딩 속도는 확실히 빨라졌다.

'피파 20'의 경우 PS4에서 선수 에디터 기능을 불러오거나 이적 시장 허브를 열면 시간이 꽤 걸렸는데 PS5는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고 금방 뜬다.

 

만족스러운 UHD 드라이브

영화 블루레이 타이틀은 물론이고 4K 블루레이 타이틀도 깔끔하게 재생된다.

그만큼 디스크 드라이브 성능은 만족스럽다.

4K UHD 타이틀도 재생이 잘된다.

다만 기기를 세웠을 경우 디스크를 드라이브에 넣을 때 디스크 프린팅 부분이 왼쪽으로 가도록 넣어야 한다.

그렇다 보니 드라이브 윗부분이 간혹 디스크에 걸릴 수 있어서 신경을 써야 한다.

 

반대로 넣어도 디스크가 들어가는데 작동하지 않는다.

소음은 PS4에 비해 많이 줄었다.

 

인터넷에 보면 디스크를 읽을 때 덜덜 거리는 소음이 난다는 글들이 일부 있는데, 아직까지 귀에 거슬릴 정도의 소음을 듣지 못했다.

그만큼 PS4에 비해 많이 조용해졌다.

PS4에 저장된 게임들을 모두 불러왔다. 전부 재생해 보지는 않았지만 마피아3와 피파20은 원활하게 돌아간다.

발열도 심하지 않아

발열량도 2시간 이상 켜놓아 봤는데 PS4보다 뜨겁지 않았다.

같은 시간 PS4를 켜놓으면 뒷부분이 아주 많이 뜨거운데 PS5는 약간 뜨듯한 정도였다.

 

실제로 열이 발산되는 뒷부분에 손을 대보아도 그렇게 뜨거운 느낌이 들지 않는다.

따라서 발열 처리가 훌륭하게 잘 된 것으로 보인다.

 

조종기는 PS4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윗부분 터치 스크린이 다양한 모양을 인식하고 햅틱 기능이 들어 있어서 기울이거나 움직이면 각도를 인식해 여기 맞는 동작이 일어난다.

 

또 조종기에 마이크가 기본 내장돼 있다.

마이크 버튼을 누르면 이를 통해 음성을 전달할 수 있다.

PS5는 디스크 드라이브가 있는 스탠더드 버전과 드라이브가 없는 디지털 에디션 두 가지로 출시됐다.

PS5 게임은 '스파이더맨 마일즈 모랄레스' 얼티밋 에디션을 갖고 있는데 아직 설치하지 않았다.

마나 최적화됐을지 궁금하다.

 

바보같은 유비소프트

정작 실행해 보고 싶은 PS5 게임은 최고로 좋아하는 '어쌔신 크리드'의 최신작인 '어쌔신 크리드 발할라'다.

그런데 황당하게도 유비소프트에서 PS용 '어쌔신 크리드 발할라'의 경우 일본 검열판을 모든 아시아 국가에 동일하게 출시하는 바보 같은 짓을 했다.

 

일본 검열판은 전투 장면을 수정해 사실적이지 못하다.

정작 국내 출시된 엑스박스용과 PC용 '어쌔신 크리드 발할라'는 수정 없는 멀쩡한 판본인데 PS용만 망가진 게임을 내놓아 이만저만 실망스러운 게 아니다.

 

결국 PS5가 나오면 가장 먼저 재생해 보고 싶었던 '어쌔신 크리드 발할라'를 엑스박스용 타이틀로 구입했다.

유비소프트에서 나중에라도 망가진 일본판이 아닌 온전한 '어쌔신 크리드 발할라'를 내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