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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만한 DVD / 블루레이

007 나를 사랑한 스파이

울프팩 2005. 4. 9. 14:11

루이스 길버트(Lewis Gilbert) 감독이 연출한 007 시리즈 10번째 작품 '나를 사랑한 스파이'(The Spy Who Loved Me, 1977년)는 로저 무어(Roger Moore)가 나온 시리즈 가운데 가장 재미있다.
사실상 전편에 이어 이 작품마저 흥행 성적이 좋지 않았다면 로저 무어가 도중 하차했을 수 있다.

다행히 이 작품이 흥행에 성공해 그런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다.
내용은 바다속 비밀기지에 사는 악당이 전세계를 물바다로 만들려고 미국과 소련의 핵잠수함을 탈취하고 이를 되찾는 007의 활약을 그렸다.


주제가 'Nobody Does It Better'는 칼리 사이몬이 불렀다.
사실 이 작품의 성공은 엄밀히 얘기하면 악당 덕이다.


이 작품에는 007 시리즈를 통 털어서 가장 인상깊은 악당 죠스(리처드 킬 Richard Kiel)가 등장한다.
2m가 넘는 거구에 무시무시한 강철이빨을 가진 죠스는 사정없이 상대를 물어뜯어 죽이는 괴물같은 존재다.


어지간해서 죽지도 않는다.
죠스 덕분에 작품의 긴장감이 더해지며 보는 재미도 늘었다.

2.3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타이틀은 화질이 좋지 않다.
오래된 작품인 만큼 지글거리고 입자도 거칠다.


음향은 시리즈 중 처음으로 돌비디지털 5.1 채널을 지원, 서라운드 효과를 들려준다.
<DVD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영화는 화끈한 스턴트로 시작된다. 007이 악당들을 피해 높은 절벽에서 스키를 타고 점프해 떨어지다가 낙하산을 펴는 장면이 아찔하다.
수중에서 솟아오르는 악당의 비밀기지는 유명 프로덕션 디자이너 켄 아담의 작품. 그는 '썬더볼' '골드핑거' '문레이커' 등 다수의 007 시리즈에 참여해 아카데미 프로덕션 디자인상을 받았다.
007과 협력하는 구 소련 스파이 안나 소령을 연기한 바바라 바흐. 그는 나중에 비틀즈 멤버 링고 스타와 결혼해 화제가 됐다.
이 작품 최고의 공신 악당 죠스. 쇠사슬도 이빨로 물어 끊은 죠스 역은 리차드 킬이 연기.
악당 부하 나오미를 맡은 캐롤라인 먼로는 각종 광고로 유명한 모델 출신.
물 속에서 잠수함으로 변신하는 본드카는 로터스 에스프리를 개조했다.
미국, 소련의 잠수함을 집어 삼키는 악당의 거대 유조선.
아주 웃겼던 장면. 강철이빨의 죠스는 어이없게도 007이 조종한 대형 전자석에 들러붙어 식인상어가 우글대는 바다 속으로 추락한다. 그래도 그는 죽지않는 강인한 생명력을 과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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