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가위나 김기덕 감독은 다른 감독의 작품들보다 그들의 전작들과 종종 비교되는 감독들이다.
그만큼 다른 감독들과 비교하기 힘든 독특한 색깔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왕가위의 최근작 '2046'(2004년)도 마찬가지다.
엇갈린 사랑의 운명을 얘기하는 이 작품은 흔히 '화양연화'의 후속편으로 알려졌다.
정작 왕감독은 "화양연화의 에피소드를 포함하고 있을 뿐 후속편은 아니다"라고 설명했지만 화면 곳곳에 '화양연화' 분위기가 강하게 남아있다.
그러나 장고 끝에 악수둔다고, 5년 동안 홍콩, 중국, 태국, 마카오 등을 돌며 만든 이 작품은 산만한 구성 탓에 '화양연화'만큼 안타까운 사랑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지는 못했다.
국내의 경우 2004년 10월에 2주동안 개봉했으나 관객 동원 14만6,000명에 그쳤다.
그렇지만 왕감독과 크리스토퍼 도일 촬영감독이 빚은 영상은 더 할 수 없이 멋있다.
그의 영상은 탁월한 감각으로 옷 잘 입는 사람의 세련된 패션을 보는 듯하다.
스타일리시한 영상에 관심이 있다면 그의 작품은 좋은 교과서가 될 듯 싶다.
블루레이 타이틀 뒷표지에는 1.78 대 1로 표시됐지만, 실제 내용물은 1080p 풀HD의 2.35 대 1 와이드스크린을 지원한다.
원래 이 작품은 왕가위 감독이 와이드스크린 포맷과 애너모픽 렌즈를 처음 사용한 작품이어서 2.35 대 1 포맷이 맞다.
화질은 DVD 타이틀보다는 좋지만 블루레이 타이틀 치고는 아쉬움이 남는다.
윤곽선이 보이고 미세한 지글거림이 나타난다.
특히 DLP 프로젝터에서는 상관없지만 PC모니터로 보면 지글거림이 심하게 나타나고 플리커링도 보인다.
과거 국내에 출시된 3장짜리 DVD LE판은 일부 장면에서 한글자막 설정을 하면 하얗게 변하는 오류가 있었는데, 다행히 블루레이 타이틀은 그런 오류가 없다.
음향은 DTS-HD 5.1 채널을 지원하며 가슴 저린 시게루 우메바야시의 음악을 서라운드 채널로 잘 전달한다.
부록은 전혀 없다.
DVD LE 판에 수록된 제작과정이라도 넣어줬으면 좋았을텐데 아쉽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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