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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강철중 공공의 적 1-1

울프팩 2008. 7. 13. 17:15
강우석 감독의 '강철중 공공의 적 1-1'(2008년)은 제목이 말해주듯 1편의 아류작이다.
'공공의 적 3'가 아닌 굳이 '공공의 적 1-1'을 고집한 이유는 1편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겠다는 강 감독의 의지다.

워낙 2편이 형사에서 검사로 비약하는 등 뜬금없이 주인공의 설정이 바뀌면서 이야기 방향 또한 크게 달랐기 때문.
그만큼 2편은 좌충우돌 막무가내 형사인 강철중의 캐릭터를 잘 살리지 못하고 흥행 실패작이 돼버렸다.

결국 강 감독이 1편으로 회귀할 수 밖에 없는 것은 자연스런 귀결이다.
이를 반영하듯 강철중은 강동서 강력반으로 돌아왔고, 강신일이 연기한 반장, 1편의 산수 캐릭터를 연기한 이문식, 칼잡이 유해진 등 조연 캐릭터들까지 그대로 살아났다.

아쉬운 것은 1편만큼 이야기의 임팩트가 강하지 못하다는 점.
1편의 캐릭터를 그대로 이어가야 하는 속편들의 운명이기도 하다.

장진 감독이 썼다는 대본은 장진 특유의 소소한 유머에 집착한다.
1편처럼 대박이 터지는 웃음 대신 관계와 관계 사이에 빚어지는 잔잔한 웃음에 초점을 맞추었다.

이쯤되면 대박은 아니어도 소박 정도는 될 듯.
그러나 1편만큼 큰 웃음을 기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악역 또한 아쉬움이 남는다.
이성재가 연기한 1편의 악역은 워낙 잔혹하고 정줄데 없이 미운 캐릭터여서 강철중의 옹고집이 대비되며 더욱 빛을 발했다.

그러나 정재영이 연기한 이번 작품의 악역은 은연중 인간적 연민이 묻어난다.
정재영이라는 배우의 특성이기도 하지만 악당을 바라보는 장진 감독의 시각이기도 하다.
어떤 점에서는 단순 스테레오 타입에서 벗어난 사실적인 캐릭터라고 할 수도 있지만 그만큼 강철중이 날뛸 운신의 폭을 좁히는 역효과가 발생하기도 한다.

그런 점에서 이번 작품은 '1-1'이라는 제목 그대로 만큼의 웃음과 재미를 담고 있다.
강철중 캐릭터를 시리즈로 이어 가려면 1편에서 보여준 선과 악의 극명한 대조 속에 허를 찌르는 웃음으로 이어지는 기발함을 살려야 할 것이다.
강 감독의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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