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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추천 DVD / 블루레이

게드전기

울프팩 2008. 1. 11. 23:08

'게드전기'(Tales from Earthsea, 2006년)는 지브리 스튜디오사에 굉장히 중요한 작품이다.
미야자키 하야오, 다카하타 이사오 등 나이를 먹어가는 지브리 스튜디오의 양대 산맥을 대신할 2세대 감독에 대한 심판대 역할을 한 작품이기 때문이다.

이 작품을 감독한 인물은 미야자키 고로.
미야자카 하야오 감독의 장남이다.

올해 42세이니 그 역시 결코 적은 나이는 아니다.
뒤늦게 도시 디자이너에서 애니메이션 감독으로 변신한 그는 세계 3대 판타지 소설로 꼽히는 어슐러 K 르 귄의 '어스시의 마법사' 시리즈를 감독 데뷔작으로 선택했다.
고대 마법의 세계에서 영원한 삶을 꿈꾸는 악한 마법사에 맞서 싸우는 선한 마법사의 이야기가 주된 내용이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아들이라길래 기대를 가졌으나 의외로 실망했다.
지브리 예전 작품들에 비하면 크게 떨어지는 작화와 부족한 구성력 등은 위대한 애니메이션 감독인 아버지를 더욱 생각나게 만들었다.

더불어 향후 지브리 스튜디오의 미래를 걱정스럽게 만든다.
물론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겠지만 아무리 좋게봐야 TV시리즈물 수준이어서 절로 걱정이 된다.
일본에서도 흥행에 성공하지 못했다고 한다.

16 대 9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영상은 평범한 화질이다.
잡티하나 없이 깨끗한 영상을 자랑하지만 워낙 그림의 디테일이 떨어져 그다지 좋아보이지 않는다.

일본어 돌비디지털 5.1 EX를 지원하는 음향은 서라운드 효과가 요란하다.
리어 활용도가 높아서 소리의 이동성과 방향감이 좋고 음량 또한 크다.
언제나 그렇듯, 2장의 디스크로 구성됐지만 부록은 별로 볼 게 없다.

<파워DVD로 순간포착한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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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1960년대 미국 여성 작가 어슐러 K. 르 귄(Ursula K. Le Guin)이 쓴 판타지 소설 '어스시의 마법사' 시리즈 가운데 3권 '머나먼 바닷가'와 4권 '테하누'를 각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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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인 손그림이기는 하지만 지브리 초창기 습작을 보는 것처럼 선과 색감이 그다지 깨끗하지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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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스시의 마법사' 시리즈는 일본에서 '게드전기'라는 제목으로 번역돼 출간됐다. 미야자키 고로 감독은 그중 3, 4권을 선택했는데 왜 하필 1, 2권도 아닌 3, 4권을 골랐는 지 이해가 안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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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시리즈의 1, 2권을 읽지 않았다면 작품의 배경을 이해하기 쉽지 않다. 그만큼 위험부담인 3, 4권을 선택한 고로 감독의 결정이 의아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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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물인 '미래소년 코난' 시리즈나 '천공의 성 라퓨타'처럼 지브리 작품 특유의 둥근 선이 살아있는 캐릭터들은 여전하다. 지브리 전통을 살린 측면이 있지만 변화를 위해 틀을 깨지는 못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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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제목인 게드는 주인공 소년을 돕는 마법사의 본명이다. 그의 별명은 일본어로 새매를 뜻하는 하이타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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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은 원작과 다른 부분이 많다. 원작은 우선 어스시가 섬이다 보니 바다에서 일어나는 일이 많다. 그러나 고로 감독은 대부분 육지에서 벌어지는 일로 바꿔 놓았다. 그 바람에 바다의 노예선도 마차로 바뀌었다. 아무래도 스케일이 큰 그림을 그려야 하는 부담 때문인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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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등장하는 잔혹한 장면. 이 장면을 보면 일부러 그랬는 지 모르겠지만 피 색깔 등 색감이 전체적으로 탁하다. 그래서 전체적으로 작품이 가라앉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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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카 하야오 감독이 아들의 감독 데뷔를 극구 반대했다고 하는데, 그 이유가 궁금하다. 실력을 못믿어서일까, 아들의 장래를 위해서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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