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영화

굿모닝 프레지던트

울프팩 2009. 10. 25. 23:45
참 실없다.

대통령이 복권 1등에 당첨되자 기절을 한다.
당첨되면 기부하겠다는 공언이 생각나 또 기절을 한다.

누구는 대통령에게 달려가 아버지를 위해 신장 한 쪽을 달라고 떼를 쓴다.
그런가하면 무엇하나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없는 대통령의 반려자는 공식 석상에서 이혼을 선언한다.

그렇지 않아도 바쁜 대통령에게 실없는 일들만 잔뜩 일어난다.
이쯤되면 즐거운 웃음이 아니라 어이없는 실소가 쏟아진다.

'기막힌 사내들' '아는 여자' '간첩 리철진' 등 허를 찌르는 기발한 웃음을 선사하던 장진 감독의 '굿모닝 프레지던트'는 기대를 여지없이 무너뜨린 작품이다.
세 명의 대통령이 벌이는 이야기는 아이들의 실없는 농담처럼 황당하고 허망하다.
너무나도 현실을 외면한 꿈 같은 이야기, 그마저도 기분 좋은 꿈이 아닌, 번잡스럽고 부산하기만 한 꿈이다.

이 작품을 보면 장진 감독은 세상을 너무 나이브하게 보고 있는게 아닌가 싶다.
그가 바라는 것처럼 여유롭고 낭만적인 대통령이 나오기에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그래서 그런지 그가 이상처럼 꿈 꾼 세 명의 대통령은 관객들을 즐겁고 기쁘게 해주지 못한다.
오히려 객석 여기저기서 하품이 터져 나오게 만든다.

간간이 나오는 대사들을 보면 말년을 평화롭게 보낼 수 없는 우리 대통령들의 비극을 위무하고, 그런 대통령들을 가질 수 밖에 없었던 비운의 국민들을 위로하기 위해 만든 작품처럼 보인다.
그런데 이왕 그런 작품을 만들 작정이었다면, 아예 넘어지고 자빠지는 요절복통 코미디를 만들거나 아니면 제대로 공부를 하고 진지하게 만들었다면 차라리 나았을 것 같다.
장동건, 이순재, 고두심 등 기라성 같은 배우들을 데려다가 저 정도 작품 밖에 못만들다니, 여러모로 아쉽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간첩 리철진
유오성 출연/장진 감독
킬러들의 수다 (2Disc)
신현준 출연/신하균 출연/장진 감독/정진영 출연/원빈 출연
박수칠 때 떠나라
신하균 출연/차승원 출연/장진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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