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볼 만한 DVD / 블루레이

나를 책임져 알피

울프팩 2005. 4. 29. 21:08

찰스 샤이어(Charles Shyer) 감독의 리메이크작 '나를 책임져, 알피'(Alfie, 2004년)는 패션잡지를 뜯어놓은 것처럼 영상이 현란한 영화다.
루이스 길버트(Lewis Gilbert) 감독이 마이클 케인(Michael Caine)을 주연으로 기용해 1966년에 만든 '알피'를 다시 제작한 이 작품은 원작과 차별화를 위해 스토리보다 볼거리에 중점을 뒀다.

따라서 이야기는 원작과 거의 같지만 배우나 컬러풀한 영상 등이 월등하게 뛰어나다.
내용은 뉴욕에서 리무진 운전기사로 살아가는 바람둥이 청년 알피(주드 로 Jude Law)가 여러 여자를 전전하다 홀로 남은 뒤 진정한 사랑과 삶의 의미에 대해 깨닫는 이야기다.

원작이 나온 1966년 당시에 여러 여자를 전전하며 임신까지 시키고 차버리는 내용이 파격적이었지만 요즘은 이보다 더한 일이 많으니 그다지 충격적일 것은 없다.
그래서 샤이어 감독이 볼거리로 승부를 걸었다.

주드 로, 마리사 토메이(Marisa Tome), 시에나 밀러(Sienna Miller), 수잔 서랜든(Susan Sarandon) 등 선남선녀를 비롯해 분할화면 등 각종 테크닉을 도입하고 미술에 공을 들인 알록달록한 영상은 마치 패션잡지 화보나 광고처럼 눈을 어지럽게 만든다.
1.8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타이틀은 괜찮은 영상이다.

다소 입자가 거칠어 필름 느낌이 강한 화질은 현란한 색감을 그대로 옮겨 놓았다.
여기에 돌비디지털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믹 재거의 노래들을 서라운드로 재현해 분위기 있는 와인 바에 앉아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DVD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샤이어 감독은 길거리 낙서, 광고판, 간판 등을 적절하게 활용해 감각적 영상을 만들었다.
낙서나 간판, 광고 등은 인물들의 감정을 나타내는 도구 역할을 한다.
분홍 셔츠를 즐겨 입고 예쁜 스쿠터를 타고 출근하는 신세대 바람둥이 알피를 연기한 주드 로.
TV시리즈 '알리 맥빌'에서 알리의 비서로 나오는 제인 크라코우스키도 알피의 여자로 출연.
친구의 애인 니아 롱과 바람을 피우는 알피. 둘 다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는다.
알피와 스쳐 지나가는 여교사로 나온 데보라는 샤이어 감독의 아내다.
연극처럼 알피가 카메라를 쳐다보며 방백을 하는 점이 특징. 주드 로의 오스왈드 보텡 양복, 조니 샤퐁의 헤어 스타일 등은 모두 의상담당 비에트릭스 파르터가 연출했다.
색이 서서히 변하거나 단색 느낌으로 변하는 것은 디지털 컬러타이밍 기법으로 만들었다.
알피의 여인으로 나온 시에나 밀러는 실제 주드 로의 애인.
감독이 구사한 다중화면과 몽타주 기법은 노만 주이슨 감독, 스티브 맥퀸 주연의 '토마스 크라운 어페어'에서 영향을 받았다.
감탄이 절로 나오는 이 장면은 영국 리버풀 외곽 해변에서 촬영.
알피가 처음으로 여자를 위해 준비한 꽃은 세계적인 플로리스트 제인 파커의 작품.
이 작품은 감각적 영상으로 잡아낸 경치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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