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영화

더 코브 : 슬픈 돌고래의 진실

울프팩 2009. 11. 6. 19:59

영화를 질감으로 표현하면 루이 시호요스 감독의 다큐멘터리 '더 코브 : 슬픈 돌고래의 진실'(The Cove, 2009년)은 걸쭉하다.
온통 바다를 뒤덮은 시뻘건 피는 마치 양동이에 담아 놓은 선지같다.

옛날, 시골에서 소나 돼지를 잡으면 피를 따로 받아 양동이에 담아 놓는다.
어린 시절, 비릿한 내음과 함께 따끈한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걸쭉한 피는 참으로 충격적이었다.

이 다큐멘터리도 그 못지 않게 충격적이다.
일본 타이지라는 마을에서 연간 2만3,000마리의 돌고래를 학살하는 내용이다.
이 마을 사람들은 돌고래 일부를 사로잡아 비싼 값에 전 세계 해양 수족관 등에 팔고, 나머지는 학살해 식용으로 돌고래 고기를 판매한다.

누가 돌고래 고기를 먹을까.
어디에도 파는 곳이 없는데.

답은 의외로 간단하게 풀렸다.
돌고래를 고래고기로 포장해 팔아 먹는 것.
포경이 제한적인데도 불구하고 식용 고래고기가 버젓이 일본내 마트에서 팔릴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고래고기로 둔갑한 돌고래였다.

그렇게 팔리는 돌고래 고기에는 기준치의 수십, 수백배를 초과하는 치명적인 수은이 들어있다.
한마디로 독약을 먹는 셈이다.

다큐멘터리 제작팀은 이처럼 타이지라는 마을에서 사람들 몰래 벌어지는 끔찍한 사건의 진실을 파헤쳤다.
촬영 과정의 험난함과 인간의 야만성을 함께 고발한 작품은 충격적이면서도 놀라운 사실들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모건 스펄록의 '슈퍼 사이즈 미' 마이클 무어의 '볼링 포 콜럼바인' '식코'처럼 관객에게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다만 구성이 좀 더 깔끔했더라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든다.
왔다갔다 산만하게 전개되는 이야기가 작품의 응집력을 떨어트린다.

이 작품을 보고 나니, 돌고래 뿐 아니라 참치 회 등도 되도록 적게 먹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작품 속에서 바다 생물 가운데 포식자일 수록 수은이 더 많이 쌓인다고 한다.
점점 세상이 먹고 살기 힘들어진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화씨 911
마이클 무어 감독
볼링 포 콜럼바인 SE (2Disc)
마이클 무어 감독
식코 SE (마이클 무어 다큐)
마이클 무어
예스24 | 애드온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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