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영화

마더

울프팩 2009. 6. 1. 00:51
모성은 위대하다.
자식을 위해서라면 목숨을 거는 일도 마다 않는다.

그래서 때로는 투사가 되기도 하고, 때로는 악마가 되기도 한다.
봉준호 감독의 '마더'는 그 위대하고도 무서운 모성을 다루고 있다.

바보 취급을 받는 아들(원빈)이 어느날 우연히 살인사건 용의자로 경찰에 잡혀가면서 엄마(김혜자)의 고난은 시작된다.
아무도 아들 편을 들어주는 사람이 없는 세상에서, 엄마는 아들의 결백을 밝히기 위해 외롭고 힘든 싸움을 한다.

엄마가 상대해야 할 적은 세상의 벽이다.
사람들의 편견과 공권력이 쌓아올린 벽은 개인이 상대하기에는 힘에 부칠만큼 벅차다.

'살인의 추억'과 '괴물'에서 그랬듯 '무대뽀' 정신으로 일관하는 공권력은 무자비한 것은 물론이고 우둔하기 까지 하다.
그 앞에 선 개인은 한 없이 무력하다.
그렇기에 엄마의 힘든 싸움은 더더욱 흥미진진하다.

봉 감독은 흡입력있는 이야기와 탄탄한 연출, 빼어난 영상으로 시종일관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
미스테리 플롯은 서양의 추리물 못지 않으며, 깊이감이 느껴지는 와이드 영상은 감탄이 절로 나온다.

특히 막판 1분여 장면들은 이 작품을 명작으로 꼽기에 손색이 없을 만큼 훌륭하다.
'역시 봉준호'라는 찬사가 절로 나오게 만드는 이 작품은 진일보한 봉준호의 역량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게 해준다.
개인적으로는 박찬욱 감독의 '박쥐'가 남긴 아쉬움을 충분히 채우고도 남는 수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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