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볼 만한 DVD / 블루레이

무간도2 혼돈의 시대

울프팩 2005. 3. 29. 13:02

'무간도'의 속편 '무간도 2 혼돈의 시대'(無間道 II, 2003년)는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대부 2'처럼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는 프리퀄 형식을 택했다.
이미 '무간도' 제작 전부터 '무간도 2'를 구상한 마이자우후위(麥兆輝) 감독은 주인공들이 경찰과 삼합회에 스파이로 몸을 담게 된 사연과 경찰을 대표하는 황국장(황치우셩 黃秋生)과 삼합회 두목 한침(쩡즈웨이 曾志偉)이 악연으로 얽힌 이유 등 인물들의 인연에 초점을 맞췄다.

홍콩에서는 전편 못지않은 성공을 거두었으나 국내에서는 류더화(劉德華), 양조위 대신 이들의 유년시절을 천관시(陳冠希), 위원러(余文樂) 등 상대적으로 인지도 낮은 신세대 스타들이 연기하는 바람에 전편만큼 흥행하지 못했다.
비록 유명 스타의 부재로 국내에서 큰 환영을 못 받았지만 '무간도 2' 역시 드라마투르기면에서 전편 못지않게 잘 짜인 작품이다.

다만 '대부 2'와 비슷한 스토리라인이 흠이다.
반면 '무간도 3 종극무간'은 굳이 만들지 않았어도 좋았을 만한 사족 같은 작품이다.

1편의 사건을 겪고 나서 정체성에 혼란을 느끼는 류더화에 초점을 맞춘 이 작품은 심리물에 가깝다.
빈약한 이야기를 보완하고자 리밍(黎明)과 '영웅'에 출연한 천따오밍(陈道明)까지 끌어들이며 흥행을 노린 화려한 스타 시스템에 의존하고 있다.

2.3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타이틀은 화질이 1편보다 떨어진다.
밤이나 실내 장면이 뿌연 편이며 암부 디테일도 1편에 비해 부족하다.

3편은 3부작 가운데 화질이 가장 안 좋다.
마치 작품 완성도에 비례하듯 화질이 점차 안 좋아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DTS를 지원하는 음향은 2, 3편 모두 훌륭하다.
미세한 생활 소음 등 전체적 음의 정보량이 풍부해 서라운드 효과가 잘 살아난다.

아쉬운 것은 부록 디스크.
각 편마다 별도 제공된 부록디스크에 스토리, 제작과정, 예고편, 배우 및 감독 소개, 갤러리 등이 들어 있는데 기대보다 내용이 빈약하다.

본편에 포함해도 될 만한 분량을 디스크 숫자를 늘리려고 따로 뽑은 듯한 인상이다.
<DVD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양조위의 젊은 시절을 연기한 여문락. 길거리에서 캐스팅돼 모델로 연예계에 입문했다.
유덕화의 젊은 날을 연기한 진관희. 홍콩에서는 CF로 얼굴이 알려진 스타로, 여문락과 함께 유위강 감독의 공개 오디션을 통해 이번 작품에 발탁됐다. 그는 2008년 장백지 등 12명의 유명 여배우들과 찍은 성행위 사진이 대량 유출돼 홍콩 영화계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새로운 두목에게 차례로 살해되는 중간 보스들은 배우가 아니라 황악태, 방평, 오지군, 진덕림 등 모두 대만과 홍콩의 노장 감독들이다.
2편은 1편과 달리 필름 전체를 컴퓨터에 저장한 후 디지털로 색보정을 하는 디지털인터미디어트(DI) 작업을 거쳤다. 그럼에도 DVD 화질은 별로 좋지 않다.
삼합회 두목이 암살당한 후 큰아들이 조직을 맡아 반기를 들만한 중간 보스들을 차례로 제거하는 내용은 '대부'를 연상케 한다.
사람의 인연이 얼마나 질기고 기구한지 잘 보여주는 황추생과 증지위. 경찰과 삼합회 중간보스인 두 사람이 친구에서 원수로 변한 사연이 나온다.
이번 작품에서 가장 돋보인 배우 오진우. 그는 냉철하고 비열한 삼합회 두목 예영효를 훌륭하게 연기했다.

'볼 만한 DVD / 블루레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배틀 오브 브리튼  (2) 2005.04.03
내 머리속의 지우개  (2) 2005.04.01
무간도(트릴로지 박스세트)  (3) 2005.03.27
월드 오브 투모로우  (2) 2005.03.26
브룩클린으로 가는 마지막 비상구  (3) 2005.0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