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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 곽원갑

울프팩 2006. 6. 8. 08:22

곽원갑은 1868년부터 1910년까지 중국에 실존했던 무도인이다.
집안 대대로 내려오던 무예인 곽가권을 익힌 그는 "나라가 강해지려면 국민들이 무술을 익혀야 한다"는 생각에 각기 흩어져 있던 무예 파벌을 규합해 정무체조회를 만든다.

이를 고깝게 여긴 일본의 무술인 10명이 찾아와 도전장을 내밀었다가 곽원갑에게 패한다.
여기 앙심을 품은 일본인들은 그를 대접한다는 명분으로 독을 탄 음식을 먹여 독살한다.
그의 나이 42세였다.

우인태 감독이 만든 '무인 곽원갑'(Fearless, 2006년)은 실존인물인 곽원갑을 주인공으로 만든 무협영화지만 사실과 많은 부분이 다르다.
주인공 이름과 몇 가지 사실만 빌려왔을 뿐 영화의 하이라이트인 초반과 막판 대결 등은 모두 만든 이야기다.

하지만 역사 영화가 아닌 만큼 사실은 중요하지 않다.
어차피 '황비홍' '정무문' '방세옥' 등 이연걸의 전작들처럼 그의 액션이 목적이기 때문이다.

이연걸은 전작들 못지 않은 화려한 무술로 보는 이를 실망시키지 않는다.
다만 무술에 지나치게 초점을 맞춰서 드라마의 완성도가 떨어지는 것이 흠이다.
어떻게 곽원갑이 곽가권을 전수받았으며, 왜 정무체조회를 구성했는 지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

또 '황비홍' '방세옥' 등 중국 영웅들에 초점을 맞춘 이연걸의 과거 작품들과 같은 구조를 갖고 있어서 식상함을 준다는 점도 약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시 이연걸"이라는 감탄사가 나올 만큼 그의 무술솜씨는 탁월하다.

16 대 9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영상은 화질이 괜찮다.
클로즈업은 맑고 선명하며 색감도 부드럽다.

DTS를 지원하는 음향은 서라운드 효과가 탁월하다.
봉이 바람을 가르는 소리를 들어보면 소리의 이동성과 방향감이 뚜렷하며 칼과 칼이 부딪칠 때 울리는 쇳소리는 이가 시릴 만큼 명징하다.

아쉬운 것은 짧은 인터뷰와 제작과정이 전부인 단촐한 부록이다.
곽원갑에 대한 인물자료를 넣어놓았더라면 작품 배경 이해에 도움이 됐을것이라는 생각이다.

<파워 DVD 캡처 샷>

영화는 곽원갑이 중국을 무시한 서양의 무술 고수들과 대결을 벌이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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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나이로 44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이연걸의 무술 솜씨는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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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진 최고의 무술 고수가 되겠다는 일념으로 곽원갑이 다른 고수들과 대결을 벌이는 장면. 뒷배경 등은 CG를 사용. 이제 중국 영화도 CG 분량이 꽤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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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의 뼈를 부러뜨리는 일부 장면은 생생한 사운드가 더욱 끔찍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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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는 곽원갑이 다른 무술 고수를 대결끝에 죽게만들면서 모든 것을 버리고 떠나는 것으로 묘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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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아와 중국을 모욕한 서양인들과 대결을 벌이는 곽원갑. 마치 이종격투기를 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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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원갑이 만든 정무체조회. 이소룡의 영화로 유명한 '정무문'의 모태가 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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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판 일본의 무술 고수와 대결을 벌이는 곽원갑. 일본인 검객은 '지금 만나러 갑니다'의 나카무라 시도가 연기. 중국의 국수주의적인 요소가 강하게 느껴지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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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휴식 시간에 독을 탄 차를 마신 곽원갑이 대결을 펼치는 와중에 죽어가는 것으로 드라마틱하게 묘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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