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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추천 DVD / 블루레이

미스터 빈의 홀리데이

울프팩 2007. 11. 9. 11:25
로완 앳킨슨이 창조한 미스터 빈은 코미디 분야에서 손꼽을 만한 성공적인 캐릭터다.
1990~95년 영국 BBC에서 TV시리즈로 방영한 '미스터 빈'은 폭발적인 인기를 끌어 애니메이션과 영화 '빈'으로 재탄생했다.

스티브 벤디랙 감독이 만든 '미스터 빈의 홀리데이' 역시 그 연장선 상에 있는 작품이다.
우연히 프랑스 여행상품권에 당첨된 빈이 말이 안통하는 프랑스로 여행을 떠나면서 벌어지는 각종 소동을 그렸다.

영화는 여정을 함께하는 소년과 단역 여배우가 동행하면서 로드 무비의 형식을 띤다.
소년과 여자가 함께 한다는 점에서 '키드' '라임라이트' 등 찰리 채플린의 작품을 떠올리게 만든다.

아닌게 아니라 로완 앳킨슨의 코미디는 말보다는 행동과 표정으로 웃기는 무성 영화의 특성을 갖고 있다.
즉 스크류볼보다는 슬랩스틱에 가까운 편이다.

그렇다고 과장된 액션을 강조한 슬랩스틱으로 보기에는 액션의 동작이 크지 않다.
그 점이 찰리 채플린의 전통적인 코미디와 로완 앳킨슨을 가로지르는 경계이자 차이점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이 영화는 로완 앳킨슨의 특성을 잘 살렸다.
그렇지만 길게 늘어지는 이야기는 보는 사람의 인내심을 요구한다.

차라리 TV시리즈처럼 20분 안팎의 이야기로 짧게 끊어서 3, 4편의 옴니버스로 만들었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무래도 로완 앳킨슨의 장기는 짧은 이야기 속에 허를 찌르는 행동으로 급작스레 웃음을 터뜨리는데 있기 때문이다.

결국 그의 코미디는 짧고 강한 펀치여서 2시간 가까이 장시간 주먹을 휘두르기에는 무리가 있다.
커다란 코미디를 기대하기보다는 빈의 귀환을 반기는 정도로 만족할 만한 작품이다.

1.8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영상은 화질이 평범하다.
윤곽선이 예리하지 못하기 때문.
잡티, 스크래치는 전혀 없으며 색감이 무난하다.

돌비디지털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도 서라운드 효과가 두드러지지 않는다.
부록으로 삭제장면, 제작과정 등이 한글 자막과 함께 들어 있다.

<파워DVD로 순간포착한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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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이 돌아왔다. 1990년대 TV 시리즈 '빈'으로 인기 정상에 오른 로완 앳킨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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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빈이 프랑스 여행을 떠나는 내용. 여행지를 프랑스로 선택한 이유는 빈을 말이 통하지 않는 환경에 집어넣어 표정과 동작 연기에 강한 로완 앳킨슨의 연기도 살리고 웃음을 유발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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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로맨틱 코미디 시리즈에 강한 영국 워킹타이틀 사에서 제작. 이 작품을 기획한 리차드 커티스는 로완 앳킨슨의 옥스포드 대학 동창생으로 TV시리즈 '미스터 빈'을 비롯해 '러브 액추얼리' '네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 등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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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완 앳킨슨은 지금은 희극 배우로 유명하지만 원래 세익스피어 정극 배우 출신이다. 그의 대사를 들어볼 기회가 많지 않지만 다른 영화에서 그의 대사를 들어보면 정극 배우답게 발성이 좋다. 그는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하고 어린 시절부터 친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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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플린의 '키드'처럼 소년과 떠돌이의 여행을 연상케 하는 이 장면은 멜론 원산지로 유명한 까바이용에서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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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 휴양지를 향한 여정 등은 프랑스 코미디언 자크 타티의 '윌로씨의 휴가'와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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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이 싸이클 선수들을 추월하는 장면은 자크 타티에 대한 감독의 오마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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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베롱의 들판 풍경. 파리, 루베롱, 니스, 칸느로 이어지는 프랑스 풍경을 보는 재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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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의 여정에 동참하는 여주인공 역할은 엠마 디 콘이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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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장면은 실제 칸 영화제 기간중 촬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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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중 영화감독으로 출연하는 윌렘 데포. 그의 역할은 사족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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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그렇듯 빈 시리즈는 행복하고 푸근하게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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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 부록에 실린 삭제장면. 커피를 사들고 지나가다가 기차가 흔들려 다른 사람의 노트북에 엎질러 노트북에서 불이 난다. 급히 불을 끄고 노트북에 커피를 다시 잔에 따르는 빈. 영화 본편보다 더 재미있는데, 왜 잘랐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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