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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만한 DVD / 블루레이

방자전 (블루레이)

울프팩 2010. 12. 5. 00:05
'음란서생' '방자전'으로 이어지는 김대우 감독 작품의 묘미는 기발한 비틀기에 있다.
점잖은 양반들을 음란 소설 작가로 둔갑시킨 '음란서생'에 이어 '방자전'(2010년)에서는 진정한 로맨스의 주인공을 하인인 방자로 바꿔 놓았다.

헛웃음 나올 법한 황당한 설정이지만 그럴 법 하다는 개연성을 부여한 것은 탄탄한 구성이다.
양반이나 하인이나 똑같은 사람인데 어찌 미인을 보고 느끼는 사랑이 다를 수 있겠는가.

이 같은 의문에서 출발한 이야기는 결국 이도령과 방자, 춘향과 향단이 복잡하게 얽혀 돌아가는 고도의 심리 로맨스가 돼버렸다.
여기서 빛을 발하는 것은 김대우 감독의 비틀기다.

이도령은 유희 같은 사랑과 출세를 위해 여인을 이용하는 양반으로, 춘향 역시 팔자를 고쳐보기 위해 남자를 노리는 여인네로 나온다.
오로지 신분의 제약으로 이도저도 할 수 없는 하인인 방자만 우직한 사랑의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제약이 많은 신분은 결국 무엇을 하든 은밀하게 할 수 밖에 없는 법.
방자와 춘향의 사랑은 그래서 은밀하면서도 농염하다.

비단 방자와 춘향 뿐 아니라 몽룡과 향단처럼 남의 눈을 피해야 하는 애정놀음 또한 은밀하면서 육덕지기는 매한가지다.
영화는 이를 김주혁, 조여정, 류승범, 류현경의 적나라한 베드 씬으로 묘사했다.

그 바람에 기발하게 비튼 이야기로 머리가 즐겁고, 화끈한 베드 씬으로 눈이 호강하는 영화다.
더불어 적당한 유머와 볼거리로 연거퍼 즐거움을 준 김대우 감독의 다음 작품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1080p 풀HD의 2.3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화질이 훌륭하다.
뛰어난 샤프니스와 더불어 형형색색의 꽃과 단풍의 고운 색감이 오롯이 살아 있다.

DTS-HD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 또한 적당한 서라운드 효과를 들려준다.
부록으로 감독과 배우, 감독과 제작진 등 2개의 음성해설과 제작과정, 의상, HD 영상의 삭제 장면 등이 들어 있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 play 표시가 있는 사진은 play 버튼을 누르면 관련 동영상이 나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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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김대우 감독의 기발한 인물 비틀기가 빛을 본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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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보니 이야기는 철저하게 방자의 관점에서, 방자가 화자가 되어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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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줄거리는 춘향전이지만 주인공이 춘향이가 아닌 방자다. 방자를 연기한 김주혁과 향단 역의 류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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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향을 연기한 조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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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겁한 인물로 묘사된 이몽룡을 연기한 류승범. 의외로 배역과 잘어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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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란서생'에서 체위를 가르치는 독특한 CG처럼, 이 작품에서는 마 선생 만의 독특한 사랑의 기술이 등장한다. 특히 대화도중 여인네를 꼼짝 못하게 하는 일명 '툭' 기술은 기발하면서도 웃음이 절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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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어나게 아름다운 영상은 아니지만 단아한 우리네 멋을 느낄 수 있는 영상을 여러군데서 볼 수 있다. 안동 군자마을에서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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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호박소에서 촬영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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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 등장하는 꽃길은 앞쪽의 꽃은 심고, 뒤는 CG를 일부 가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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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연들의 빼어난 연기를 빼놓을 수 없다. 특히 송새벽은 성에 관해 이상하게 꼬인 변학도를 훌륭하게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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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자와 춘향의 정사 장면은 파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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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발한 시나리오는 김대우 감독이 직접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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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집은 세트가 아닌 경주 양동마을에서 촬영.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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