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비추천 DVD / 블루레이

배트맨 앤 로빈(4K 블루레이)

울프팩 2019. 9. 2. 00:00

3편에 이어 메가폰을 잡은 조엘 슈마허 감독의 '배트맨 앤 로빈'(Batman & Robin, 1997년)은 경박하다.
아이들의 왁자지껄한 생일파티처럼 시끄럽고 요란할 뿐 더 이상 고뇌하는 영웅은 보이지 않는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제작사인 워너브라더스는 슈마허 감독에게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영화로 만들어달라"는 주문을 했다.
이유는 아이들이 기존 배트맨 시리즈를 보면서 무서워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슈마허 감독 역시 여기에 충실해 재미있게만 만들려고 하다보니 온통 장난감같은 특수무기와 알록달록한 세트, 배우들의 의상이 스크린을 가득 메운다.
덕분에 근 10년 가까이 배트맨 시리즈의 후속작이 나올 수 없게 됐다.


반면 오랜만에 등장한 '배트맨 비긴즈'를 돋보이게 만든 효과도 있다.
처음부터 거두절미하고 요란한 액션으로 시작한 이 작품은 세상의 모든 것을 얼려버리는 악당 프리즈(아놀드 슈왈제네거)와 무서운 독을 뿜는 여인 아이비(우마 서먼)에 맞서 배트맨 일행이 싸우는 이야기다.


전작에 이어 크리스 오도넬이 로빈을 맡아 배트맨과 손을 잡았으며 새롭게 여성 히어로 배트걸(알리시아 실버스톤)이 가세했다.

그러나 배트걸의 가세는 오히려 마이너스가 됐다.


배트걸이 문제가 아니라 역할을 맡은 알리시아 실버스톤의 문제다.

알리시아 실버스톤은 날렵한 맛이 없어서 배트걸에 어울리지 않는다.


로빈 또한 전작에 이에 생떼쓰는 사춘기 반항아 같은 이미지로 등장해 배트맨과 궁합이 맞지 않는다.

한마디로 총체적 난국같은 작품.


특이하게도 배트맨을 맡은 조지 클루니보다 악당을 연기한 아놀드 슈왈제네거의 이름이 타이틀 롤에 먼저 등장한다.

당시만 해도 스타 파워에서 조지 클루니가 밀렸기 때문.


4K 타이틀은 4K와 일반 블루레이 등 2장의 디스크로 구성됐다.

2160p UHD의 1.85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4K 타이틀은 디테일이 발군이다.


금속과 가죽질감이 잘 살아 있다.

돌비 애트모스를 지원하는 음향은 서라운드 효과가 아주 좋다.

부록으로 감독의 음성해설과 제작과정 등이 들어있다.
기존 시리즈에 비해 이번 작품을 보고 실망한 팬들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하는 감독의 말이 인상적이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아이들이 좋아하는 만화 '슈퍼특공대'처럼 배트맨을 패밀리로 만들었다. 새로 등장한 배트걸은 알리샤 실버스톤이 맡았다.

이번 작품은 타이틀에 주인공보다 악역의 이름이 먼저 나온 흔치 않은 경우다. 아놀드 슈왈츠제네거가 악당 프리즈를 맡았다. 원작 만화에서는 미스터 제로로 나오는 배역이다.

프리즈가 쏜 냉각총을 맞고 얼어붙은 사람들 연출은 먼저 사람의 형상을 뜬 뒤 여기맞춰 플라스틱 케이스를 짜서 배우들에게 덧입힌 것. 특수효과는 '스타워즈' '스파이더맨 1,2'로 유명한 존 다이크스트라의 작품이다.

악당 베인을 연기한 인물은 덩치가 가장 큰 인물로 기네스북에 오른 지프 스웬슨이다. 그는 거구의 덩치를 묘사하려고 약물에 의존하다가 영화 개봉 후 두 달 만에 세상을 떴다.

배트맨을 연기한 4명의 배우 가운데 조지 클루니가 가장 안어울렸다. 입주변에 여덟 팔자로 그려진 주름과 밀리는 볼살이 영 어색하다. 당시 3편의 배트맨이었던 발 킬머는 '세인트' 촬영 때문에 합류할 수가 없었다. 조지 클루니는 당시 TV드라마 'ER'을 함께 촬영하느라 일주일 내내 일했다고 한다.

악당 포이즌 아이비를 연기한 우마 서먼.

배트카에 이어 배트모빌, 배트 모터사이클 등 희한한 온갖 탈것이 등장한다. 이유는 장난감 판매를 위해서였다. 이처럼 영화와 캐릭터, 장난감 등을 연결하는 마케팅을 토이에틱이라고 부른다고.

살짝 기울어진 앵글은 더칭이라고 부른다. 긴장감과 불안감을 조성하는 앵글.

원작자인 밥 케인은 이 작품 개봉 후 1년 뒤에 사망했다.

원작에서는 고든 국장의 딸이 배트걸로 나온다. 알리시아  실버스톤이 연기한 배트걸 장면이 대부분 편집됐다. 이유는 실버스톤이 촬영 중 의상을 다시 만들어야 할 정도로 살이 많이 쪘기 때문.

밥 케인의 부인 엘리자베스 샌더스가 전작에 이어 또 리포터로 등장.

슈마허 감독은 배트맨 역할로 '엑스 파일'에 나온 데이비드 듀코브니도 고려했다. 앤서니 홉킨즈와 헐크 호건은 프리즈 역할로 검토했다.

고무로 배트맨 의상은 망토, 헤드기어 등 무게가 약 40kg에 이른다. 프리즈의 얼음복장도 30kg이 넘었다.

크로아티아 랩소디
최연진 저
배트맨 앤 로빈 (2 Disc 4K UHD 스틸북, 한정수량) : 블루레이
배트맨 포에버 (2 Disc 4K UHD 스틸북, 한정수량) : 블루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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