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여행

서울-파리-토리노

울프팩 2006. 2. 12. 05:20

지금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이탈리아(Italy) 토리노(Torino)로 어제 출장을 왔다.
서울에서 한 번에 오는 직항이 없어 프랑스 파리를 경유했다.

서울서 파리까지 12시간 비행, 파리에서 토리노행을 갈아타기 위해 4시간 대기, 파리에서 토리노까지 1시간 20분 비행.
도착하니 새벽 1시가 넘었다.

총 18시간 가까이 걸린 대장정이었다.
두 번 다시 오기 싫을 만큼 지루하고 멀다.

유일한 즐거움은 비행기에서 본 영화 '나의 결혼원정기'였다.
생각보다 재미있다.

토리노에서 이틀 밤을 자고 밀라노로 떠난다.
토리노를 종일 만끽할 수 있는 시간은 결국 오늘 하루다.

알프스 산맥과 인접한 토리노는 이탈리아 북서부 피에몬테주의 주도다.
예수의 시체를 감싼 토리노의 수의가 발견된 곳으로 유명하다.

토리노의 역사는 오래됐다.
기원전 218년 카르타고의 애꾸눈 명장 한니발이 알프스 산맥을 넘어 점령한 도시였던 토리노는 15세기 때 토리노 대학을 세울 정도로 학문과 문화가 발전했다.

17세기 사르데냐 왕국이 들어서면서 수도가 되면서 이탈리아 통일의 중심지가 됐다.
나중에 사르데냐 왕국은 이탈리아 통일을 주도했다.

이 같은 역사적 위치 때문에 토리노는 이탈리아 통일 초기의 수도가 됐다.
근대 들어 많은 공장들이 들어선 공업 중심지로 변모하면서 제2차 세계대전 때 이탈리아의 무기 공급의 중심지가 되는 바람에 집중 폭격을 받았다.

그래도 공업이 발달한 도시답게 전후 재건을 거치며 이탈리아 자동차 공업의 중심지로 탈바꿈했다.
특히 피아트, 란치아 등 유명 이탈리아 자동차 기업들이 이곳에서 발흥했다.

짧은 시간 느껴 본 토리노는 참으로 조용하고 평화로운 도시다.
이런 곳이라면 살만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숙소인 토리노의 리볼리 호텔 객실 창문으로 내다본 아침 풍경. 멀리 눈 쌓인 알프스 산맥이 보인다. 토리노는 프랑스와 이탈리아가 맞닿은 국경 근처의 공업 도시다. 이탈리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대도시라는데, 인구는 120만을 약간 넘는다.
예전 MBC 뉴스 앵커를 하다가 삼성전자로 이직한 분과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점심을 먹은 거리. 레스토랑도, 거리 이름도 모른다. 나란히 늘어선 집과 차들, 허공에 매달린 가로등이 특이해 찍었다. 저 집들은 무려 70cm에서 1m에 이르는 두께의 대리석 안쪽에 시멘트를 발라 지었다. 그래서 무지하게 튼튼하다. 집값은 당연히 비싸다.
길을 건너다 멈춰 선 전철을 찍었다. 토리노는 높은 건물이 별로 없다. 대부분 5층 이내 건물이 많다. 건물들은 1층에 상가, 2층 사무실, 나머지는 아파트인 우리식 주상복합이다.
일을 마치고 돌아다니다 만난 광장에서 찍은 사진. 저 골목들 사이로 상가가 쭉 들어서 있다. 보기에 별거 없어 보이지만 가까이 가보면 루이 뷔통, 에르메스, 까르띠에, 페레가모 등 모두 명품점들이다.
유럽은 요즘 스키 휴가철이다. 여기에 동계올림픽과 주말까지 겹쳐 거리에 사람이 많았다. 토리노의 기온은 영하 6,7도로, 서울과 비슷하다. 밤에는 제법 춥다.
회랑을 걸어가며 찍어봤다. 거리에 유모차와 개를 끌고 다니는 사람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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