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영화

세븐 데이즈

울프팩 2007. 12. 1. 22:59

원신연 감독의 '세븐데이즈'는 꽤 잘 만든 스릴러다.
유괴 사건 속에 살인 사건을 집어넣는 복잡한 방식의 액자식 구성을 선택했는데도 두 가지 사건이 얽히지 않고 하나의 줄기를 향해 일관되게 흘러간다.

그만큼 이야기 구조가 탄탄하고 연출과 편집이 긴장감 넘친다.
원 감독의 타이트한 연출도 돋보였지만 기본이 되는 시나리오가 우수하다.

원래 이 작품의 시나리오는 윤제구 감독 작품이다.
윤 감독은 시나리오를 쓴 뒤 지난해 김선아를 주연배우로 기용해 '목요일의 아이'라는 제목으로 직접 연출까지 맡았다.
그러나 감독과 주연배우가 불화를 빚으면서 제작이 중단됐고 급기야 제작사는 김선아와 소송까지 벌였다.

바톤을 이어받은 원 감독은 원래 스턴트맨 출신.
'피아노맨' 무술감독, '넘버3'의 무술담당, '여고괴담' 등에서 스턴트를 했던 그는 지난해 '구타유발자들'이라는 작품을 감독했다.

유괴사건과 살인사건이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영화는 미국 드라마처럼 빠른 편집과 쉼없이 변하는 카메라 앵글 덕에 잠시도 눈을 돌릴 틈 없이 진행된다.
유괴와 살인사건은 평행성을 그리지 않고 교차한 뒤 막판 기막힌 반전으로 보는 이를 감탄하게 만든다.
주인공을 맡은 김윤진과 오랜만에 보는 김미숙, 맛깔스런 조연 박희순의 연기도 좋았다.

아쉬운 점은 초반 극본과 연출의 욕심이 과했던 지, 유괴 사건의 개연성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사건이 벌어지는 장소와 주인공의 대처 방법 등이 안어울렸다.
아울러 중간에 호흡이 길어지는 부분은 좀 더 과감한 편집으로 조였더라면 좋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영화로는 오랜만에 제대로 된 스릴러가 탄생했다는 생각에 반가운 작품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0) 2008.01.27
스위니토드 : 어느 잔혹한 이발사 이야기  (0) 2008.01.20
만남의 광장  (0) 2007.08.26
트랜스포머  (5) 2007.07.30
화려한 휴가  (0) 2007.0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