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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추천 DVD / 블루레이

스위니 토드 (SE)

울프팩 2008. 6. 6. 12:45

피가 뚝뚝 떨어지는 팀 버튼의 잔혹 뮤지컬 '스위니 토드-어느 잔혹한 이발사의 이야기'(Sweeny Todd, The Demon Barber of Fleet Street, 2007년)가 2장의 특별판(SE) DVD로 나왔다.
본편 자체는 극장과 동일하지만 다양한 부록들을 2번째 디스크에 실었다.

스티븐 손드하임의 오리지널 뮤지컬을 영화로 옮긴 이 작품은 내용보다 배우들의 변신이 눈에 띈다.
가위손 대신 은제 면도칼을 손에 쥔 주인공 조니 뎁(Johnny Depp)과 헬레나 본햄 카터(Helena Bonham Carte) 등 출연진의 노래를 들어볼 수 있다.

그러나 귀에 쏙쏙 들어오는 멜로디가 아닌 탓에 그다지 정감이 가지는 않는다.
1.8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영상은 감히 블루레이와 비교할 만한 화질은 아니지만 DVD 치고 샤프니스가 괜찮다.

마치 흑백 영화처럼 과장되게 흰 분장을 강조한 탓에 음영이 짙게 드리운 인물들의 얼굴과 흰 얼굴 위로 흐르는 붉은 피의 강렬한 색감 등이 잘 살아 있다.
돌비 디지털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서라운드 효과가 확실하다.

리어는 요란하며 저음이 묵직하고 박력 있다.
<DVD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주연인 조니 뎁. 팀 버튼 감독 등 제작진은 촬영 전에 조니 뎁 노래를 들어본 적이 없다. 일단 섭외 후노래를 듣고 훌륭한 노래 솜씨에 팀 버튼 감독이 안도했다는 후문.
조니 뎁은 가수로 처음 미국에 발을 디딘 뒤 LA에서 수년간 밴드 활동을 했다.
영화는 극명한 색의 대비를 보여준다. 더 할 수 없이 암울한 현실은 흑백에 가까운 무채색이다. 오직 붉은 피만 현란하다.
뮤지컬 원작자 스티븐 손드하임은 캐스팅 거부권이 있어 배우들의 캐스팅에도 관여했다.
레빗 부인을 맡은 헬레나 본햄 카터는 이언 아담을 찾아가 3개월 동안 노래 교육을 받았다.
'보랏'으로 유명한 사치바론 코엔도 출연. 이 영화는 촬영 전 노래를 모두 녹음한 뒤 촬영됐다.
스위니 토드가 실존 인물인지 불명확하다. 그가 실존인물이라면 면도칼로 160명을 살해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영국 사상 최고 살인마인 셈이다. 영국 대문호 찰스 디킨스도 '마틴 처즐윗'에서 스위니 토드를 언급했다.
스위니 토드는 1785년 런던에서 이발소를 운영했다. 영국 문학가나 민속학자들은 16세기 전국을 방랑하며 사람을 죽인 뒤 훈제하거나 절여 먹은 소니 빈 가족 이야기를 스위니 토드의 토대로 보고 있다.
스위니 토드는 1846년 영국 대중지에 제임스 말콤 라이너가 연재한 공포물을 통해 널리 알려졌다. 영국 풍속 학자들은 18세기 산업혁명 이후 발생한 비인간화, 생활 변화에서 오는 두려움 등이 공포물로 표현됐다고 본다.
라이너가 쓴 원작에 스위니 토드가 레빗 부인과 공모해 시체로 고기 파이를 만들어 팔고 나머지를 지하 통로에 보관한 것으로 나온다. 그러나 교회 등과 연결된 지하 통로에서 악취가 심하게 나며 발각돼 토드는 1802년 46세 나이로 교수형을 당하고, 레빗 부인은 감옥에서 독약을 먹고 자살했다.
이 작품에서 유일한 컬러는 피와 상상뿐이다. 오로지 그들의 공허한 상상만 현란한 색을 갖고 있다.
라이너의 원작은 1847년 연극으로 공연됐고 1936년 동명 영화로 제작됐다. 스티븐 손드하임은 연극과 영화를 보고 1976년 뮤지컬로 만들었다. 손드하임은 "복수심이 인간의 본성"이라고 봤다.
스위니 토드 덕분에 그의 이발소로 알려진 영국 런던의 플릿가 186번지 역시 유명하다. 18~19세기 플릿가는 신문사들이 모여있었고 지금은 금융 중심지다.
스위니 토드는 18세기에 이발사들이 간단한 치료부터 사지절단 수술까지 한 데서 유래됐다. 이발소를 상징하는 표시는 환자들이 수술을 받으며 고통을 참기 위해 잡았던 기둥과 피 묻은 붕대를 상징하는 붉은색, 푸른색 등으로 구성돼 있다. 또 18~19세기 영국 병원에서는 거지, 부랑아, 고아들을 수용해 놓고 이들을 진정시키기 위해 진을 먹여 알코올 중독자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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