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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스위니토드 : 어느 잔혹한 이발사 이야기

울프팩 2008. 1. 20. 10:42

팀 버튼 감독의 '스위니토드 : 어느 잔혹한 이발사 이야기'(Sweeney Todd: The Demon Barber of Fleet Street, 2007년)의 장르를 굳이 이야기한다면 슬래셔 뮤지컬이라고 부를 만하다.
서정적인 선율과 화음이 흐르는 가운데 화면 가득 피가 난무한다.

과거 슬래셔 공포영화가 10대들의 성적 방종과 마약 등 일탈행위에 대한 비판에서 출발했다면 이 작품의 모티브는 복수다.
모든 복수들이 그렇듯 원한에 사무친 주인공의 복수는 잔혹하다.

아니, 스위니 토드(조니 뎁)의 복수는 잔혹을 넘어 기괴하기까지 하다.
이발사인 주인공이 과부 요리사와 만나 복수를 펼치다보니 이야기의 전개는 복수극을 넘어 공포괴담을 연상케 한다.
그 속에는 개인적 복수도 들었지만 좌파적 시각에서 보면 인간을 탐욕스럽게 집어삼키는 자본주의 체제에 대한 비판도 은연중 깔려있다.

그런 점에서 보면 이 작품은 팀 버튼 감독의 작품치고는 독특하다.
흑백 영화처럼 보이는 청회색 기조의 무채색 화면, 어둡고 음울한 세계와 나지막히 깔리는 음악 등은 전형적인 팀 버튼 스타일이지만 역겨울정도로 잔혹하며 무서운 이야기 전개와 절망에 가까운 결말은 팀 버튼이라는 이름을 잊게 만든다.
그만큼 그의 새로운 시도가 이색적일 수 있지만 전형적인 팀 버튼 스타일을 좋아한다면 충격일 수 있다.

어찌보면 독특한 원작을 선택한 것이 일탈의 시작일 수 있다.
이 작품의 원작은 1979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된 스티븐 손드하임의 동명 뮤지컬이다.
뮤지컬치고는 잔인했기에 원작도 미성년자 제한등급인 R등급을 받았다.

음악과 이야기 등 기본적인 구성은 원작을 따랐지만 미술, 배우 등을 보면 팀 버튼의 색깔을 느낄 수 있다.
남녀 주인공은 팀 버튼의 영원한 페르소나인 조니 뎁과 팀 버튼의 약혼녀 헬레나 본햄 카터가 맡았다.
두 사람은 결코 쉽고 편하지 않은 음악을 적절하게 잘 소화했다.

팀 버튼의 변신이 궁금하다면 볼 만 하지만 결코 속이 편한 영화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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