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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 '토카타'

울프팩 2005. 3. 23. 18:09

1982년, 남들은 연합고사 준비로 바쁜 중 3 시절에 FM 라디오를 끼고 살았다.
당시 팝송을 소개한 인기 프로그램 중 하나가 '황인용의 영팝스'였다.

저녁 8시에 하던 이 프로그램에서 어느 날 온몸을 얼어붙게 만드는 음악이 흘러나왔다.
바로 스카이(Sky)의 '토카타'(Toccata)다.

지금은 검색서비스에서 '스카이'를 입력하면 휴대폰 정보나 최진영이 몸담았던 그룹 스카이, 플라이 투더 스카이 등 엉뚱한 정보들이 나타나지만 1980년대 초반 스카이는 유일했다.
스카이는 위대한 클래식 기타리스트 존 윌리엄스(John Williams)가 이끄는 5인조 프로그레시브 록 밴드였다.

1979년 결성돼 1984년까지 활동한 스카이는 클래식, 재즈, 록을 넘나드는 연주로 프로그레시브 록을 좋아하던 음악애호가들을 사로잡았다.
특히 바흐의 원곡을 편곡한 '토카타'는 강렬한 연주로 사람을 사로잡는 마력을 지닌 스카이의 대표곡이자 프로그레시브 록 음악사에 길이 남는 걸작이다.

이 곡은 드럼과 올갠을 위한 음악이다.
기타는 그저 거들 뿐.

아닌게 아니라 이 곡을 좋아하는 이유는 트리스탄 프라이(Tristan Fry)의 드럼 때문이다.
존 윌리엄스의 현란한 기타와 프랜시스 몽크맨(Francis Monkman)의 유려한 올갠 연주도 좋지만 마치 거대한 쌍두마차가 달려오는듯한 박력을 선사하는 프라이의 드럼은 듣는 이를 압도한다.

처음 이 곡을 듣고 너무 좋아 다음날 음반가게에 가서 당시 서울음반에서 나온 '스카이 2집' 카세트테이프를 샀다.
'토카타'가 수록된 이들의 2번째 음반인데, 문제는 국내 라이선스 음반의 경우 2장짜리 더블앨범을 1장짜리로 편집해 출반한 반쪽 앨범이었다.

그래도 '토카타'와 '엘 씨에로'에 미쳐 열심히 들었다.
이후 스카이에 반해서 이들이 출반한 6장의 음반을 모두 샀다.

그런데 CD 시대로 넘어온 뒤 이들의 라이선스 CD가 국내에 출시되지 않았다.
어렵사리 외국 출장 갈 때마다 이들의 CD를 찾았지만 도통 눈에 띄지 않았다.

그러던 중 몇 년 전 스위스 출장 갔을 때 힘들게 스카이 2집 CD를 구했는데, 어이없게도 이 CD 역시 2곡이 빠진 편집반이었다.
어쨌든 '토카타'와 '엘 씨에로'가 있으니 만족한다.

오랜만에 그들의 CD를 꺼내 다시 들어본다.
'토카타'를 듣고 있자니 프라이의 드럼채가 눈앞에서 춤을 추는 것 같다.

스카이가 그립다.
아니, '토카타'를 처음 들었던 그때가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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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y 'Tocca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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