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볼 만한 DVD / 블루레이

쓰리 몬스터

울프팩 2005. 9. 11. 12:14

'쓰리몬스터'(Three, Monster, Three...Extremes, 2004년)는 3개국 감독이 각각 40분짜리 공포물 3편을 제작해 모아놓은 옴니버스 영화다.
우리나라에서 박찬욱, 일본의 미이케 다카시(三池崇史), 홍콩의 프루트 챈(陳果) 감독이 참여했다.

세 작품 가운데 가장 좋은 작품은 프루트 챈이 만든 '만두'다.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내용이지만 미를 추구하는 여심을 깔끔하고 단정한 영상으로 풀어냈다.

메시지 전달이 분명하고 내러티브 전개도 꼬이지 않았다.
그에 비해 기대를 모은 박찬욱 감독의 '컷'은 지나치게 작위적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피해자들을 조여드는 긴장감은 괜찮았으나 범행 동기와 사건 해결 등이 다소 억지스럽다.
미이케 다카시의 '상자'는 비극적인 두 자매의 이야기를 그린 환상적인 공포물.

미술에 공들인 흔적은 보이지만 하고 싶은 말이 많았는지 이야기가 너무 에둘러 돌아갔다.
1.8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타이틀 영상은 무난하다.

선명도가 높지 않지만 색상이 잘 살아있다.
DTS를 지원하는 음향은 대사 전달이 또렷한 편.

<DVD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미이케 다카시의 '상자'는 판타지에 가깝다.
"깜짝 놀라게 만들거나 충격을 주는 방법으로 공포를 전달하기 싫었다"는 다카시 감독의 작품은 그 바람에 오히려 애매한 영화가 돼버렸다.
예뻐지고 싶어서 특수한 만두에 중독되는 이야기를 다룬 프루트 챈 감독의 '만두'가 3편 중 가장 뛰어나다.
정작 무서운 것은 예뻐지려는 인간의 욕망이다.
크리스토퍼 도일 촬영감독이 카메라를 잡은 영상은 단정하고 깔끔하다. 양천화가 정면을 응시한 마무리도 인상적이다.
박찬욱 감독의 '컷'은 시작부터 어수선하다.
죽여야 하는 이유가 명확하지 않다 보니 내용에 쉽게 공감하기 힘들다.
남는 것은 잔혹영상뿐. 박찬욱의 재기도, 치밀함도, 작가정신도 엿보이지 않는 범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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