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볼 만한 DVD / 블루레이

아이, 로봇

울프팩 2005. 1. 8. 00:56

알렉스 프로야스(Alex Proyas) 감독의 ‘아이, 로봇’(I, Robot, 2004년)은 로봇과 싸움을 다룬 만큼 현란한 액션이 주를 이룬다.
사람과 달리 로봇은 눈하나 깜짝 않고 달리는 자동차 바퀴로 뛰어들고 총을 쏘는 상대에게 정면으로 달려든다.

로봇은 그렇다 쳐도 윌 스미스(Will Smith)가 연기한 주인공 델 스프너 형사의 액션은 가히 초인적이다.
검은 가죽 재킷을 휘날리며 쌍권총을 쏘아대고 모터 사이클을 탄 채 허공을 나르는 모습이 슬로 모션으로 재현되는 광경은 홍콩 누아르에서 봤던 오우삼식 액션이다.

특히 시몬 더건이 촬영한 영상은 윌 스미스의 스타일리시한 액션을 제대로 살렸다.
액션 장면에서 나타나는 독특한 영상은 360도 회전 촬영.

일반적인 파노라마 촬영은 X축을 중심으로 좌, 우로 움직이며 피사체를 촬영하기 마련인데 이 작품에서 쓰인 회전 촬영은 Y축을 중심으로 위에서 아래로 공중제비를 넘듯 카메라가 돌아가며 색다른 영상을 담았다.
이처럼 액션과 영상만 놓고 보면 신나는 액션물처럼 보이지만 작품의 밑바탕에 알렉스 프로야스 감독의 암울한 미래관이 깔려 있다.

사람들은 로봇을 이용해 힘든 일을 대신할 수 있어 편하지만 대신 게을러진 것도 사실이다.
결국 편리함의 대가로 얻게 된 것이 로봇들의 반란인 셈.

그런 점에서 이 작품 속의 미래는 아주 섬뜩하다.
‘다크 시티’ ‘크로우’ 등 감독의 전작들에서 노출됐던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이 이 작품에도 그대로 드러난다.

2.3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타이틀은 화질이 괜찮다.
이중 윤곽선이 살짝 보이지만 잡티하나 없이 깨끗하며 비교적 색상도 풍성하다.

DTS와 돌비디지털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전쟁 영화처럼 웅장한 사운드로 압도한다.
후방 스피커를 적절히 활용한 만큼 채널 분리도가 좋고 소리의 방향감이 뛰어나 서라운드 효과가 확실하다.

부록 구성도 잘 돼 있으나 2번째 디스크의 메뉴 화면이 불편하게 구성된 것이 단점이다.
초기 화면이 ‘재생’과 ‘독점 공개’ 2가지로만 돼 있어서 일일이 눌러보지 않으면 무슨 내용인 지 파악하기 어렵다.

<DVD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로봇이 도열한 장면은 '이노센스'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희고 창백한 외피, 사람을 닮은 눈망울이 데츠카 오사무 작품 '메트로폴리스'의 로봇을 연상케 한다.
윌 스미스가 건달 같은 형사역을 맡았다.
아우디가 협찬한 미래의 콘셉트카.
뛰고 구르고 나르는 액션을 슬로모션으로 처리한 장면은 오우삼 스타일이다.
시몬 더건의 360도 회전 촬영이 빛을 발한 장면. 정신없이 빙빙 돌아가는 장면을 보면 어떻게 찍었나 싶어 감탄이 절로 나온다.
결말은 찰톤 헤스톤의 '혹성탈출'처럼 충격적 영상으로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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