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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절한 샹송 2곡, 마리 라포레 'Vivre a Deux' & 샤를르 아즈나부르 'Isabelle'

울프팩 2009. 2. 8. 20:58

오랜만에 LP를 정리하다가 이 앨범을 발견했다.
1980년대에 구입해서 열심히 들었던 마리 라포레의 베스트 LP다.

성음에서 라이센스 출반했던 이 음반에는 주옥같은 곡들이 줄줄이 들어 있다.
박인희가 '비야 비야'라는 제목으로 번안해 부르기도 했던 너무나 유명한 노래 'Viens Viens'부터 'Lily Marlene', 양희은의 번안곡 '아름다운 것들'의 원곡인 'Mary Hamilton', 그리고 'Vivre a Deux'까지 라포레의 대표곡들이 모두 들어 있다.

그 중에서 가장 좋은 곡이 바로 'Vivre a Dexu'.
마리 라포레가 중저음의 나즈막히 깔리는 목소리로 애절하게 두 사람의 사랑을 노래한 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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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 라포레의 베스트 LP 와 샤를르 아즈나부르의 'La Boheme' CD.

'Viens Viens'에서 여실히 드러나듯 호소력있는 그의 목소리는 특히 안타까운 사랑에서 빛을 발한다.
아마도 순탄하지 못했던 삶이 그대로 노래에 배어나오는 것 같다.

마리 라포레는 21세때 알랑 드롱과 함께 유명한 '태양은 가득히'라는 영화에서 마르주 역을 맡아 데뷔했다.
'태양은 가득히'는 맷 데이먼과 주드 로가 리메이크한 '리플리'라는 영화의 원작으로, '리플리'에서 기네스 펠트로가 연기한 배역이 바로 라포레가 맡았던 마르주다.

그러나 너무 어린 나이에 데뷔한 탓인 지 미모에도 불구하고 B급 영화에 주로 출연하는 등 배우로서 성공하지 못했다.
거기에 만성폐막염까지 앓아 제대로 활동도 못했으며 유부남과의 사랑으로 미혼모가 되기도 했다.

두 번의 결혼을 한 그가 재기한 것은 1973년 'Viens Viens'이 크게 히트하면서 부터였다.
'Vivre a Deux'도 같은 해 부른 곡이다.

담배를 척 꼬나물고 있는 라포레의 모습이 예사롭지 않은 재킷의 이 LP는 참으로 귀한 음반이다.
CD 시대에 들어와서 같은 재킷의 베스트 CD가 나왔지만 무슨 연유에서인지 몰라도 안타깝게도 'Vivre a Dexu'가 빠져 있다.
그래서 이 LP를 소중하게 간직할 수 밖에 없다.


Marie Laforet - Vivre a deux

여인이 부르는 애절한 사랑 노래인 마리 라포레의 'Vivre a Deux'와 대척점에 서있는 곡이 샤를르 아즈나부르의 'Isabelle'이다.
이 곡은 피를 토하듯 절절하게 여인의 사랑을 갈구하는 노래다.

중학생이던 1980년 처음 이 노래를 들었을 때에는 섬뜩한 귀기가 느껴질 정도로 무서웠다.
우리나라에서 80년대 말까지 금지곡이었던 이 노래를 듣고 프랑스 젊은이가 자살했다는 소문까지 있어서 더더욱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아즈나부르가 60년대 발표한 이 곡은 신음소리같은 후렴구가 머리카락을 곤두서게 만든다.
그만큼 염세적이며 퇴폐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빽판을 복사한 테이프가 늘어질 때까지 들을 정도로 사람을 잡아끄는 묘한 마력이 있다.

금지곡이 해제된 뒤에도 국내에는 이 음반이 출시되지 않았는데 몇 년 전 영국에서 CD를 구했다.

Charles Aznavour - Isabel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