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비추천 DVD / 블루레이

영 아담

울프팩 2005. 9. 29. 14:18

1950년대 영국 어느 촌마을에 운하를 따라 여인의 시체가 떠내려온다.
자살일까, 타살일까.

알렉산더 트로치의 원작을 각색, 감독한 데이비드 맥켄지(David Mackenzie) 감독의 '영 아담'(Young Adam, 2003년)은 여인의 과거를 되짚어가는 과정을 통해 인간의 욕망과 이기심을 들춰낸다.
특히 죽음 앞에서 양심과 살아남으려는 본능 사이에 갈등하는 주인공의 심리를 잘 묘사했다.

그러나 갑갑한 상황만큼 영화는 시원시원하게 뻗어나가지 못해 보는 이를 답답하게 옥죄인다.
캐릭터를 살리려다 보니 전체적 구성의 맥이 풀려버렸기 때문이다.

그 바람에 부족한 오락성을 채우려고 배우들의 전라 연기를 강조했다.
2.3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타이틀 영상은 화질이 그다지 좋지 못하다.

입자가 거칠고 지글거리며 윤곽선이 두꺼운 편.
돌비디지털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공명감이 살아있어 서라운드 효과가 좋다.

<DVD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익사한 여인의 정체를 밝히는 과정이 주요 내용이다.
한 폭의 유화 같은 풍경.
작품의 주된 공간은 배다. 온 가족이 배를 타고 운하를 떠돌며 물건을 운반하는 일로 먹고 산다.
인부 겸 식객으로 머무는 이완 맥그리거는 여주인의 욕망을 자극하는 묘한 존재다.
참으로 희한한 클로즈업이다. 저 파리는 뭘까? "신성한 증거에 왜 똥을 묻힌 거냐?" 느닷없이 '공공의 적' 대사가 생각난다.
안개 자욱한 운하 위를 떠 오는 배는 모호한 욕망의 덩어리 같다. 인상적인 영상이다.
이완 맥그리거의 연기한 주인공을 보면 사람의 욕망과 이기심이 직접적이고 충동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기억에 남는 것은 내용보다 영상이다. 특히 엔딩 부분에 포커스를 고정해 놓고 주인공이 초점에서 벗어나며 모호해지는 영상이 아주 훌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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