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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DVD / 블루레이

용쟁호투 (블루레이)

울프팩 2010. 12. 22. 01:07

올해는 이소룡이 태어난 지 70주년 되는 해다.
1940년 11월27일생인 그가 만약 살아 있다면 그는 70세 노인이 됐을 것이다.

1970, 80년대에 학교를 다닌 대부분의 남학생들에게 이소룡은 시대의 아이콘이자 영웅이었다.
이소룡이 활동한 70년대 중반에는 국민학생이어서 그의 영화를 제대로 못봤지만, 중학교를 다닌 80년대 초반까지도 국내에서는 이소룡 영화가 상영될 정도로 인기가 대단했다.

이소룡이 나오는 영화를 처음 본 것은 중학교 1학년때인 1980년이었다.
이미 이소룡이 죽은 지 몇 년이 지났지만 당시 동시 상영관에서는 이소룡의 '사망유희'와 '정무문' 등을 열심히 틀어줬다.

그의 영화가 사람들을 열광시킬 수 있었던 비결은 그가 배우이기 이전에 진정한 무술인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절권도라는 무예를 창안했다.

쿵푸의 각종 유파와 유도 권투 킥복싱 등 온갖 무술의 장점을 따서 개발한 실전무술이 절권도다.
이를 위해 혹독한 훈련으로 강인한 육체를 연마한 이소룡은 영화 속에서 절권도의 위력을 유감없이 과시했다.

덕분에 영화를 본 사람들은 마치 슈퍼맨을 본 것처럼 혀를 내두를 수 밖에 없었다.
아니, 그는 실제로 살아있는 슈퍼맨이었다.

로버트 클루즈 감독의 '용쟁호투'(Enter the Dragon, 1973년)는 이소룡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는 걸작이다.
와이어나 특수 효과 없이 오로지 이소룡의 실제 무술 실력에 의존해 촬영한 이 작품은 이소룡이 스크린을 종횡무진 누비며 신기에 가까운 무술 솜씨를 뽐낸다.

홍콩 등 아시아권을 제외한 서양인들은 이 작품으로 이소룡을 처음 만났다.
그리고 다시는 그를 볼 수 없었다.

이 작품 개봉 3주 전에 이소룡은 서른두살의 짧은 생을 마감했다.
사인은 뇌부종이었다.

그렇게 영웅은 갔고, 그에게 열광한 세상 사람들이 그를 만날 수 있는 방법은 미완성 유작인 '사망유희'를 포함해 5편의 작품 뿐이었다.
서양인들은 '용쟁호투' 이후 그에게 반해 거꾸로 이전 작품들인 '당산대형' '정무문' '맹룡과강' 등을 찾았다.

이소룡을 월드 스타로 만든 '용쟁호투'가 블루레이로 국내 출시됐다.
'말죽거리 잔혹사'의 등장인물들처럼 옛 추억을 더듬으며 다시 보노라니 가슴이 뭉클하다.
그가 살아 있었더라면, 액션 영화는 물론이고 격투기 세계도 많이 달라졌을 것이다.

1080p 풀HD의 2.40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화질이 평범하다.
물론 DVD 타이틀보다는 월등 좋지만 샤프니스도 날카롭지 못하고 계단현상과 잡티가 보인다.

돌비디지털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박력있는 사운드를 들려준다.
적당한 서라운드 효과로 이소룡 특유의 기합 소리를 잘 살렸다.

음성 해설과 제작과정, 이소룡 다큐멘터리 등 다양한 부록이 들어있다.
음성 해설을 제외한 대부분의 부록에 한글자막이 들어 있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영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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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전설 이소룡. 영어명 브루스 리. 본명은 이진번. 1940년 11월27일생. 1973년 7월20일 몰. 향년 32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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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 이소룡의 사부인 소림사 주지 역할의 로이 챠오는 배우 겸 비행기 조종사였다. 섬을 위에서 내려다 본 장면은 그가 조종하는 비행기에서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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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는 '피와 강철'이었다. 그러나 이소룡이 워낙 아시아에서 유명해 그의 이름인 '용'을 살려 '용쟁호투'로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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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진은 이소룡이 70년대 당시 액션영화계의 비틀즈 같은 존재였다고 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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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룡의 상대로 나온 밥 월은 가라테 챔피언이다. 진짜 깨진 유리병을 든 밥 월을 걷어차다가 이소룡은 손을 베어 네 바늘을 꿰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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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월에게 회전 킥을 찰 때와 초반 소림사 장면의 공중 회전은 이소룡이 아닌 체조선수가 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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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실력을 과신한 밥 월은 이소룡에게 진짜로 차라고 했다. 이소룡은 제대로 옆차기를 했고, 월은 수 미터를 날아가 쓰러졌으며, 뒤에 서있던 단역은 그에게 깔려 팔이 부러졌다. 월은 인터뷰에서 "마치 말의 뒷발질에 차이는 것 같았다"고 혀를 내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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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술 시합이 열린 섬은 우연히 찾아낸 장소다. 시합 장소는 테니스 코트장을 개조한 것. 300명의 단역들은 인근 무술도장에서 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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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색슨과 짐 켈리는 엉성하긴 하지만 가라테를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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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당 두목 한을 연기한 석견은 영어가 안돼 외국 배우가 더빙했다. 액션 연기는 석견이 직접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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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인들은 이 작품으로 쌍절곤을 처음 봤다. 감독은 쌍절곤이 단단한 무기라는 것을 보여주려고 악당 경비원이 쌍절곤을 빙빙 돌리다가 청동상에 부딪쳐 쨍 소리가 나는 장면을 일부러 찍었다. 이소룡은 제자이자 동료인 필리핀 무술인 댄 이노산토에게 쌍절곤을 배웠으나, 그보다 더 잘 다뤘다. 청출어람이다. 댄 이노산토는 '사망유희'에서 이소룡의 상대로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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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를 연기한 볼로 영은 미스터 유니버스에 홍콩 대표로 출연한 배우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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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코브라를 이용해 촬영. 이소룡은 전광석화 같은 손놀림으로 코브라를 맨 손으로 잡고 때려 제작진을 아연실색케 했다. 물론 독을 빼고 찍었으나 여러 번 재촬영하며 이소룡이 뱀을 많이 때리다가 나중에 손을 물리기도 했다. 유리병과 유리창도 실제 유리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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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룡이 화려한 무술 실력을 뽐내는 지하 마약 공장은 세트다. 잡혀 와서 얼굴에 페인팅을 하고 마약에 취해 웃는 여성들은 홍콩 토플리스 클럽에서 급히 데려온 댄서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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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방 장면은 감독과 제작자가 호텔 화장실을 들렸다가 거울이 붙어 있는 복도를 지나면서 영감을 얻었고, 이소룡도 찬성해 찍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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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방 장면은 거울을 통해 나타나는 분절된 영상이 동작의 아름다움을 극대화시킨다. 제작진은 거울방에 8,000개의 거울 조각을 붙였다. 제작진은 카메라가 거울에 보이지 않도록 카메라를 숨기는 거울로 덮인 상자를 만들고 여기에 렌즈만 보일 정도로 작은 구멍을 뚫어 촬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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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방의 또다른 문제는 폐쇄된 공간의 찜통같은 열기였다. 이소룡은 손에 작은 쇠붙이를 쥐고 거울을 깨는 장면을 찍었다. 이 장면은 이소룡의 무술 철학인 "관념의 허상을 깨라"는 메시지가 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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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음악도 좋다. 주제곡은 '미션 임파서블' 음악을 만든 랄로 쉬프린이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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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나중에 이름을 떨치는 스타들이 무명 시절 단역으로 출연했다. 이 장면에 나온 악당은 성룡이다. 그 역시 이소룡을 우러러본 배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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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 소림사 장면에 상대로 나온 배우는 홍금보다. 그 뿐만 아니라 원표도 단역으로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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