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볼 만한 DVD / 블루레이

웰컴 투 동막골

울프팩 2006. 1. 14. 18:22

박광현 감독의 '웰컴 투 동막골'(2005년)은 80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지난해 가장 히트한 영화다.
한국전쟁 당시 강원도 오지 산골에서 맞닥뜨린 국군과 인민군이 순박한 산골 사람들 덕분에 동화돼 친구처럼 지낸다는 이야기다.

현실에서 일어나기 힘든 이야기와 묵직한 반전 메시지를 판타지풍 영상에 실어 부담스럽지 않고 재미있게 전달한 점이 돋보이는 작품.
특히 강원도 사투리를 천연덕스럽게 구사하며 웃음을 선사한 배우들의 연기가 좋았고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애니메이션에서 자주 들을 수 있었던 히사이시 조의 아름다운 음악도 훌륭했다.

2.3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타이틀의 화질은 그저 그렇다.
텔레시네와 색보정을 미국 전문업체에서 했는데도 불구하고 색감이 전체적으로 약간 뜨는 편이다.

아울러 윤곽선의 선명도를 강조하다보니 일부 장면에서 이중 윤곽선과 간간히 플리커링도 보인다.
돌비디지털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전체적으로 히사이시 조의 배경음악이 편안하게 펼쳐지는 가운데 무난한 서라운드 효과를 들려준다.

2장의 디스크에 나눠서 수록된 음성해설, 제작과정 등의 부록은 양은 많지만 설명은 부족한 편.
<DVD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광녀로 등장한 강혜정의 연기도 좋았다.
동막골의 무대가 된 곳은 강원도 평창군 미탄면. 평창군은 동막골 세트를 그대로 놔둔 채 관광지로 쓰고 있다.
이념의 틈바구니에 낀 백성들은 무슨 죄인가. 남북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영상이다.
미군기를 추락시키는 나비떼, 눈송이처럼 하늘에서 떨어지는 팝콘 벼락 등 영화 곳곳에 판타지 같은 장면들이 등장한다.
동막골 주민들의 생계수단인 감자밭을 습격한 멧돼지는 적이었던 국군과 인민군, 순박한 동막골 주민들을 하나로 묶는 매개체가 된다. 그런 점에서 멧돼지는 외세를 상징하는 존재 같다.
적도 친구가 되는 동막골의 축제. 국군, 인민군, 미군, 동막골 주민이 모두 하나가 돼서 돌아간다.
동막골을 인민군 기지로 오인한 미군은 특공대와 폭격기 편대를 보낸다. 특공대에 맞서 함께 싸우는 국군과 인민군. 이 장면 때문에 이 작품은 반미영화라는 오해를 받았다.
미군 폭격기편대의 폭격 장면을 비롯해 이 영화에는 '태극기 휘날리며' 보다 많은 700컷 이상의 컴퓨터 그래픽이 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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