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영화

이글 아이

울프팩 2008. 11. 6. 20:58
조지 오웰의 '1984'는 세월이 지나면서 묵시록 같은 예언서가 됐다.
시대가 변하고 기술이 발달하면서 소설 속 빅 브라더도 다양한 존재로 변모했는데, 80년대 이후 그 자리를 컴퓨터 등 기계가 차지했다.
사람들은 날로 발전하는 기계 문명 속에서 자신이 소외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느꼈기 때문인 듯 싶다.

D.J 카루소 감독의 '이글 아이'는 '터미네이터'부터 시작해 '아이로봇'까지 이어지는 숱한 빅 브라더 시리즈 중의 하나다. (이하 내용에 스포일러가 될 만한 부분 있음)
미 정부가 테러 방지를 위해 만든 가공할 슈퍼 컴퓨터가 오히려 인간을 지배하려고 드는 내용이다.
주연은 '트랜스포머'의 샤이아 라보프와 '미션 임파서블3'의 미셀 모나한이 맡았다.

영화속 빅 브라더로 등장하는 슈퍼 컴퓨터 아리아를 보면 실제 미 국가안전보장국(NSA)이 운영하는 에셜론이 생각난다.
인공위성을 동원한 전세계 도,감청 장치인 에셜론은 세계 각국에서 일어나는 유선전화, 이메일, 휴대폰 통화 내용 등을 영화처럼 도청하고 추적한다.
에셜론에는 미국 뿐 아니라 한국, 영국, 터키, 뉴질랜드 등 소위 미국의 우방들이 함께 참여해 NSA에 관련 정보를 제공한다.

물론 영화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슈퍼 컴퓨터가 직접 길거리 교통신호와 전광판까지 조정하는 등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른다.
실제 어느 선까지 가능한 지 정확히 모르다보니 영화는 SF물처럼 보인다.

그러나 신기한 SF물은 아니다.
'1984'식 플롯에 너무나 익숙한 관객이라면 상영 시간이 길고 지루할 수 있으며, 결말 또한 예측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빅 브라더의 존재가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경고는 좋지만, 그래서 어찌하란 것인가.
영화는 말하지 않는다.
그냥 눈요기거리로 즐기라는 뜻 같은데, 그러기에는 볼 게 너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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