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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만한 DVD / 블루레이

작전명 발키리 (블루레이)

울프팩 2009. 8. 30. 20:44

폰 슈타우펜베르그 대령이 1944년 7월20일에 시도한 히틀러 암살 미수 사건은 독일군 내에서 일어난 레지스탕스 운동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비록 실패하기는 했지만 그들은 역사에 큰 영향을 미쳤다.

히틀러는 롬멜 장군 등 음모에 가담한 장군들을 죽음으로 내몰았고, 독일군은 보복이 두려워 히틀러 앞에서 바른 소리를 하지 못했다.
결국 그런 분위기가 독일의 패망에 일조를 한 셈이다.

무의미한 역사적 가정이지만, 만약 슈타우펜베르그의 암살 시도가 성공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전후 독일은 분단되지 않았을 수도 있고, 전쟁이 더 빨리 끝났을 수도 있다.

'유주얼 서스펙트' '엑스맨'을 만든 브라이언 싱어 감독은 역사적인 7.20 사건을 '작전명 발키리'(Valkyrie, 2008년)라는 영화로 만들었다.
비교적 사건 재현에 충실하지만, 이야기에 몰두하도록 하기 위해 인물들에 대한 자막 설명을 생략하는 바람에 불친절한 작품이 됐다.

정작 이 작품의 의의는 다른데 있다.
이 작품은 대부분의 촬영을 실제 사건이 일어난 곳에서 찍었다.

음모자들이 모였던 집회 장소와 나치 건물, 히틀러의 산장, 슈타우펜베르그의 집도 모두 실제 장소다.
그리고, 슈타우펜베르그가 실제로 총살당한 그 장소에서 그의 죽음을 촬영했다.

뿐만 아니라 놀랍게도, 슈타우펜베르그의 손자가 단역으로 출연했다.
그만큼 이 작품은 줄거리보다, 실존의 무게로 비극을 이야기한다.

1080p 풀HD의 블루레이 타이틀은 1.8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 영상을 지원한다.
화질은 최신작답게 흠잡을 데 없이 훌륭하다.

DTS HD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박력이 대단하다.
초반 튀니지 전투 장면은 실제 전장에 있는 것처럼 각종 폭발음이 청취 공간을 뒤흔든다.
서라운드 효과도 뛰어나고 저음의 무게감도 훌륭하다.

이 타이틀은 부록이 아주 우수하다.
싱어 감독의 톰 크루즈 및 작가들의 음성해설 2편과 제작과정, 발키리 사건에 얽힌 다큐멘터리와 배우들 인터뷰 등 다양한 부록이 한글 자막과 함께 들어 있다.
특히 대부분의 부록이 HD 영상이어서 블루레이로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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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육군 대령 클라우스 폰 슈타우펜베르그 백작. 1907년생인 그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아버지가 궁정장관을 지낸 독일 귀족 출신으로 잘 생긴 외모에 만능 스포츠맨이었다. 18세때 독일 기병대에 입대해 육군 대학을 졸업한 뒤 34세때 대령으로 진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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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타우펜베르그는 아프리카 제 10 기갑사단에 배속돼 튀니지 전선에 근무 중 영국 공군의 공습으로 오른손, 왼쪽 눈과, 왼쪽 손가락 2개를 잃었다. 아프리카 전투 장면은 미국 모하비 사막에서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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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타우펜베르그는 아돌프 히틀러 때문에 독일 국민들이 희생당한다는 생각에 저항 운동에 가담했다. 그를 저항운동에 끌어들인 사람은 삼촌과 동생 베르트홀트였다. 이 장면의 비행기는 실제 2차 세계대전때 사용한 독일군 전투기 메사슈미트 109와 융커스 JU-52 수송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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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슈코프 소장의 부관인 폰 슐라브렌도르프 중위를 연기한 배우가 실제 슈타우펜베르그의 외손자인 필립 폰 슐테스이다. 그는 슈타우펜베르그의 부인 니나가 라벤스브릭 강제수용소에 갇혔을 때 낳은 막내 딸 콘스탄체의 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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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모자들이 회합을 갖는 이 장면은 실제 회합 장소였던 포츠담에 위치한 프리츠 폰 란켄 중령의 집에서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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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방어를 책임진 국민군 총사령관 에리히 프롬 원수. 그는 히틀러와 음모자들 모두의 눈치를 본 기회주의자였다. 반란 진압후 자신이 불리해질 것을 두려워해 서둘러 슈타우펜베르그를 총살했으나, 비겁자라는 낙인과 함께 자신도 히틀러에게 총살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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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히틀러의 별장인 베르그호프. 슈타우펜베르그는 지독한 부상에도 불구하고 모르핀 중독을 우려해 진통제를 전혀 맞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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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롬 원수의 참모장이 된 슈타우펜베르그는 발키리 작전의 변경을 승인받기 위해 베르그호프에서 히틀러를 두 번 만났다. 발키리는 베를린이 공격받았을 때 대처하기 위한 작전명이다. 슈타우펜베르그가 변경한 발키리 작전서 안에는 유대인 수용소의 폐지도 들어 있었는데, 히틀러는 이를 모르고 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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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타우펜베르그의 집으로 나오는 곳은 실제 그가 살았던 집이다. 그는 부인과 아이들을 피신시킨 뒤 이곳에서 동생 베르트홀트와 함께 살았다. 지금도 남아 있는 이곳에는 기념 동판이 붙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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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타우펜베르그의 부인 니나는 거사 당시 막내인 다섯 번째 아이를 임신중이었다. 사건 후 니나는 체포돼 라벤스브릭 강제수용소로 끌려갔고, 네 아이들은 모두 나치에 의해 고아원으로 이송돼 이름까지 강제로 바뀌었다. 니나는 종전 직전 처형장으로 끌려가던중 경찰을 설득해 풀려났고, 2006년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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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모자들은 암살이 성공하면 롬멜 원수를 대통령, 칼 게르델러 박사를 총리로 임명할 계획이었다. 라이프찌히 시장이었던 게르델러 박사는 나치가 유대인인 멘델스존 동상을 파괴한 데 항의하며 시장을 사퇴했다. 사건 실패 후 롬멜 원수는 히틀러의 종용으로 음독 자살했고, 게르델러는 교수형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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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중 검문소가 있던 히틀러의 라스텐부르그 대본영. 실제 라스텐부르그에서 촬영. 촬영은 에어로플렉스 카메라와 칼 자이스 렌즈를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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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20일 거사는 운명의 장난과 준비 부족이 겹쳤다. 히틀러가 고함을 치며 책상을 두드린 바람에 슈타우펜베르그가 놓고 간 폭탄 가방이 쓰러졌고, 브란트 대령이 쓰러진 가방을 책상 안쪽으로 옮겨 놓는 바람에 히틀러는 비교적 가벼운 부상만 입고 슈문트 장군이 폭사했다. 또 날이 더워 창문을 활짝 열어놓으면서 폭발력도 감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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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모 가담자인 라슈텐부르크 통신대 사령관 펠기벨 장군은 폭발 후 히틀러가 살아 나오는 것을 목격했다. 그러나 음모자들에게 전화 연결이 되지 않아 거사 실패를 알리지 못했다. 펠기벨도 처형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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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모자들의 준비는 의외로 허술한 곳이 많았다. 대표적인 것이 베를린 통신대 장악에 실패해 히틀러에게 반격을 당했다. 각종 통신문을 각 부대로 전달하는 통신대에서 사용한 통신기기는 모두 미국 IBM 제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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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위대 건물로 나온 이 장소는 현 베를린 전시장이다. 실제 나치가 베를린 박람회 개최를 위해 1933년에 지었다. 독일은 현재 하켄 크로이츠 사용을 철저히 금지하고 있다. 이를 어기면 최장 10년형까지 언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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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군 보급본부장이었던 울브리히트 장군은 사건 발생 후 현장 정보가 없어 슈타우펜베르그의 연락을 기다리며 귀중한 서너 시간을 허비했다. 그 바람에 발키리 작전이 늦게 발동됐다. 울브리히트는 프롬 원수에 의해 현장에서 총살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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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드비히 베크 대장은 독일 육군참모총장을 지내던 중 1938년에 폴란드 침공에 반대하며 사임했다. 히틀러 타도 실패 후 권총 자살을 시도했으나 두 번이나 총알이 관자놀이를 스치며 실패하자 옆에 있던 독일 병사가 사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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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명높은 나치 재판장 롤랜트 프라이슬러. 그는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자의 죽음'으로 유명한 백장미단 사건의 숄 남매에게 사형을 선고했으며, 7.20 사건 가담자들도 일방적으로 몰아붙인 뒤 사형을 선고했다. 그는 슐라브렌도르프 중위를 재판하기 위해 기다리던 중 연합군 폭격으로 재판정이 무너지면서 들보에 깔려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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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국민군사령관을 지낸 빗츠레벤 원수도 7.20 사건으로 처형당했다. 나치는 희생자들을 모욕하기 위해 일부러 허리띠도 없는 헐렁한 바지를 입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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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경찰국장이었던 폰 헬도르프 백작도 사건에 가담해 처형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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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모에 가담한 중앙집단군 참모장이었던 트레슈코프 소장은 동프러시아 숲에서 수류탄으로 자살했다. 그의 자폭 장면은 실제로 그가 죽은 장소에서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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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0 사건으로 700명이 체포됐으며 이 중 200명이 처형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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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틀러는 희생자들을 프로첸제 감옥에서 일부러 고통스럽게 피아노줄로 목매달았으며 죽어가는 장면을 촬영해 놓고 봤다. 슈타우펜베르그의 동생 베르트홀트도 여기서 처형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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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타우펜베르그의 부관이었던 헤프텐 중위는 영화처럼 슈타우펜베르그가 끌려나갔을 때 가로막아선 채 처형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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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타우펜베르그는 시인 스테픈 게오르게의 제자였다. 고아원에 뿔뿔이 흩어져 수용됐던 그의 자녀 4명은 또다른 동생 알렉산더의 부인이 전후 모두 찾아내 보살폈다. 알렉산더의 부인은 각종 기록을 보유한 유명한 시험 비행사였다. 유대인이었으나 워낙 실력이 뛰어나 나치도 눈감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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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2002년 제작자가 베를린 관광 도중 벤들러 가에서 슈타우펜베르그의 저항 기념비를 보고 제작을 결심했다. 저항 기념비는 슈타우펜베르그가 총살당한 벤들러가에 있으며, 지금은 슈타우펜베르그 거리로 이름이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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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0사건 가담자의 유족들은 전후 반역자 가족으로 몰려 이중의 고통을 당했다. 전몰 장병에게 지급되는 연금도 끊겼고, 정부에서 전 재산을 압수했다. 그들이 재조명받고 복권된 것은 50년대 냉전으로 동, 서가 갈린 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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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타우펜베르그가 처형된 실제 장소인 베를린의 벤들러가 국민군 본부에서 총살 장면을 촬영. 그의 나이 37세였다.
제2차 세계대전
폴 콜리어 저/알라스테어 핀란 저/마크 J. 그로브 저/강민수 역
작전명 발키리
톰 크루즈 주연/브라이언 싱어 감독
작전명 발키리
톰 크루즈 출연/브라이언 싱어 감독
예스24 | 애드온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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