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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만한 DVD / 블루레이

지상 최대의 작전

울프팩 2005. 7. 2. 23:53

우리에게 6월 6일은 현충일이지만 서양인들에게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지상 최대의 상륙작전으로 불리던 노르망디 상륙작전이 있던 날, 즉 D-Day였다.
당시 미, 영, 프랑스 연합군은 이 작전을 계기로 나치 독일을 꺾을 수 있었던 만큼 제2차 세계대전의 분수령을 이루는 중요한 사건이었다.

그래서 매년 6월 6일이면 당시 연합국들은 프랑스 노르망디 해안에 모여 기념식을 한다.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그린 흑백영화 '지상 최대의 작전'(The Longest Day, 1962년)은 제목에 걸맞게 엄청난 물량을 쏟아부은 지상 최대의 영화다.

코넬리우스 라이언의 원작을 영화로 옮긴 이 작품은 300만 명의 엑스트라와 1만 1,000여 대의 전투기, 400여 척의 실제 전함이 동원됐다.
감독만 대릴 자눅(Darryl Zanuck)을 비롯해 켄 아나킨(Ken Annakin), 앤드류 마튼(Andrew Marton), 벤하드 위키(Bernhard Wicki), 제드 오스왈드(Gerd Oswald) 등 5명.

여기에 존 웨인(John Wayne), 헨리 폰다(Henry Fonda), 리처드 버튼(Richard Burton), 로버트 미첨(Robert Mitchum), 폴 앵카(Paul Anka), 숀 코네리(Sean Connery), 쿠르트 유르겐스(Curd Jurgens) 등 미국, 영국, 독일 등의 쟁쟁한 배우들이 대거 출연해 버라이어티 쇼를 연출했다.
나름대로 전장의 상황을 충실하게 재현했지만 물경 3시간의 상영 시간은 지루한 감이 없지 않다.

특히 상륙작전 전과 상륙 후 후반부로 갈수록 늘어지는 경향이 있다.
기존판과 달리 다시 나온 UE판 DVD 타이틀은 2.3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한다.

화질은 오래된 작품인 만큼 좋지 않다.
일부 장면은 흐릿하고 블록 노이즈가 발생한다.

음향은 돌비디지털 5.1 채널로 리마스터링 됐으나 서라운드 효과가 크지 않다.
2장의 디스크로 구성된 만큼 다큐멘터리 등 부록이 볼 만하다.

<DVD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many men~'으로 시작하던 폴 앵커의 경쾌한 주제가가 유명하다.
간간히 실제 자료 화면이 삽입됐다.
미 공수부대 장교로 출연한 존 웨인.
롬멜 원수를 비롯한 독일군 수뇌부. "적이 상륙하면 우리에게나 적에게 그날이 가장 긴 하루가 될 것"이라는 롬멜 원수의 말에서 제목을 따왔다.
이 작품의 묘미는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지 10여 년 밖에 안 돼서 당시 무기들이 그대로 등장하는 것이다.
초반 인상 깊던 미 공수부대원들과 독일군의 전투. 특히 높은 건물에 낙하산이 걸려 허공에 매달린 채 지상에서 동료와 독일군들이 싸우는 모습을 지켜보던 미군 병사가 생각난다.
방대한 물량 공세로 '라이언 일병 구하기'와 또 다른 맛을 풍기는 상륙장면. 로버트 미첨의 모습이 보인다.
상륙 후 작전회의를 하는 헨리 폰다.
흑백 화면의 묘미를 잘 살린 이 작품은 1963년 아카데미 흑백촬영상을 받았다
상륙 후 벌어진 초반 전투장면은 전장의 참상을 적나라하게 묘사한 '라이언 일병 구하기'와 달리 소위 전쟁영화 공식에 충실한 액션에 초점을 맞췄다.
긴장감을 주었던 시가지 전투. 훗날 20세기 폭스사는 색을 입혀 컬러 영화로 내놓기도 했으나 흑백만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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