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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만한 DVD / 블루레이

진주만 (블루레이)

울프팩 2009. 8. 14. 22:48

태평양 전쟁의 시작을 알린 일본군의 진주만 기습은 사실 실패한 작전이었다.
당시 일본 연합함대 사령관 야마모토 이소로쿠 제독은 미 하와이의 진주만에 정박해 있던 항공모함들을 격멸하기 위해 이 작전을 기안했다.

거함 거포주의가 일본 해군을 지배하던 시절, 야마모토 제독은 항공 전력이 바다에서 승패를 가를 것을 예견하고 미 항공모함을 제 1의 목표로 삼았던 것.
하지만 미 해군의 운이 엄청 좋아서 진주만 기습 당시인 1941년 12월 8일 미 항공모함들은 모두 진주만을 떠난 상태였다.

그래서 작전 종료 후 야마모토 제독은 미 항모가 건재한 것을 알고 "잠자는 거인을 깨웠다"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어찌됐든 미국으로서는 전쟁에 참여할 명분을 준 절호의 기회가 된 셈이었다.

언제나 '팍스 아메리카나' 선봉에 선 제리 브룩하이머와 마이클 베이 콤비는 이같은 전후 사정을 거두절미하고 전투 장면에만 초점을 맞춰 '진주만'(Pearl Harbor, 2001년)을 미국인들의 영웅담으로 만들었다.
진주만 기습부터 두리틀 중령의 도쿄 폭격까지 참여하는 두 젊은이를 주축으로 '미국 만세' 찬가를 부른 것.
오히려 진주만 기습의 역사적 배경을 이해하기에는 70년에 만든 '도라 도라 도라'가 더 낫다.

그만큼 이 작품은 요란한 기습 장면 등 볼거리에만 초점을 맞췄다.
이 과정에서 한 여인을 사이에 두고 두 친구가 벌이는 궁색한 러브 스토리나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는 모두 양념에 불과하다.

대신 45분간 이어지는 기습 장면은 마치 폭격 현장에 있는 것처럼 실감나게 재현했다.
하지만 기습 장면을 제외하고는 3시간의 상영 시간이 참으로 길게 느껴지는 영화다.

1080p 풀HD의 블루레이 타이틀은 감독판으로 나온 DVD와 달리 극장판이 수록됐다.
상영시간은 4시간에 이르는 감독판보다 1시간이 부족한 3시간을 약간 웃돈다.

영상은 DVD보다는 좋지만 최신판과 비교하면 아쉬운 화질.
근경은 아주 뛰어나지만 원경, 중경의 지글거림이 눈에 띈다.

무압축 방식의 PCM과 돌비디지털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서라운드 효과가 아주 좋다.
특히 소리의 이동성이 훌륭해 폭격 장면에서는 현장감이 최고다.

부록으로는 제작과정이 한글 자막과 함께 수록됐으나 DVD에 들어 있던 3개의 음성해설, 히스토리채널의 다큐멘터리 등은 모두 제외됐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감독판 블루레이가 다시 나올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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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1년 12월 8일에 발생한 일본군의 진주만 기습은 워싱턴의 일본 대사관에서 미 국무부에 선전 포고문이 늦게 전달되는 바람에 본의 아니게 기습이 돼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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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인공을 연기한 케이트 베킨세일. 원래 그의 역할은 기네스 펠트로우가 맡을 예정이었으나 일정이 맞지 않아 교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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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내려다 본 하와이의 진주만 풍경. 진주만은 수심이 얕아 당시 어뢰 공격이 불가능한 곳이었다. 그래서 미군도 방심을 했는데, 일본은 꼬리 날개에 안정판을 달아 얕은 수심에서도 공격이 가능한 어뢰를 개발해 공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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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감나는 기습 장면을 찍기 위해 제로센, 케이트, T40 등 2차 세계 대전 장시 전투기들을 전세계에서 끌어모아 촬영했다. 이중 일부는 '도라 도라 도라' 촬영때 사용한 전투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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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 감독은 진주만 기습에서 살아남은 70명의 노병들을 인터뷰 한 뒤 영화를 만들었다. 폭파에 쓰인 일부 전함은 해군에서 폐기한 퇴역 군함들을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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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폭격기가 투하한 폭탄이 하필 탄약고에 명중하면서 전함 아리조나는 그대로 폭발, 1770명이 한꺼번에 수장됐다. 바다에 가라앉아있는 아리조나는 현재 진주만 기념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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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먀모토 이소로쿠 제독을 연기한 마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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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은 일본군 스파이의 테러 공격을 막기 위해 전투기들을 비행장 한 복판에 모아놓는 바람에 하캄 비행장 등 여러 비행기지의 전투기들이 이륙도 못해보고 파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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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구딩 주니어가 연기한 도리 밀러는 미 해군에서 흑인이라는 이유로 총 한 번 못잡아보고 주방 보조로 일했으나, 진주만 기습당시 대공포로 일본기를 격추해 최초로 미 해군에서 십자훈장을 받은 흑인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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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뇌격기의 어뢰 공격을 받은 전함 오클라호마는 8분만에 전복됐다. 이 장면은 54m 높이의 전함 앞부분을 제작한 뒤 거대한 장치로 뒤집으면서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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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포탄이 휙휙 날아가는 공중전 장면은 일품이다. 실제 전투기들을 동원해 비행장면을 촬영한 뒤 IML에서 컴퓨터 그래픽으로 실감나게 특수 효과를 입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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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을 맡은 벤 애플렉과 조쉬 하트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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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진주만 기습에 대한 보복으로 두리틀 중령 지휘하에 B25 폭격기를 동원해 1942년에 일본 도쿄와 요코하마 일대를 폭격했다. 당시 일본까지 날아갈 만한 항속거리를 가진 폭격기가 없었기 때문에 미군은 항모를 동원했다. 당시 사용된 USS 호넷 장면은 실제로는 USS 콘스틸레이션에서 촬영 후 CG로 옛날 항모처럼 고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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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리틀 공습은 일본인들에게 대단한 심리적 공포를 안겼다. 이때 폭격대에 자원한 80명의 미군 조종사 가운데 생환한 사람은 67명이었다.

진주만 (2Disc)
마이클 베이 감독/벤 에플렉 출연
진주만 디렉터스 컷 Dts
마이클 베이 감독/벤 에플렉 출연
진주만
마이클 베이 감독/벤 에플렉 주연/케이트 베킨세일 주연/조쉬 하트넷 주연
예스24 | 애드온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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