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여행

체코의 까를로비바리

울프팩 2011. 2. 19. 17:31
체코의 수도 프라하에서 자동차로 1시간 반쯤 달리면 나오는 곳이 숲 속에 자리잡은 마을 까를로비바리, 영어식으로 읽으면 카를로비바리이다.
이 곳은 아름다운 온천 휴양지로 유명하다.

프라하의 까를교의 주인공인 까를 4세왕이 숲에서 사냥을 하다가 사슴이 빠진 것을 보고 발견하게 된 온천이다.
물론 목욕도 할 수 있지만, 목욕보다는 위장병에 좋다는 소문이 나서 주로 마시는데 이용한다.

작은 소도시지만 거리 양 편으로 중세 시대 풍의 아름다운 집과 호텔이 늘어서 있고 군데군데 온천수를 마실 수 있는 시설이 있다.
물론 공짜다.

온천 맛은 척색이나 오색온천처럼 철분이 많아서 비릿한 쇠맛이 난다.
그나마 좀 낫게 마시려면 이 곳의 명물인 웨하스를 한 장 사서 먹은 뒤 온천물을 입가심으로 마시면 잘 넘어간다.

이 곳의 진가를 제대로 느끼려면 진녹색으로 뒤덮이는 여름이나 황금빛으로 물드는 가을에 와야 한단다.
독일과 오스트리아 사람들이 가깝기 때문에 자주 찾는다.

온천과 더불어 이 곳은 매년 7월에 열리는 까를로비바리 영화제로 유명하다.
2000년에 '박하사탕'이 심사위원 대상을 받았고, 김기덕 감독이 '섬' '파란대문' '해안선' 등 여러 편의 작품을 초청받아 널리 알려지면서 이곳에서 김기덕 회고전이 열리기도 했다.

프라하에서 하도 추워서 옷을 4겹이나 껴입고 찾아갔더니, 그런대로 견딜만했다.
잔뜩 흐린 하늘 아래 눈발까지 날려서 까를로비바리의 진가를 제대로 느끼기에는 힘들었지만 녹색과 황금색으로 뒤덮인 풍경을 상상해보니 참 아름다운 모습일 것 같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다시 찾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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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색상의 아기자기한 호텔들이 즐비한 온천 휴양지 까를로비바리. 영화제로도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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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천이 유명하다보니 거리 곳곳에 온천수 음용을 위한 독특한 컵을 판다. 온천수를 받아서 손잡이 부분으로 빨아먹는 컵이다. 컵이 없으면 손으로 받아 마셔도 되는데 뜨겁다. 거리보다 브리델니 콜로나다 안의 상점들이 다양하고 예쁜 컵을 많이 판다. 그리고 무엇보다 깨끗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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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천, 영화제어 더불어 이 곳의 명물인 웨하스. 온천수가 3미터 높이로 치솟는 광경을 볼 수 있는 브리델니 콜로나다 안에 들어가면 웨하스 제조공정을 볼 수 있는 상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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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붕어빵처럼 생긴 둥그런 틀로 과자를 찍어낸 뒤 설탕, 초콜릿, 아몬드 등 각종 재료를 녹인 크림을 얇게 발라 두 장을 붙여서 만든다. 아주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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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델니 콜로나다 안의 유리 상점에 진열된 유리 세공품. 아주 예쁜 물건들이 많지만 관광지인 만큼 가격이 꽤 비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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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곳곳에서 볼 수 있는 성당들. 내부가 궁금했으나 들어갈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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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한 복판을 흐르는 테프라 강. 양 편으로 늘어선 건물들은 모두 호텔과 상점들이다. 테프라강은 온천수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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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프라 강을 따라 한참 올라가다가 만난 강변 레스토랑. 치킨 스테이크가 꽤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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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 편에 보이는 건물이 믈린스카 콜로나다. 이 콜로나다는 프라하 국립극장을 지은 체코 건축가 요세프 지테크가 설계를 맡았단다. 믈린스카는 물레방아라는 뜻. 지붕 위에 12개월을 뜻하는 조각이 늘어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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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바 콜로나다. 이 곳도 온천수의 원천지 중 하나다. 이 앞은 작은 연못이 있는 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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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스페인의 나달 스튜디오 콜렉션을 이곳 상점 진열장에서 봤다. 나달 스튜디오는 1917년에 스페인의 나달 형제가 설립한 도예점으로, 사람과 자연을 소재로 사랑스런 작품을 만들기로 유명하다. 각 모델 당 3,000~5,000개 정도만 만들기 때문에 희소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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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테, 베토벤 등도 자주 찾았다는 이 곳을 언제 다시 와 볼 수 있을 지 모르겠다. 많이 찾지 않는 겨울의 색다른 모습을 봤다는 점에서 위안을 삼아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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