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영화

추격자

울프팩 2008. 2. 17. 12:19

KBS TV 뉴스에서 나홍진 감독의 '추격자'를 소개하며 '살인의 추억'에 비견될 만한 뛰어난 작품이라고 소개하길래 기대가 컸다.
그러나 결코 '살인의 추억'과 비교할 만큼 걸작은 아니다.
잘 만든 스릴러이지만 완급 조절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영화는 유영철 사건처럼 연쇄살인을 벌이는 미치광이 살인범을 뒤쫓는 사내의 이야기다.
이 과정에서 경찰의 무능과 답답함을 꼬집으며 경찰보다 한 사내의 집요함이 오히려 승리를 거두는 구조를 통해 사회 구조의 문제점을 꼬집고 있다.

영화는 시종일관 긴장감 넘치는 화면과 구성을 통해 잠시도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휘몰아친다.
마치 숨통을 조여오듯 바짝 긴장시키는 영화를 보고 나면 그제사 한숨이 터지며 온 몸이 펴진다.
그만큼 긴장감은 대단하지만 관객에게 생각할 여유를 주지 않는다는 점은 문제다.

'살인의 추억'은 적당한 유머와 여유를 통해 관객이 작품과 함께 호흡한다.
그러나 이 작품은 100미터 달리기에서 전력 질주하는 주자를 보는 느낌이다.

그래도 신인 감독 치고는 이야기를 풀어가는 스토리텔링이 뛰어나다.
비록 '살인의 추억'에는 못미쳤지만 볼 만한 작품이다.

아울러 김윤석의 연기가 돋보였다.
하정우도 흠 잡을데 없을 만큼 연기를 잘했지만, 배역 특성상 김윤석의 땀내나는 연기가 더 빛났다.

참고로, 필름과 디지털 두 가지로 상영하는데, 이왕이면 디지털 상영 관람을 권하고 싶다.
주로 야간 촬영이 대다수를 차지하기 때문에 암부 표현이 상당히 중요한데, 디지털 상영의 경우 암부 표현이 아주 훌륭하다.
영상의 깨끗함은 물론이고 전혀 무너지지 않는 암부 표현을 보면 감탄이 절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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