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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추천 DVD / 블루레이

카핑 베토벤

울프팩 2008. 7. 25. 20:32

아그네츠카 홀랜드 감독의 '카핑 베토벤'(Copying Beethoven, 2006년)은 버나드 로즈 감독의 '불멸의 연인'과 비슷하다.
베토벤의 죽음과 음악에 얽힌 수수께끼, 그리고 정체불명의 여인이 등장하고 이를 미스테리처럼 풀어나간다는 점에서 닮았다.

그러나 구성, 연기 등 모든 면에서 버나드 로즈 감독의 걸작 '불멸의 연인'이 한 수 위다.
우선 설득력과 재미에서 불멸의 연인이 카핑 베토벤을 압도한다.
카핑 베토벤은 악필로 유명한 베토벤의 악보를 받아적은 것으로 설정된 가공의 여인 안나 홀츠가 등장해 교향곡 9번 '합창'과 '대푸가' 작곡에 얽힌 이야기를 풀어 놓는다.

하지만 안나 홀츠라는 존재부터 가공이다보니 전개되는 이야기의 설득력이 떨어진다.
물론 '불멸의 연인'도 베토벤의 여인을 정확히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추론한 것인 만큼 가상이기는 마찬가지지만 사실적 팩트에 입각해 추적하는 식이어서 이야기의 설득력이 높다.

배우들의 연기 또한 '불멸의 연인'이 훨씬 흡입력 있다.
베토벤을 맡은 게리 올드만의 드라마틱한 연기는 약간 과장되기는 했어도 눈을 떼지 못할 만큼 열정적이었다.

반면 카핑 베토벤에서 베토벤을 연기한 에드 해리슨은 뛰어난 배우이기는 하지만 이 작품에서만큼은 연기가 평면적이다.
의외로 베토벤의 열정을 제대로 못살린 셈이다.
그런 점에서 여러 모로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다.

2.3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타이틀 화질은 괜찮은 편이다.
윤곽선도 뚜렷하고 중간 색조 위주의 차분한 색감이 인상적이다.

DTS를 지원하는 음향도 서라운드 효과가 좋다.
공간을 가득채우는 사운드는 9번 교향곡의 감동을 배가 시킨다.

<파워DVD로 순간포착한 DVD 타이틀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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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베토벤의 삶 만큼이나 드라마틱한 교향곡 9번을 함께 만든 여인의 이야기다. 물론 베토벤의 악보를 옮겨 적은 여인으로 등장한 안나 홀츠는 가공의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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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의 머리 뒤에 금속판은 일종의 보청기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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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베토벤을 연기한 에드 해리스. 그러나 자신만의 스타일로 재해석한 게리 올드만의 연기가 더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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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의 악보를 옮겨 적는 여인인 안나 홀츠를 연기한 다이앤 크루거. 홀랜드 감독은 안나 홀츠가 베토벤에게 영향을 준 여러 명의 인물을 합쳐놓은 캐릭터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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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장면은 빛이 참 좋다. 이 작품은 헝가리 부다페스트와 소프론에서 대부분 촬영했다. 홀랜드 감독의 딸 카샤도 제 2촬영팀 감독을 맡아 작품을 함께 촬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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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은 교향곡 9번 초연을 성공리에 마치고 관중들의 우뢰같은 박수소리를 듣지 못해 우두커니 서있었다. 이때 합창단원으로 추정되는 여인이 나와 그를 객석으로 돌려세웠다고 전해진다. 홀랜드 감독은 여기서 영감을 얻어 이 작품을 구상했다. 이 장면은 헝가리 케치케메트에 있는 오래된 극장에서 촬영. 사운드트랙에 삽입된 교향곡 9번 지휘는 버나드 하이팅크가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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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 해리스는 베토벤 연기를 위해 피아노와 바이얼린까지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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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녀원장으로 등장하는 필리다 로우는 배우 엠마 톰슨의 어머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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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의 임종은 헝가리 부다페스트 스튜디오에서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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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 홀츠의 뒷모습을 롱테이크로 잡은 엔딩은 독일 낭만주의 그림 같다. 독일 낭만주의 화가들은 여인의 뒷모습을 즐겨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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