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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만한 DVD / 블루레이

틴틴 유니콘호의 비밀 (블루레이)

울프팩 2012. 5. 19. 00:18

영어 발음인 틴틴보다 불어 발음인 땡땡으로 더 잘 알려진 틴틴 시리즈는 1929년 원작자인 에르제가 벨기에 소년신문에 연재하면서 인기를 끈 만화다.
1930년 1권을 발행한 후 1983년 에르제가 사망하는 바람에 채 완성하지 못한 24편까지 발행됐으며 1권을 제외하고는 모두 컬러다.

오랜 세월 발행된 이 시리즈는 유럽은 물론이고 전세계 60개국에서 발행돼 3억5,000만권 이상 팔렸다.
국내에도 솔출판사를 통해 전집이 출간됐다.

워낙 유명하다보니 벨기에에서 극장용 장편만화로 만들었고 프랑스와 캐나다 스튜디오가 함께 만든 TV만화 시리즈도 1992년에 나왔다.
극장용 장편만화와 TV만화 시리즈 역시 국내 케이블TV와 MBC EBS 등을 통해 소개됐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컴퓨터의 힘을 빌려 이 위대한 시리즈를 '틴틴 유니콘호의 비밀'(Tin Tin: The Secret of the Unicorn, 2011년)이란 제목으로 제작했다.
스필버그는 원작을 몰랐으나 1981년 '레이더스' 연출 당시 영화를 소개한 프랑스 잡지를 통해 틴틴 시리즈를 처음 알게 돼 원작을 읽은 뒤 에르제와 연락을 했다.

하지만 에르제는 스필버그를 만나기 직전 사망했고, 에르제의 미망인이 남편의 유언에 따라 영화판권을 스필버그에게 양도했다.
스필버그는 이후 디지털 작업을 '반지의 제왕'을 만든 피터 잭슨 감독의 웨타디지털에 맡겼다.

두 사람은 이 작품을 3부작으로 기획하고, 1편은 스필버그가 감독한 뒤 2,3편은 피터 잭슨이 연출을 맡기로 했다.
'황금집게발 달린 게'와 '유니콘호의 비밀' '라캄의 보물' 등 3편을 묶은 영화는 유니콘호의 숨겨진 보물을 찾는 내용이다.

우선 눈길을 끄는 것은 실사 뺨치는 정교한 컴퓨터 그래픽.
파르르 날리는 머리카락이나 표정 연기, 실제 같은 배경 등을 보면 감탄이 절로 나온다.

여기에 '인디아나 존스' '주라기공원' 등 모험물에 일가견있는 스필버그 답게 잠시도 지루할 틈 없이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몰아친다.
한마디로 소년판 인디아나 존스를 보는 것 같다.

1080p 풀HD의 2.35 대 1 와이드스크린을 지원하는 블루레이는 화질이 훌륭하다.
화사한 색감과 섬세한 윤곽선이 생생하게 살아 있다.

DTS-HD 7.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웅장한 서라운드 효과로 청취공간을 뒤흔든다.
제작과정, 작품 배경 등 다양한 부록이 HD 영상으로 제작됐으며 모두 한글 자막이 들어 있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포착한 장면들>

본명이 조르주 프로스페 레미인 원작자 에르제가 그린 틴틴의 원래 모습. 에르제는 스필버그의 팬이었다.
스필버그는 틴틴에서 영감을 얻어 '레이더스'의 후속작인 '인디아나 존스' 2편을 만든다. 디지털 작업을 맡은 피터 잭슨 감독도 틴틴 시리즈의 오랜 팬이다.
스필버그 감독은 에르제가 그린 틴틴 만화는 모든 컷이 영화적으로 표현돼 있고 색깔도 명확하며, 액션이 넘치는 모험이야기가 상상력을 자극한다고 평가했다.
틴틴의 특징은 늙지 않는다는 점. 1편에서 틴틴은 15세였다. 원작자인 에르제의 동생 폴이 당시 15세였다.
틴틴의 모션과 목소리는 제이미 벨, 하독선장은 앤디 서키스, 악당 레드 라캄은 다니엘 크레이그가 연기. 제이미 벨은 피터 잭슨 감독의 '킹콩'에 출연한 것이 인연이 돼서 잭슨 감독이 추천했다.
틴틴 시리즈는 유럽에서 만화로는 처음으로 교과서에 실렸고, 탄생 75주년을 맞아 기념 유로주화가 나왔으며, 벨기에에서 민간 외교 역할을 한 공로로 국가 공로 훈장을 받았다.
쌍둥이로 오해하는 엉뚱한 형사 콤비인 톰슨과 탐슨은 쌍둥이가 아닌 닮은 꼴일 뿐이다. 자세히 보면 수염의 모양이 약간 다르다. 두 사람의 동작과 목소리는 닉 프로스트와 사이몬 페그가 연기.
피터 잭슨과 스필버그 감독은 뉴질랜드 웰링턴과 LA 스튜디오에서 따로 떨어져 영상회의로 의견을 나눴다.
촬영은 모션캡처 방식을 이용. 천장에 160대의 카메라가 설치된 LA의 자이언트스튜디오내 볼룸이라는 공간에서 특수 복장을 입고, 표정까지 인식할 수 있도록 얼굴에 페인팅을 한 배우들이 연기를 하면, 동작을 촬영해 컴퓨터로 만든 캐릭터에 적용하는 과정을 거쳤다.
영화 속 스노위로 나온 흰 폭스테리어 강아지는 원작 이름이 밀루다. 당시 에르제의 여자친구 이름이 마리 루이즈 반 커슨이었는데 이를 줄여서 밀루라고 불렀다. 영화에서는 의미 전달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고 보고 이름을 바꿨다.
스필버그 감독은 모니터가 달린 원격 조종기처럼 생긴 버추얼 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모션캡처 현장에서 촬영한 영상을 실시간으로 보고 카메라 앵글을 조작하며 편집했다.
물과 햇빛, 안개 등 자연의 표현이 기가 막히다. 덕분에 이 작품은 올해 골든글로브 장편애니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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